현대차 노조가 지난 12일터 부분 파업을 시작했다. 2012년 파업 이래 7년째 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노사가 `마지노선`을 설정하고 여름휴가 전 임단협 타결을 목표로 집중 교섭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노사가 합의점을 찾을지 여부와 상관없이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공 피치` 빈도가 올 들어 급격히 늘어났다고 한다. 공장 생산능력에 비해 주문량이 부족하다보니 컨베어 벨트가 비어있는 채로 돌아가는 경우가 잦아졌다는 것이다. 공 피치가 늘어난 이유는 간단하다. 국내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 대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현대차가 한국에서 생산한 차량은 약 84만 4천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5% 가량 줄었다.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수출시장에서 판매부진이 이어지는데다 각 국의 보호무역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생산 비중을 늘린 탓이 크다.
이러다보니 급기야 1차 협력업체에까지 불똥이 튀었다. 현대차 1차 협력사 한 곳이 지난달 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한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기업이 `자체 개선작업`을 하겠다며 워크아웃을 신청하면 사실상 倒産 일보 직전이라고 봐야 한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이런 일은 없었다. 약 300곳에 달하는 현대차 1차 협력사 가운데 워크아웃을 신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또한 현대차의 국내외 판매부진에서 비롯된 여파가 협력업체로 번진 결과다.
사정이 이런데 현대차 노조가 지난 주 7넌 연속 파업에 들어갔다. 임금을 올려달라는 요구를 회사 측이 수용하지 않았다는 게 주요 이유다. 지난해 현대차 근로자 평균 임금은 9천 200만원이다. 말단 공무원 4년 치 연봉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같은 작업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 비정규직 근로자 연봉보다 약 2.5배 많은 액수다. 그럼에도 돈을 더 내 놓으라고 한다. 한 때 미국 자동차업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全美 자동차 노조도 지금은 파업을 멀리하고 있다. 지난 60~70년대 파업으로 빚어진 결과를 약 40년 뒤에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대차 노조는 이를 거울삼아 발전을 추구하기는커녕 황금알을 낳는 거위 배를 갈라 알부터 꺼내 먹으려 한다. 한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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