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지금 한창 선거전이 무르익고 있는 상황입니다. 선거는 당연히 대통령 선거지요. 그러면 선거는 무엇으로 결정되나요. 바로 표입니다. 유권자가 던지는 한 표 한 표가 모여 미국의 최고 리더를 결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 무서운 표를 지니고 있는 유권자의 표심을 잘 읽고 그에 맞는 정책과 결정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물론 미국의 대선은 국내적인 요인과 국제적인 요인으로 나눠지며 국내적인 이슈가 국제적인 이슈보다 상대적으로 더 무게가 실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먹고 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국제적 이슈 또한 세계 경찰국가를 표방하는 미국으로서는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현 대통령인 바이든과 절치부심하며 권력을 되가져 오려는 전 대통령 트럼프는 국제문제에서도 대단한 각을 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2024년 대선에는 지난 2020년 대선때와는 달리 국제적인 이슈가 다수 존재합니다. 벌써 2년을 맞는 러시아 우크라 전쟁뿐아니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전쟁 그리고 미국과 이란과의 묵은 원한이 표면화되는 미국 이란 대갈등이 국제적 주요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물론 미중 무역 전쟁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이른바 디펜딩 챔피언 입장인 바이든캠프에서는 골치아픈 국제적 이슈가 참으로 야속할 것입니다. 국내적 문제만 해도 머리가 찌끈찌끈한데 국제 상황은 지금 결코 미국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공격자인 트럼프는 상대적으로 이래저래 꽃놀이패입니다. 뭔가 골치아픈 것이 많을수록 공격자 입장에서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캠프에서 연일 중동사태에 대해 각가지 지적과 훈수를 두며 이란과 전면전을 종용하는 듯한 언급을 하는 것도 그런 이유때문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전쟁만 해도 버거운데 홍해에서 예멘 반군 후티가 미국을 피곤하게 합니다. 그런 상황에 요르단 기지에서 발생한 드론 공격으로 미군 3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자국의 군인이 사망한 것은 미국 입장에서는 그냥 넘어갈 사안이 절대 아닙니다. 그것도 전쟁수행중이 아닌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공격을 받아 사망한 것은 미국으로서는 치명적인 타격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보복을 천명했습니다.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판단한 미국은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면전으로 갈 것이냐 부분 타격으로 갈 것이냐를 두고 미국 바이든 정부는 엄청나게 고민했을 것입니다. 연일 피곤하게 입 공격을 해오는 트럼프캠프의 지적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약하고 무능한 정부라는 평가를 벗어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드디어 미국은 보복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서방언론들은 미국이 현지시간 2일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란과 연계된 세력을 표적으로 85개 지점에 공격을 가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보복 공격은 요르단 주둔 미군기지가 드론의 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부상당한 뒤 6일만에 나온 것입니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의 대응은 시작됐으며 작전 계획에 따라 보복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제 세계의 눈과 귀는 이란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란이 어떤 입장을 표명할 것인가에 전세계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란이 미국의 공격에 즉각적인 반응을 하면 바로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란은 미군 사망에 이란이 연루되지 않았고 전쟁을 먼저 시작하지는 않겠지만 위협을 당하면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 이란에 대한 직접 공격은 이뤄지지 않았기에 이란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공격을 당한 이라크와 시리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라크 관계자는 미국의 공격은 이라크 주권 침해라고 규정하고 이라크와 역내 안보및 안정에 처참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시리아도 방송을 통해 최소한 친이란 전투원 18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지난해(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전쟁이 시작된 이후 살얼음판을 걷던 중동사태는 이번 미군의 보복 공습으로 새로운 국면에 돌입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리고 미국과 이란 이라크 시리아까지 개입되는 그야말로 중동대전의 서막이 시작되는 양상입니다. 중동대전 우려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시작된 중동전이 과연 어디로 향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전세계로 퍼져가는 모양새입니다. 미국의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의 주장을 되풀이 하면서 이란 본토를 공격해야 한다는 강경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전쟁은 미국 민주당 바이든 캠프에서 치르고 공화당은 멀리서 훈수를 두며 전쟁 놀이를 지켜보겠다는 작전으로 읽힙니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 양측에서 확전을 자제하려는 움직임도 관측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란 본토를 공격하지 않고 이란 주변만 때린 것이 바로 그런 상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란도 본토가 공격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사태를 주시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읽힙니다. 지금 미국이 이란과 전면전을 감행할 경우 바이든 캠프에서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트럼프측 주장대로 중동대전속에 휩쓸릴 경우 엄청난 곤경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중동문제가 국제 외교적 측면에서 가장 핫한 이슈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미국의 바이든 캠프나 트럼프캠프 모두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이란을 비롯한 중동 국가들도 미국 대선과 관련된 역학관계를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을 것입니다.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그냥 공격한 것이 아닐 것입니다. 예멘의 후티 반군도 마찬가집니다. 요르단의 미군기지를 공격한 친이란 세력도 무모하게 즉흥적으로 공격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고도의 계산과 미국의 대응 그리고 미국 트럼프진영의 전략도 치밀한 계산의 한 복판에 위치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시점에서 중동대전 발발 가능성은 매우 높은 수준은 아닌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미국내에서 이란을 공격하는 것이 옳다는 여론이 높으면 바이든 정부는 즉각 공격을 가할 것입니다. 당연히 표와 연결되는 것이니까요. 이란에서 미국의 정치 풍향계를 열심히 들여다 보는 것도 바로 이때문입니다.
2024년 2월 4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