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아파트가 88올림픽때 선수거주용으로 건설되었으니 햇수로는 36년째다.
아파트가 30년이 넘으면 재건축 한다고 야단들인데 우리 아파트도 재건축 이야기가
나돍긴 한다. 앞서 남천동 삼익 아파트는 기존 건물을 헐고 거기다가 99층 짜리 2개동을
올려 부산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고 한다.
아파트 나이가 30년을 넘고 나니 낡은 데가 한 두 군데가 아니다. 어떤 이는 이사 오면서
한달간이나 수리업자를 시켜 완전히 리모델링을 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창문 샤시를
새것으로 교체하고 욕조도 새로 바꾸기도 한다. 우리는 십여년 전에 이사를 오면서 돈이 모자라
수리도 최소한으로 했기 땨문에 욕조도 바꾸지 못했다. 욕조 물마개는 고무제품인데 오래
되니까 딱딱하게 굳어져 있는데다가 모서리가 약간 손상되어 그리로 물이 조금씩 새어 나갔다.
새것으로 바꾸려고 다이소에 가서 욕조 물마개를 찾았더니 똑 같은 것은 없고 그와 비슷한 것이
있어 스페어로 사다 놓았다. 그런데 오늘 욕주에 물을 받아 목욕을 하려고 보니 욕조 물마개가
없는 것이었다. 누군가 사용후 쓸모가 없다고 쓰레기통으로 던져 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집사람에게 물었더니 자기는 절대로 버리지 않았다고 항변한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집안에도 CCTV를 달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