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최전방으로 알려진 바흐무트(도네츠크주)와 리시찬스크(루간스크주)시 주둔 부대를 방문했다고 6일 대통령실이 발표했다.
바흐무트는 러시아·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연합군이 우크라이나군과 교전 중인 '고를로프카'를 점령한 뒤 다음 공격 목표로 삼고 있는 곳이고, 리시찬스크는 러시아·루간스키인민공화국(LPR) 연합군이 현재 최대 격전지로 알려진 세베르도네츠크를 넘어 진격을 계속할 공격 목표다. 두 도시를 잇는 고속도로가 우크라이나군의 주 보급로여서 러시아군이 공습을 강화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 돈바스의 리시찬스크와 솔레다르 방문/얀덱스 캡처
현지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DPR·LPR 연합군이 바흐무트-리시찬스크 전선을 성공적으로 돌파할 경우, 우크라이나 주력군은 돈바스 지역에서 거의 밀려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양측간에 본격적으로 전투가 시작되지 않은 지역이다. 두 전선을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도 전방 순시시 늘 입던 방탄복도 입지 않았다. 다른 곳에 비하면 그렇게 위험한 지역이 아직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러시아군의 지원을 받은 LPR군은 바흐무투-리시찬스크 고속도로를 포격 사정거리 안에 두고 있다/얀덱스 캡처
바흐무트 주변 지도. 바흐무트 오른쪽 위가 현재 격전지 세베로도네츠크, 리시찬스크이고 아래쪽이 고를로프카. 왼쪽에는 DPR의 전략 요충지 슬라뱐스크, 철도 중심지 크라마토르스크가 보인다. 피란민들을 대상으로 한 미사일 공격이 있었던 기차역이 바로 크라마토르스크다/얀덱스 지도 캡처
젤렌스키 대통령은 방문 지역에서 현지 부대 지휘관들로부터 작전 현황 등을 보고받고, 수훈 장병들에게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그가 수도 키예프(키이우)를 떠나 전투 현장을 찾은 것은 개전 이후 두 번째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남부 자포리제를 방문, 80일 넘게 항전하다 러시아군에 점령된 항구 도시 마리우폴을 떠나온 피란민 가족을 만나 위로했다.
돈바스 일선부대를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사진출처:대통령실 텔레그램
이후 그는 기자들과 만나 "전 세계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국제사회로부터 (평화) 협정 체결의 압력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드러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 우리(우크라이나)에게 가능한 한 적게 밀어붙이기를 바라는데, 우리에게는 확실히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그것은 특정 당사자들에게만 유익하다"고 주장했다. 또 "사람들은 모두 어떤 결과를 원하지만, 그것은 (각국 별로) 재정적, 정치적으로 모두 다르다"고 토로했다.
◇ 우크라 두줄 뉴스 - 6일
- 바실리 네벤자 러시아 유엔 대표부 대사는 유엔 안보리 회의석상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의 연설 도중, 퇴장했다. 그는 미셸 의장이 단 한건의 실례도 들지 않은 채 "러시아 군인들이 가는 곳마다 (우크라이나) 여성을 강간한다"고 주장하고, "러시아가 세계 식량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난한데 반발, 회의장을 떠났다고 러시아측은 밝혔다. 이날 안보리 회의 주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본) 분쟁 지역 성폭력과 인신매매'였다.
- 네벤자 대사는 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는 인도주의적 국제법 준수를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키예프가 미국이 제공하는 장거리 다연장 로켓 시스템(MLRS)의 사용 범위를 제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재닛 예린 미 재무장관과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 장관, 폴 테일러 피치그룹 회장, 롭 포버 무디스 CEO 등 미국인 61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또 러시아 입국이 금지된 미국인 중에는 주요 군산복합체, 넷플릭스, 나스닥, 항공사 및 조선 업체 CEO 등도 포함됐다. 러시아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그의 아들 헌터, 앤서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 모두 963명을 제재 명단에 올려놓고 있다.
