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blog.naver.com/personnidea/220503089506
폭력 남편 대처법
ㅡ 글 . 서민 |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저 말고 다른 여자 친구는 안 때렸기를 그리고 앞으로도 안 때리고 살기를 빕니다. 남자 친구가 술만 마시면 저를 멍이 들 때까지 때리는데 안 헤어지고 계속 사귀는 사람은 저 하나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므로.”
트위터에 올라온 이 사연이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녀가 말하는 남자가 젊은 논객으로 유명한 한 모 씨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는 여성 영화제에서 진행한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라는 주제의 오픈 토크에 패널로 참여하기도 했다. 여자의 증언에 의하면 한 씨는 프로야구 한화의 팬으로, 한화가 질 때마다 분노했단다. 둘이 만나던 시기 한화는 지금과 달리 이기는 것보다 지는 횟수가 훨씬 더 많은 약체였으니, 그녀가 얼마나 고초를 겪었을지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그녀는 사정이 나은 편일지 모른다. 결혼 전에 남자가 폭력을 쓴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폭력 사실을 모른 채 덜컥 결혼을 해버렸다면 그녀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실제로 많은 여성이 결혼 후 남편에게 맞고 산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부 중 31.4퍼센트가 폭력을 경험하며, 이 수치는 일본보다 4.5배, 미국보다 2.5배 높은 것이라고 한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게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다.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이 방법은 택하지 않는 게 좋다. 우리나라 경찰은 굉장히 바빠서 한 가정의 안녕에까지 신경을 쓸 겨를이 없는지라 괜히 신고했다간 더 큰 폭력을 당하기 마련이다. 두 번째, 이혼하는 것. 이것 역시 현실적이지 않다. 때리는 데 재미가 들린 남편은 십중팔구 이혼에 동의해주지 않는다. 그나마 택할 수 있는 방법이 도망치는 것이다. 물론 이것도 그다지 안전하지 않은 것이, 때릴 대상이 없어진 남편이 눈에 불을 켜고 아내를 찾아나설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15년간 맞고 살다가 도망친 34세 여성이 있었다. 그녀가 창원의 이모 집에 몸을 숨기고 사는 동안 별다른 직업이 없어 시간이 남아도는 그녀의 남편은 수시로 여자의 친정집을 찾아가 행패를 부렸고, 자신의 두 딸에게 수시로 분풀이를 했다. 아내는 다시 집에 와 두 딸을 데리고 필사의 탈출을 감행했다. 문제는 두 딸의 학업이었다. 고등학생인 맏딸의 전학을 위해 아버지의 동의가 필요했다. 이 여성은 맏딸이 다니던 학교에 사정을 설명하고 전학을 시켜달라고 했지만, 매사 규정을 충실히 지키는 학교 측에선 허락해주지 않았다. 기회다 싶었던 남편은 아내를 만나게 해달라고 빌었고, 결국 천안에 있는 아동학대방지센터에서 그토록 찾아 헤매던 아내를 만날 수 있었다. 이 사건의 결말은 어떻게 났을까? 남편은 양말 속에 숨겨둔 칼로 아내를 찔러 죽였다. 가만히 있으면 맞아 죽고, 도망치면 붙잡혀 죽는 현실,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아무것도 없을까?
『공중그네』라는 재미있는 소설로 마니아층을 거느린 오쿠다 히데오(奧田英朗)는 최근작 『나오미와 가나코』에서 가정 폭력에서 탈출하는 또 다른 해법을 제시한다. 먼저 줄거리를 보자. 독신인 나오미는 친구 가나코를 만나러 갔다가 그녀의 얼굴에 멍이 든 것을 발견한다. 범인은 당연히 남편이다. 은행원이라는 번듯한 직업에 유명 사립대학을 나왔다는 게 아내를 때리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전조가 있기는 했다.

“아버지뻘인 나이의 운전기사에게 말을 함부로 했다.”(29쪽)
하지만 헷갈리지 말자. 매사 예의 바르고 늘 인자한 미소를 띠고 있는 사람도 집에서 아내를 때리고, 예의 바른 남자가 미소를 띤 채 때린다고 해서 덜 아픈 건 아니니 말이다. 친구가 맞는 것을 안타까워한 나오미는 가나코에게 병원에서 진단서를 떼서 경찰에 신고하자고 권한다. 가나코는 고개를 젓는다.
“그 사람, 화가 나면 앞뒤를 가리지 않고 폭력 머신으로 변해. 그렇게 되면 나뿐만 아니라 부모 형제든 친구든 전부 다 희생될 거야.”(121쪽)
외국으로 가자는 권유에는 이렇게 답한다.
“안 돼. 그러면 우리 부모님 집으로 쳐들어갈 거야.”(122쪽)
결국 나오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차라리 둘이서 죽여버릴까? 네 남편?”(123쪽)
이 말을 뱉은 후 나오미는 남편을 죽이자고 가나코를 설득하고, 결국 가나코도 동의한다. 여기까지가 책의 앞쪽 25퍼센트에 해당하는 내용인데, 이걸 가지고 스포일러라고 비난하진 말자. 책 뒤표지 홍보 문구에는 다음과 같은 말도 적혀 있으니까.
“남편을 제거하는 데 한 줌의 후회도 가책도 망설임도 없었다!”
