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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부터 5만원권 신권 유통…어떤 영향 미칠까 | |||||||||
◆생활에 편리할까?=고액권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던 만큼 5만원권 신권 발행을 반기는 사람은 많다. 수입이 일정하지 않아 평소 현금을 사용하는 차모(41)씨는 그동안 지갑이 너무 두툼해 불편했다고 한다. 30만원 이상이 필요할 때는 수표로 바꿔야해 은행출입이 귀찮았다. 그는 "물가가 많이 올라 점심 식사비로 5만, 6만원 나오는 경우도 흔하다"며 "5만원권이 10만원권보다 덜 부담스러운 장점도 있다"고 했다. 은행권들은 신권 발행으로 자기앞수표 사용이 줄어 발행과 취급, 유통, 보관, 관리에 드는 비용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기앞수표의 발행, 지급, 정보교환, 전산처리, 보관 등에 해마다 2천800억원이라는 사회적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만원권 사용이 급속히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직장인 김모(52)씨는 "축의금이나 조의금으로 5만원권 한 장만 넣기는 머쓱할 것 같다"고 했다. 신권이 기존 5천원권과 구별이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5만원권(가로 154㎜, 세로 69㎜)이 5천원권(142㎜, 68㎜)보다 약간 크지만 색깔이 비슷해 헷갈릴 가능성이 크다. 1만원 신권이 나온 직후에도 1천원권과 헷갈려 한동안 혼란스러웠다. 정모(30·여)씨는 "밤에 택시를 탔다가 1천원권 대신 1만원권을 주는 경우가 있었다"며 "5만원권은 잘못 내면 4만5천원이나 손해보니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소규모 자영업자들도 불편을 예상하고 있다. 분식점 업주 김모(37·여)씨는 "배달 시 5만원권을 받을 경우를 대비해 1만원짜리를 확보해야 하는 것이 부담"이라고 했다. ◆물가 및 뇌물 액수 상승?=소비자 입장에서는 물가 상승이 가장 부담스럽다. 용량을 조금 늘리거나 기능을 일부 추가한 뒤 가격대를 5만원 선으로 맞춘 제품 출시가 잇따를 것으로 보기 때문. 실제로 지역 백화점은 23일 5만원권 신권 유통을 앞두고 4만9천원짜리 상품이 준비 중이다. 축의금도 최소 5만원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설날 세뱃돈 역시 5만원으로 상향 조정될 수 있다. 접대가 잦은 세일즈맨 사이에서는 "서비스 업소의 봉사료(팁) 단위도 커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불법자금 단위가 커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1만원권(148㎜×68㎜)은 사과상자에 5억원, 007가방에 1억원이 들어갔지만 5만원권의 경우 사과상자 25억원, 007가방 5억원을 담을 수 있다. 고액권 발행으로 불법자금 거래가 더욱 음성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5만원권 신권 때문에 은행마다 ATM(현금자동입출금기)·CD기(현금인출기)를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시민들은 한동안 불편을 겪을 전망이다. 기기 교체 비용도 은행에는 부담이다. 대부분 은행들은 각 지점이나 거점 은행마다 5만원권을 사용할 수 있는 기계를 1대씩 배치할 계획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23일 5만원권 유통이 되면 반월당 지점에서 시험 가동을 한 뒤 점포당 1대씩 배치하고 점차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한동안 고객 불편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Copyrights ⓒ 1995-, 매일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
- 2009년 06월 15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