-데니스 푸실린 DPR 수장은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무기가 주로 DPR 민간인을 대상으로 사용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은 프랑스의 155㎜ 자주포 '세자르'로 도네츠크의 주거 지역을 포격, 민간인 2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오데사항/사진출처:위키피디아
-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연석회의에서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과 식량 위기에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러시아와 터키가 우크라이나 흑해항구의 곡물 반출 봉쇄를 해제하기 위한 예비 합의에 도달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 합의에는 유엔의 후원 하에 흑해 연안 오데사항 인근 수역의 기뢰를 제거하고, 선박의 안전 출항을 보장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다만, 러시아는 입출항 선박내 무기의 존재 여부를 검사할 기회를 줄 것을 요구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 조건에 동의하지 않는다.
- 우크라이나 자포로제 지역의 전문가들이 베르댠스크항의 운항을 재개하기 위해 러시아와 공급망을 구축하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자포로제 군민합동 정부 고위인사가 말했다. 그는 멜리토폴이 러시아군이 장악한 자포로제 지역의 중심지가 되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인도는 2월 말부터 5월 초까지 4천만 배럴 이상의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했는데, 이는 전년도 전체 구매 규모보다도 약 20% 늘어난 양이다.
우크라이나 곡물 수확 장면/사진출처:텔레그램
- 미국은 '러시아가 국제 시장에 내놓은 일부 곡물은 장물'이라는 내용의 외교 문서를 아프리카 국가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터키 등 14개국에 발송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국이 장물로 지목한 곡물은 지난달 크림반도에서 출항한 선박 10여 척에 실린 밀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크림반도에서 선적한 밀을 실은 러시아 선박의 항로를 위성으로 추적한 결과, 지중해를 건너 터키와 시리아 등에 정박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1억 달러(약 1천252억 원) 상당의 밀 50만 t을 약탈했다고 주장했다.
- 이탈리아 밀라노의 유서 깊은 오페라 극장 '라스칼라'가 2022∼2023년 시즌을 러시아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Boris Godunov)로 시작하기로 했다. 이 극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불구하고, 오는 12월 7일 '보리스 고두노프'를 무대에 올리며 새 시즌의 문을 연다고 공지했다. 러시아 작곡가 무소르그스키가 작곡한 이 작품은 16∼17세기 초 러시아에서 권력 찬탈의 야심을 품었다가 몰락한 실존 인물 보리스 고두노프의 일대기를 담고 있다.
- 푸틴 대통령은 국가근위대 소속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에서 전사할 경우, 그 유족에 500만 루블(약 9천8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대통령 직속의 국가근위대는 지난 2016년 테러와 조직범죄 대응, 공공질서 유지 등의 목적으로 설립된 약 34만명 규모의 내무군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우크라이나 군사작전 과정에서 전사한 정규 군인 가족들에게 742만 루블(약 1억4천6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 스웨덴은 우크라이나에 단거리 대함미사일 RBS-17을 공급하기로 했다. RBS-17은 미국 AGM-114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의 개량형이다.
- 데니스 푸쉴린 DPR 수장은 영국 출신 외국 용병 Sean Pinner와 Andrew Hill에 대한 사형을 배제하지 않았다. DPR 법원은 두 용병에 대한 첫 심리를 가졌다.
- 아제르바이잔의 국영 항공사 'AZAL'과 그 자회사인 Buta Airways는 오는 15일부터 러시아 도시로의 비행을 재개한다고 'Profi.Travel'이 보도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우크라이나행 PzH2000 자주포가 (화물 열차에) 실려 있다/얀덱스 캡처
- 우크라이나 포병들은 독일 PzH 2000 자주포 사용에 대한 이론 훈련을 마치고 실전에 돌입했다고 텔레그램 채널 'Operational Armed Forces of Ukraine'가 보도했다. 이 자주포의 사거리가 30km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