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년 전 '해양실크로드 대장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다녀온 보로부두르 사원의
사진을 정리하다가 붓다의 일생에 관한 궁금증이 생겨 우선 인터넷에 나와 있는
붓다에 관한 자료들을 살펴 보게 되었다. 붓다가 태어나면서 외쳤다는 '천상천하유아독존'이
무슨 의미인지 한번 찾아보았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天上天下唯我獨尊 )'이란 국어사전에는 '천지간에 자기가 가장 존귀함'
이라고 뜻풀이가 돼 있다. 즉 석가모니가 태어나자마자 북쪽으로 일곱 걸음 걷더니, 한 손을
하늘로 쳐들고 다른 한 손은 땅을 가리키며 외친 말이라고 한다. 여기서 석가모니는
산스크리트어 '샤키야무니'를 한자로 음치한 것이고, 석가( 釋迦 )는 서가족(샤카족;Sakya)
이라는 민족의 이름을 의미하고, 모니( 牟尼 )는 성인 또는 현자를 의미한다. 따라서 석가모니는
석가족 출신 성인이라는 뜻이다.
석가모니의 탄생게로 알려진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하늘 위와 아래인 천신계와 인간계
에서 나 자신(붓다)이 가장 존귀하다는 의미다. 불교 초기경전에 의하면 붓다는 마야부인의
옆구리에서 태어나자마자 북쪽으로 일곱 걸음을 걸어가서 "나는 세상에서 가장 뛰어나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다, 나는 세상에서 존귀하다. 이것이 마지막 태어남이요 다시
태어남은 없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인도는 카스트제도가 뿌리 깊어 붓다뿐만 아니라 상위계급은
모두 옆구리로 태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왜 북쪽인가? 불교에서 북쪽은 깨달음과 진리를 상징하는 방향이다. 석가모니가 북쪽으로
걸어간 것은 그가 깨달음을 향해 나아갈 방향을 가지고 태어났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일곱
걸음의 의미'는 완전함과 성취를 상징한다. 불교에서 숫자 7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데,
석가모니가 7걸음을 걸은 것은 그가 완전한 깨달음을 이룰 존재임을 나타낸 것이다.
보로부두르 사원의 구조를 보면 제일 아래엔 욕계 그 위가 색계 제일 위가 천계로 돼 있다.
천상천하란 천신들의 세상과 그 아래 세상인 인간 이하의 세상을 가리키며 생명이 있는
존재의 세계 전체를 의미한다.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나면 존귀한 존재가 된다.
그런데 그 진정한 의미나 분수를 모르면 아집에 사로잡혀 독불장군처럼 날뛰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