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 여행 22-5 떠나요. 둘이서.
어머니는 어느 때보다 옷을 예쁘게 입고 그늘에 서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에 타 어머니와 인사를 나누고 어머니는 수진 씨에게 선글라스를 챙겼다며 한번 봐보라고 한다.
“수진아, 엄마 선글라스 봐봐!”
“오! 어머니!”
수진 씨도 선글라스를 써보고 보조석에 있는 거울을 열어 자신을 보고 “우와!”라고 외치며 즐거워했다.
휴가철 이여서 그런지 고속도로는 정체 되어 가는 길이 멀어졌다. 어머니는 차가 많이 막힌다며 걱정했다. 정체 된지 한 10분쯤 되었을까 옆 좌석과 뒷자리를 보니 어머니와 수진 씨는 편안하게 잠을 자고 있었다.
사천에 도착하니 바다와 대교가 보인다. 어머니와 수진 씨는 바다와 배들을 보고 즐거워했다.
“수진아, 바다다! 바다!”
“어머니! 저거!”
“수진! 배 봐봐 배!”
먼저 삼천포 어시장에 도착하고 시장을 한 바퀴 돌면서 어시장 풍경들을 봤다. 어느 한쪽 통로로 들어가니 바다가 펼쳐져 있고 배들이 선박해 있는 풍경을 바라보며 어머니와 수진 씨는 즐겁게 얘기를 나눴다.
보통 어시장 앞에 식당들이 많아 어머니와 수진 씨는 어디로 갈지 고민했다. 인터넷으로 어디가 맛 집인지 함께 찾고 맛 집으로 향했다.
횟집에 여러 메뉴들이 있었다. 회정식, 물회, 매운탕, 회덮밥…. 등 어머니는 회덮밥을 주문하고 수진 씨는 매운탕을 주문했다. 회는 왜 안 시켰는지 여쭈어보니 어머니는 여름에 회를 잘 못 먹으면 배가 아프다고 했고, 매운탕은 수진 씨랑 어머니가 매운 걸 잘 못 드신다고 하여 지리탕으로 바꿔 배불리 식사했다.
차를 타고 사천대교로 향했다. 사천대교로 드라이브 하면서 펼쳐진 바다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수진! 바다 봐라 예쁘다. 그치?”
“정말 좋다! 오예!”
대교 옆에 케이블카가 보여 어머니는 수진 씨에게 케이블카를 타 봤는지 물어봤다. 안 타 봤다고 하여 케이블카 타러 가자고 했다.
“수진, 케이블카 타 봤어?”
“아니요!”
“수진, 케이블카 타러갈까?”
“좋아요!”
어머니에게 케이블카 타면서 아쿠아리움도 있다고 말하니 어머니는 아쿠아리움을 한 번도 안 가봤다고 한다.
“어머니! 그러고 보니깐 케이블카 타면 아쿠아리움도 볼 수 있다고 하던데요?”
“그게 뭐에요?”
“잠시 만요!”
유튜브로 아쿠아리움을 보여드리니 케이블카 타러 가자고 했다.
케이블카에 타고 어머니는 수진 씨 손을 꼭 잡고 시선을 멀리 했다.
“선생님, 밑에 보면 무서워서 밑을 못 보겠어요.”
“사실…. 어머님 저도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저기 멀리 바라보고 있어요.”
“하하하! 절대 밑에 보지 마세요!”
“수진! 안 무섭나!”
“...”
수진 씨도 무서운지 아무 말도 안하고 조용히 먼 곳을 쳐다봤다.
수진 씨와 어머니는 아쿠아리움에 들어서고 손을 꼭 잡고 악어, 물고기, 하마, 상어, 뱀, 새, 수달,… 여러 동물을 보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저녁 식사는 고급 식당에서 냉면도 먹고 후식으로 카페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돌아가는 길에 어머니가 전주에 언제 가는지 물어봤다. 다음 주까지 거창에 있을 예정이지만 한번 씩 거창에 들리겠다고 했다.
“선생님, 언제까지 거창에 있어요?”
“전주에 직장이 있어서 이번 주까지 거창에 있어요.”
“그럼 이제 안 오세요?”
“아이고! 어머니! 당연히 어머니 보고싶은께! 한번 씩 가죠!”
집에 가는 길에 나이가 몇 살인지, 조카도 나이가 비슷한 여자애가 있다며 얘기하고, 어머니가 수진 씨도 이제 직장 다녀서 엄마한테 용돈도 챙겨주라는 말들로 어느새 어머니 집에 도착하고 어머니는 차가 사라질 때 까지 서서 손 인사해 주셨다.
오늘 어머니와 수진 씨 가족에서 한 발짝 뒤에 따라다니기만 했지만 이 모자 관계는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즐겁고 애틋해 보이고 행복해 보이는 하루였다.
첫댓글 어머니와 수진 씨에게 큰 선물을 주셨네요. 박의성 선생님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여행 다녀와 말로는 힘들다고 하지만 목소리는 즐거움 가득하던 어머니. 어느 때보다 어머니와 함께한 여행이어서 더 행복했던 수진 씨. 둘의 모습을 보며 박의성 선생님께서 잘 지원해 주셨구나 생각했습니다. 김수진 씨와 어머니가 떠나는 여행을 계획하고, 함께 자료를 찾고, 어머니를 만나 여행지를 알아보고, 친척들에게 추천도 받으며 하나하나 쌓아 올리니 멋진 여행이 완성되네요. 잘 의논하고 지원해준 선생님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어머니와 수진 씨에게 추억이라는 큰 선물을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