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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집중력 높이는 가장 쉬운 방법, 아이 콘택트(eye contact) | |
손병목 (2010-03-30 오후 6:16:31) | |
이제 갓 입학한 아이를 둔 부모들로부터 자주 듣는 고민 중 하나는 아이가 수업 시간에 산만하다는 말입니다. 수민이 엄마는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수민이가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꾸 뒷자리 아이와 떠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똑같은 얘기를 두 번 듣고서는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수민이 엄마와 같은 고민에 답변을 드리다보면 말이 상당히 길어집니다. 수업 집중력을 높이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수업시간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여러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데, 공부에 대한 흥미, 듣기 능력, 이해력, 집중력, 충동 억제력, 사회성 등을 두루 갖추었을 때라야 수업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수업에 집중하게 만드는 비결을 알려달라는 질문에 선뜻 해법을 제시할 수 없는 건 이 때문입니다. 게다가 수민이는 남자 아이입니다. 수업 시간에 산만하다는 고민은 딸보다는 아들을 둔 부모로부터 더 많이 듣는데, 통계로 보더라도 이 시기에는 남자 아이가 여자 아이에 비해 훨씬 산만한 편입니다. 남자 아이를 둔 부모라면 좀 더 느긋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수업 집중력이 떨어지는 원인 중 하나인 선행학습의 폐해에 대해서는 지난번에 말씀드렸습니다. 공부 흥미를 감소시켜 수업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선행학습의 유무와는 무관하게 원래부터 남의 말을 경청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을 잘 듣지 않는 아이들 중에는 평소에도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듣지 않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수업이 재미없어서라기보다는 원래부터 산만한 아이들입니다. 이런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경청 능력입니다. 경청 능력은 곧 듣기 능력입니다. 듣기 능력은 모든 공부의 기본이자 사회성을 나타내는 척도이기도 합니다. 남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사람은 사회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학교수업은 지식의 습득 과정이면서 사회성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선생님은 나보다 윗사람이라는 생각이 제대로 서지 않으면 수업시간에 엉뚱한 짓을 하고도 부끄러운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 듣기 능력은 사회성을 키우기 위한 필수 요소입니다. 사회성은 대인관계의 원만함을 뜻하는데, 관계 맺기는 공감능력 없이는 어렵습니다. 학습상담의 대부분을 아이와의 공감능력을 키워달라는 결론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것은, 자녀에 대한 학습지도 역시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 맺기에 다름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자녀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아이가 부모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면 그 어떤 것도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모든 부모는 자녀가 행복하길 바라고, 모든 자녀는 부모로부터 인정받길 바랍니다. 그것이 어긋난 것은 부모의 조급함과 관계 맺기의 서투름에 있습니다. 관계 맺기, 사회성, 수업 집중력, 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 위한 기본은 경청 능력입니다. 남의 말에 주의를 기울여 제대로 듣는다면 사회성과 수업 집중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수업을 잘 듣고 공부를 잘하는 아이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우리 아이에게 경청 능력을 키워야 할 것입니다. 경청 능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자녀의 말을 경청하는 것입니다. 경청은 ‘귀’를 기울여 듣는다는 뜻이지만, 비결은 ‘눈’에 있습니다. 마음의 문인 눈을 바라보며 적극적으로 해석하며 듣는 과정이 바로 경청입니다. 한자의 들을 청(聽)은 귀(耳)로 듣되 마음(心)을 담아야 함을 잘 보여줍니다. 상담 심리학 용어 중 아이 콘택트(eye contact)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존감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어려워합니다. 내담자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 눈맞춤 자체를 목표로 상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모와 자식의 최초 관계가 눈맞춤으로부터 시작되었듯, 모든 관계는 눈맞춤에서 시작합니다. 경청의 다른 말은 ‘눈맞춤 듣기’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아이와 눈을 마주치며 대화하는 일이 매우 적습니다. 요리를 하면서, 청소를 하면서, 신문을 보면서, TV를 보면서, 아이가 얘기하면 귀로만 듣고서 ‘알았다’고 얘기합니다. ‘다 듣고 있으니 말해’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대할 때가 많습니다. 아이 역시 엄마가 말하면 ‘다 듣고 있으니까 말해’하는 자세로 듣습니다. 놀면서, TV 보면서, 엄마가 말하면 그저 ‘응’하고 대답하고서는 그 대답을 했는지조차 곧잘 잊어버립니다. 그 습관은 수업시간에 그대로 이어져 선생님이 수업할 때 눈을 마주치며 적극적으로 듣지 않고, 귀로만 듣게 됩니다. 귀로만 들으니 잡념이 많아질 수밖에요. 수업집중력이 떨어지고, 남의 말을 흘려듣고, 자기주장만 강하다고, 아이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기 전에 우리가 아이의 말을 어느 만큼 경청했었는지를 먼저 반성해 보아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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