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에서 감자떡으로~~
고향이 경북 영덕이라 하면 대개의 사람들 반응은 동일합니다.
“아! 영덕 대게는 많이 먹었겠네요.”
그런데 제가 태어난 동네는 숭악한 산골입니다.
영덕하면 대게를 연상할 정도로 특정지역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갖는다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강원도 정선이라 하면 많은이들은
아리랑을 연상할것입니다. 또한 근래에는 정선5일장도 각광받고 있지요.
한국인들에게 심금을 울리는 아리랑의 고장인 정선에는
또 하나의 유명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일명 카지노라 불리우는 강원랜드가 있기 때문입니다.
주지하다시피 카지노 시설인 강원랜드 주변에는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는이들이 있다고 합니다.
지난번 가을 노회에 참석했다가 어느 목사님의 내년도 달력 지원 요청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서, 추가로 지인 분들께 협력을 요청했더니
감사하게도 5분이 헌금해 주셔서 세 교회를 추가로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남은 금액인 15만원을 강원랜드 주변의 어려운 분들을
돕는 사역을 하시는 어느 목사님께 힘내시라는 차원으로 송금했었습니다.
내년도 달력 지원 사역은 그렇게 마무리를 하고서 또 다시 일상의 삶으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 초, 그 목사님께로부터 추수 감사주일이 언제이냐라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저희교회는 지난 2016년도 부터 추수감사주일을
10월 마지막주일로 당겨서 지내고 있기에 알려드렸더니
알았다는 말만 하셨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 수요일 오전, 문 밖에 인기척이 들려서 나갔더니
웬 박스 더미가 5개나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았더니, 창원에 사시는 사촌 형님이 단감을 보내오신 것입니다.
무슨 감을 산더미처럼 보냈나 싶어서 연락을 했더니, 교회에도 나가지 않는
형님이 교우분들과 나누어 먹으라며 보냈다는 것입니다.
짐작건대 고신측 교회를 다니는 형수께서 보내주길 희망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두 박스는 필요한 곳으로 흘러 보내고, 나머지를 교우들 가정별로
신나게 배달을 다녔습니다. 배달을 마치고 돌아왔더니,
큰 냉동 아이스박스가 택배로 왔는데
발신지가 정선이었습니다.
아마도 그 목사님께서 보내신 것으로 추정하고 연락을 했더니,
냉동 감자떡이 너무 맛있어서 보냈노라 하셨습니다.
냉동식품이어서 보관하기도 애매하고, 또 분량도 전체 교우분들 가정에
나누기도 애매하여 그동안 어르신들을 위하여 이런저런 양보와
수고를 하신 젊은층(?) 가정들에게 배달을 하였습니다.
하루에 두 가지 택배를 선물로 받고, 또 교우 분들과 나누어 먹으며
표현하기 어려운 감사의 고백이 자연스럽게 됩니다.
오지랖 사역이라는 깃발을 들고서 흔드는 것뿐인데, 이런 저런 은총과
수혜를 독차지 하는 것 같아서 귀한 물질로 섬겨주시는 헌신자분들께는
너무 송구한 마음입니다.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는 믿음 하나 때문에, 전혀 연고나
인연이 없는 농촌 교회 목회자의 사역에 힘을 실어 주려는 분들을
만나게 되면 크나큰 위로와 힘을 얻습니다.
나아가 동시에 우리 시대에 예수님 때문에 바보를 자처하는 숨겨진 일꾼들이
있는 한 하나님께서는 그분들 때문이라도 이 민족과 겨레를 긍휼히
여기시리라 믿습니다.
달력이 감자떡으로 변하도록 은혜를 입게 하신 하나님의 은총과
사랑에 감사하며, 나아가 귀한 섬김을 통해 새 힘을 공급해 주신
많은분들께 머리 숙여 고마운 인사를 드립니다.
여호와가 너를 항상 인도하여 메마른 곳에서도 네 영혼을 만족하게 하며 네 뼈를 견고하게 하리니 너는 물 댄 동산 같겠고 물이 끊어지지 아니하는 샘 같을 것이라
(이사야 58:11)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