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얽힘quantum entanglement
멀리 떨어진 두 개체가 즉각적으로 서로의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 1964년 존 스튜어트 벨이 발표했다.
양자이론 가운데 기이한 특성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 네덜란드 로날드 헨슨 연구팀이 주도한 국제연구팀이 양자얽힘 현상이 실제 존재한다는 것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한 번 짝을 이룬 두 입자들은 아무리 서로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어느 한 쪽이 변동하면 그에 따라 ‘즉각’ 다른 한 쪽이 반응을 보이는 불가사의한 특성을 가지는 데, 양자이론에서는 이 두 입자가 서로 ‘얽혀있다’고 하며 이를 일컬어 ‘양자얽힘’이라고 한다. 1964년 아일랜드의 물리학자 존 스튜어트 벨(John Stewart Bell)이 이론으로 발표했다. 가령 한 입자의 위치나 운동량, 스핀과 같은 특성을 측정한 순간, 이들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다른 한 입자의 해당 특성이 ‘즉시’ 바뀌어 입자의 상태를 결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입자가 오직 즉각적인 주위 환경에 의해서만 직접 영향을 받는다는 표준 물리학의 ‘국소성의 원칙’에 위배된다. 때문에 이 이론은 물리학적 연구가 아니라 철학적 연구라고 여겨졌다. 앨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도 우주에서 빛보다 빠른 것은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 이론을 “유령 같은 원격작용”이라며 결코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5년 10월 <네이처>지에 발표된 논문을 통해 ‘양자얽힘’이 실재한다는 강력한 증거를 보여주는 실험결과가 알려졌다. 이 실험은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 카블리 나노과학연구소의 물리학자 로날드 핸슨(Ronald Hanson)의 연구팀이 주도했고 스페인과 영국의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델프트 대학 캠퍼스 내부 1.3km 떨어진 거리에 두 개의 다이아몬드를 배치하고 각각의 다이아몬드 전자에 자기적 속성인 ‘스핀’을 갖도록 했다. 실험결과는 한 전자가 업 스핀(예를 들어 반시계 방향으로의 회전)일 경우, 다른 전자는 반드시 다운 스핀(시계 방향의 회전)이 된다는 것을 보임으로써 완벽한 상관관계를 입증했다. 물리학자들은 이 실험을 통해 양자역학 실험이 실제로 가능함을 증명했다는 점에 찬사를 보냈고,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지는 이 실험을 2015년 최고의 과학적 성과 중의 하나로 선정했다.
양자 결맞음(quantum coherence)
결맞음은 파동이 간섭 현상을 보이게 하는 성질이다. 이 성질은 광학에서 등장하는 영의 이중슬릿 간섭실험과 관계되는 개념이지만 파동과 관련된 모든 분야, 예를 들면, 음향학, 전자공학, 신경과학 및 양자역학 분야에도 사용된다. 두 개 이상의 파동이 합해질 때 두 파동의 위상에 따라 상쇄 간섭 혹은 보강 간섭이 일어나는데, 결맞음이 잘 될수록 간섭 현상이 잘 일어난다. 상쇄간섭에 의해 파동이 얼마나 완전히 사라지는가를 측정함으로써 결맞음의 정도를 알 수 있다. 이 성질은 홀로그래피 등에 사용된다.
식물의 광합성은 양자물리학을 이용하고 있었다. (Photosynthesis Uses Quantum Physics) |
Brian Thomas |
사람과 동물의 생명은 직간접적으로 식물(plant life)에 의존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식물의 생명은 흡수한 빛에너지를 살아있는 세포가 이용할 수 있도록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매우 정교한 생화학적 기계들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 주의 아르곤 국립연구소(Argonne National Laboratory)의 연구자들은 이러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 지를 밝히기 위해서 초고속 분광기(ultrafast spectroscopy)를 사용해 왔다. 가장 최근의 발견인 자색세균(purple bacteria)에서 새로 발견된 고도로 복잡한 광합성은 그들을 매우 당황시키고 있었다. 광합성 기계들은 빛의 양자성질(quantum nature)의 장점을 취하는 최첨단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자들은 먼저 -150℃ 이하로 그 광합성 박테리아를 냉동시켜, 빛을 수집하는 박테리아의 단백질 복합체 내의 초고속 광자와 전자의 상호작용이 천천히 발생하도록 만들어서, 보다 상세한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들은 생화학적 빛 수확 단백질 복합체 안으로 빛의 한 파장이 특정한 색소 분자로 가도록 비추었다. 각각의 복합체는 정교한 배열을 지닌 여러 색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아르곤 국립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이전에는 누구도 관찰한 바가 없는 무엇인가를 목도했다. 아르곤 국립연구소의 특집기사에 따르면, '단일 광자(single photon)가 동시적으로 서로 다른 색소체(chromophores, pigments)를 자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1].
이것은 하나의 빠르게 움직이는 입자가 동시에 두 장소에서 나타난다는, 빛의 ‘양자결맞음(quantum coherence)’이라는 기묘한 관측과 일치되는 것이었다.[2] 박테리아의 생화학은 빛을 수확할 때, 이러한 빛의 성질을 이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떻게 이용하는 것일까? 연구자들은 PNAS 지에서, 이 '양자결맞음”으로 빛을 포획하는 것은 ‘보조인자(색소) 사이의 전자적 결합(electronic coupling)’과 그 결합을 특화하는 정확하게 위치된 단백질들에 주로 기인하는 것 같다고 발표하였다.[3]
빛을 적게 받는 해조류(algae)와 마찬가지로[4], 박테리아의 빛-수확 복합체(light-harvesting complexes)는 먼 거리에 걸쳐 에너지 전달을 최대로 하기 위해 빛 양자들을 이용하도록 배열되어 있었다. 이것은 빛의 수확 효율을 극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이었다[5, 6].
바꾸어 말하면, 박테리아는 오직 누군가에 위해서만 만들어진 기계들, 즉 빛의 복잡한 양자적 성질을 이해하고 있었던 누군가에 의하여 궁극적으로 만들어진 생화학적 초정밀 기계들을 장착하고 있었던 것이다[7]. 이것은 공동연구자인 게리 비더레슈트(Gary Wiederrecht)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는 ”어떻게 자연(Mother Nature)이 이토록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우아하고 정교한 해결책을 만들었을까? 라고 묻고 있었다[1]. 물론 ”자연'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만약 자연이 그렇게 할 수 있었다면, 게리는 결코 그와 같은 질문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르곤 국립연구소의 생화학자이며 선임연구자인 데이비드 티에드(David Tiede)는 ”그것이 정말로 우연히 거기에 존재하게 됐다면, 우리는 놀랄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다면, 이 미묘하고 독특한 초정밀 기계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말했다[1].
자연과 우연이 이러한 첨단기술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그 기술은 현대 인류가 가지고 있는 최첨단 기술 이상의 것이고, 심지어 우리의 양자결맞음에 대한 이해를 넘어서는 것일 수도 있다. 만약 박테리아에 존재하는 광합성 기계들이 자연에서 생겨날 수 없는 탁월한 것이라면, 다른 분자 기계들의 기원과 마찬가지로, 그것의 기원은 자연 밖에 있는 누군가에 의해서만 오직 설명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