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나무
3년전인가 대둔산 지인댁에서 처음으로 맛을 보았다.
그전에 인터넷을 통해 이름은 알고 있었으나
(한창 야생화공부를 할때였다.)
그집 마당에서 그 이름을 부르자 주인어른은 가죽나무를 아느냐고
되물으셨고 곧 순을 꺾어 부침개를 해주셨다.
그 향이 독특해서 아직도 그 맛을 잊을수가 없다.
오늘 아파서 조퇴한 큰놈과 병원을 가다가
길가에 앉아 가죽나무순을 파시는 어르신(족히 80은 되보임)을 만났다.
"어~~가죽나무다"
"젊은 사람이 가죽나무를 다 아네..."
그리고는 서둘러 병원을 다녀오다가
실은 할머님의 연세때문에 그앞에 주저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어디서 이 많은 가죽나무를 해오셨어요?"
"응~~우리집 고목에서... 집이 이원이거든"
이원이라면 이원갤러리라는 야생화가 많은 독특한 건축가의 그 이원이 아닌가.
"아니 그 먼데서 이걸 가져오셨다구요? 차비도 안남겠는걸요?"
"아니..우리 아들집이 여기인데 놀러온김에 용돈이라도 벌어 가려구..."
가죽나무순을 사면서 그 옆 머위대도 함께 싹쓸이를 했다.
한묶음 그게 다인줄 알고 산다 했는데 옆 푸대에서 얼른 더 꺼내 주신다.
머위는 삶아서 껍질을 까고 보니 너무 양이 많아
들깨가루넣고 나물로 해서 이집저집 나눠준다.
나는 이것도 초장에 무쳐먹는것을 좋아한다.
가죽나무는 데쳐서 초고추장에 무쳐놓고 보니
아주 우리집 두놈이 왠일로 맛나다면서 잘 먹는다.
가죽나무 부침도 먹었는데 오랜만에 그맛이 좋다.
시골살면 이맘때쯤 야생에서 이런것들을 죄 구해다 먹었을 텐데 아쉽다.
그래도 오늘 식탁은 간만에 봄냄새가 가득하다.
맘먹고 반찬하는 날 공룡은 꼭 안들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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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사랑방
가죽나무와 머위대
버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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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85
07.05.07 23:51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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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기서는 참중나무라고 해요. 고맛...어떻게 표현은 않되고 먹어본사람만 먹을수 있는 그런 맛입니다.
그죠? 먹어보지 못하면 모르죠 ㅎㅎㅎ
이원아트빌리지를 아시는군요 혹시 청주에 사시는지 저는 시간나면 자주 가는데 지금쯤이면 야생화가 많이 피었을텐데 그림도 보고싶고 한가하게 앉아서 차를 마시기도 좋고 ....눈에 선합니다
전 대전삽니다 ^^
사진과 겻들이면 더 감칠맛이 났을텐데요..제가 가죽나무를 확인하고파서 제 욕심이겠지요?..현실적인 생동감있는글 참 좋습니다
사진 보세요,감칠맛은 없지만 ㅎㅎ
음.. 가죽나무무침이라.. 먹고 싶어 입에 침이 돕니다..
재래시장에 있을겁니다.
참죽나무잎이라고 도 하지만 경상도 지방에서는 중잎나무 라고 하였지요. 어린잎은 검붉은 색이고..... 맛있지만, 중부지방에서는 추위에 약하기에 제배가 어렵더라구요..지상부는 매년 얼어죽고 밑둥애서 새싹이 나오고....
올 봄 엄나무순은 항아님 덕분에 많이 먹을 수 있었는데 아직 가죽나무순은 못 먹어 봤나봐요. 풍경 묘목장 뒤에도 참죽나무가 있건만...
항아님이 엄나무 키우시나보죠? ㅎㅎㅎ
가죽나무? 말의 느낌만으론 매우 질길 것 같은데 고 나무의 순은 그케 맛있나보죠? 언젠가는 반드시 먹어보고야 말리!
가죽중 참가죽만 먹는거라네요.저는 몰랐습니다.
어릴적 고향집 마당가에 크게 자란 가죽나무 여러 그루가 있었어요. 봄에 새순이 나오면 긴 장대에 낫을 달아 잎을 따서 삶아 나물로 묻혀 이웃들과 나눠먹고, 삶아 말린 잎은 찹쌀풀을 묻혀 튀각을 해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향이 독특해서 어릴적에 안먹어 본 님들은 이색적인 맛을 경험할 겁니다.
장대에 낫을 달아 잎을 따요? 아~ 정말 부러운 풍경이에요. 찹쌀풀 묻힌 튀각도? - 군침이 돌아 아무일도 못하겠어요. 책임지세요.^^
ㅋ샘물님, 일루와 봐요~ 장대낫 들게 해드릴 테니.
수선화님께서상추쌈과 함께 한주먹 넣어 주신것을 먹어봤는데... 향이 독특하더군요,, 어릴적 어머님께서 가죽나무 순을 따서 밥상에 올려 놓으셨을 때엔 먹어 볼 생각도 하지 않았었는데..
버들치님은 훗날에 어떤 모습이 되어져 있을까 문득 맹랑하게 그런 생각이 떠 오르네요. 지금 싸인이라도 받아두어야 할까보다...아무려나 이글 넘 이쁘고 살가와서 스크랩 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