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먹었던 돈까스, 비후까스의 기억 때문일까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비후까스’를 주문했습니다.
그러자 함께 갔던 신부들이 요즘에 비후까스 있는 레스토랑이 어디에 있냐면서 핀잔을 줍니다.
그런데 한 선배 신부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다.
“메뉴판을 여유 있게 보는 것도 매너야.”
이 신부님께서는 양식 먹을 때의 매너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솔직히 이러한 레스토랑에 잘 가지 않는 저로써는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이었지요.
그래서 어떤 매너가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전채요리는 식욕 촉진제이므로 많이 먹지 말아야 하는 것,
수프는 마시는 것이 아니라 떠서 먹어야 한다는 것,
빵은 수프를 먹고 나서 먹어야 한다는 것,
고기 요리는 왼쪽부터 세트로 잘라 먹어야 한다는 것,
로스트 치킨은 손으로 뜯어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
샐러드 접시의 위치는 마음대로 바꿔서는 안 된다는 것 등등 지켜야 할 매너가 너무나 많았습니다.
드디어 요리가 나옵니다.
그런데 매너를 따지면서 행동을 하다 보니 식사 시간 내내 불편하기만 합니다.
특히 식사 매너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한 마디 하시는 신부님 눈치 보느라
더욱 더 불편함이 가득했습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과연 음식 맛을 느꼈을까요?
아무렇게나 먹어도 상관없는 설렁탕집이 갑자기 떠올려지더군요.
바로 그때 한 신부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매너나 에티켓은 상대방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있는 거잖아. 우리끼리인데 편하게 좀 먹자.”
상대방을 향한 배려가 진짜 매너나 에티켓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이 단지 알려져 있는 매너나 에티켓만 강조하면
그것은 가짜라고밖에 할 수 없지 않을까요?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