이 방법을 실제로 쓴 여자가 있다. 한 고발 프로그램에서 본 내용인데, 그 여자의 남편은 수시로 아내를 때렸고, 망치로 머리를 때려 피가 주르르 흐른 적도 있었단다. 또한 걸핏하면 칼을 들고 죽여버린다고 협박했으니, 여자와 두 딸의 삶은 하루하루가 공포였으리라. 결국 여자는 남편을 죽였고, 범행을 순순히 시인한다. 정말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다음이었다. 구치소에 있는 여자를 면회 온 두 딸이 엄마의 손을 잡고 이렇게 말한다.
“엄마, 결국 해내셨네요. 제가 했어야 하는데.”
아버지를 잃었지만 딸들의 표정은 밝았다. 그녀가 몇 년 형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형을 다 살고 나면 어머니와 두 딸은 지긋지긋한 폭력의 사슬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 어머니와 딸의 표정은 그래서 밝았으리라. 물론 오쿠다 히데오의 제안이 권장할 만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어찌 되었건 사람을 죽이는 것은 큰 잘못이니 말이다. 가정 폭력을 저지른 남자를 다른 가족과 영원히 격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무엇하러 위험을 무릅쓰고 남편을 죽이겠는가? 하지만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아직은 그런 사회가 아니고, 많은 여성이 매를 맞고 살해당할 위험에 처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나코 같은 선택을 하는 여성을, 나는 비난할 마음이 없다.

첫댓글 서민교수님 글참 잘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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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222
상습적인 폭력에 맞아죽는게....... 과실치사라니.......
그게 진짜 과실치사로 판단될까
진짜 어이없다..씹치들을 위한 나라야..
씨발이로세 시발이로셉
해결책은......없는건가..ㅠ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22맞아 진짜ㅠㅠ문제야
초반에 때리면 같이 때려야됨
아니면 집에 비싼 물건이라도 부숴야돼
강약약강 최소 지랑 서열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안때린다 분노조절도 사람가려서 하는게
한남들 특징임
이것도 사바사같아ㅠㅠ 똑같이 그러면 진짜 눈돌아서 큰일나는경우도 많이봤어...
맞아 가정폭력은 시스템이 책임져야 할 문제임. 지금처럼 피해자를 비난하고 가해자를 방치하면 이 글에 나온 것처럼 죽느냐 죽이느냐의 선택지밖에 안 남음...그게 바로 지금 현실이고.
딴 얘기지만 서민 교수님 글은 진짜 잘 읽히고 공감 많이 가! 이런 분들이 정책결정자가 돼야 하는데...
글진짜잘썼다....하 해결방도는없나..
저도 비난할 마음이 없습니다. 오히려 그런 시스템에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속에 방치해서 죄송할뿐....
ㅇㄱㄹㅇ 저 일본 책 내용도 충격이었지만 우리나라에서 폭력남편한테 시달리다가 도망쳤는데 죽은 사건 꽤 많더라...요전에도 인천에서 어떤 여자가 재혼했는데 부인이랑 연락 안된다고 전남편이랑 막내딸 죽이고 첫째딸로 인질극 벌임...대낮에 칼부림 벌여서 여자가 죽은 사건도 많고
난 저래서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남편 죽이고 이런거 정당방위라고 봄
글 진짜 가독성 좋게 썼다. 결국 둘중 하나는 죽어야 끝나네. 씹치새끼들 손발과 부랄과 혀를 잘라놓으면 얌전해질듯.
저책진짜 존나재밋어...
ㅇㄱㄹㅇ
심각한 가정폭력을 당하는 여성의 경우에 결말은 단 두가지래. 죽거나, 혹은 죽이거나. 전자의 경우에는 자비로우신 판사님께서 가해자 남편에게 자비로운 판결을 내리는 경우가 많지만 후자는 가차없이 살인죄 땅땅땅.
살인이 잘했다는건 아니지만 비난할 생각도 없어 오히려 이해해
죽거나 죽이거나 공감해.. 도망갈수도없어.. 하..
ㅇㄱㄹㅇ ㅜㅜ
어릴때 아빠가 엄마를 계속 때리고 언어폭력 ( 엄마랑 딸년들 다 죽여버리겠다느니 칼로 배를 찌르겠다느니 등의 상세한 묘사) 때문에 진짜 아빠가 죽든지 우리가 죽든지 양쪽중 하나는 죽어야 해결되겠다 싶어서 자동차 부동액 사놓을까 고민도 하고 그렇게 어린 시절을 보냈음
나야 그나마 좀 커서 다행이지만 엄청어릴때부터 이거 보고자란 막내동생은 아직도 정신과상담 받고 그래 가정폭력으로 경찰에 신고만 수백번 했을 거임 아빠가 엄마 죽일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해도 1시간 넘게 지나서 오고 와서도 그냥 싸우지마세요~ 이게 다임
쉼터도 알아봤지만 결국 해결되는 건 없었어 자식들 성인되고 집에서 다 나가고 엄마아빠 별거함
진심 맞는 말이야... 결국 내가죽거나 쟤가 죽어야 끝난다는 생각 들지...
저 교수님처럼 생각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집안이 저런데 그래도 아빤데 효도해라 이해해라 심기거스리지말아라 이런말을 수도없이 들으면서 내가잘못된것이고 내가 불효녀고 내가 죽일년이고 둘중하나죽어야끝난다면 그게 나다라는 생각많이햇는데 처음으로 타인한테 내 감정 이해받은느낌이야
여자 살인자들은 대부분 가정폭력때문에 살호 한 사람들이라는 기사가 맘아팠음...
배터리갈고봐야지
이 책 재밌었어 흡인력 높고
가정폭력을 좀 더 심각한 문제로 봐야해 진짜...
저 책 사야겟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