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물건 파는 사람들은 하루에 얼마나 벌까?
“저 사람들은 하루에 얼마나 벌까?”
지하철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을 보는 순간 혼자 물었다. 그러면서
“난 저런 물건 안 살 거야! 사봤자 쓰지도 않을 건데,,,”하고 지레 몸을 사린다.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장소에는 어김없이 잡상인이나 구걸하는 사람들이 꼬인다. 전동차 안이라고 해서 별 다르지는 않다. 그런데 잡상인이든 걸인이든 타고난 생김새나 저마다의 능력은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는 가 보다. 입담 좋고, 호소력이 뛰어난 사람은 물건을 제법 많이 판다. 그런가 하면 소극적이다 못해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시원찮게 비실거리는 사람은 별 소득도 없이 다음 칸으로 가는 것이 보인다.
세상일에는 타고난 능력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관심과 친절이 보태져야 비로소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는 것이 이치인 것 같다. 우리가 잘 아는 연예인들도, 대통령도, 상인, 심지어는 걸인들까지도 ‘절 좀 사랑해주세요!’ ‘저를 뽑아주십시오.’ ‘이 거 하나만 팔아 주세요!’하고 타인에게 호소하는 일로 가득 차 있으니 말이다. 지금 당장 고개를 돌려본다. 우리주변에는 서로 얽히고 어우러져야 비로소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는 일이 모래알만큼 널려있다.
전동차를 탄 승객이나 물건을 파는 상인의 관계도 다르지 않다. 전동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날 그 시간에 전동차 안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서로 맞닥뜨리게 되고, 나름대로는 눈으로 본 값, 관심을 갖게 된 값, 스쳐 지나간 값을 치르게 된다.
그들을 바라보면서 저런 물건은 어디서 받아 올까, 마진은 얼마나 되?, 먹고 살 만큼 벌긴 하나, 누군가 가방을 만지는 낌새만 보여도 ‘저 물건 좀 사주지.....’하고 벼라 별 걱정을 제 일처럼 하는가 하면 어떤 때는 오지랖 넓게 스리 순간적으로 지갑을 열기도 한다.
그동안 전동차 안에서 구경했던 물건들을 헤아려 본다. 가만 보자. 일회용 밴드, 수세미, 양말, 하수구 뚫는 것, 허리밴드, 무릎 보호대, 어린이용 드레곤볼, 팽이, 천자문, 족자, 라이터, 우산, 손전등, 겨울에는 손난로, 팔 토시, 칫솔, 아프리카에서 원료를 가져다가 만들었다는 구강 청결제, 허리 벨트, 겨울장갑, 목도리, 방한용 얼굴모자, 부채, 접이식 선 캡, 원통형 드라이버세트, 바늘쌈지, 덧신, 다리 토시, 손지갑, 시계, 불이 켜지는 귀이개, 효자손, 그리고 음악 CD.
음악 CD 이것은, 전동차 안에서 파는 물건치고는 단가가 제일 비싼 축에 드는 것이다. 한번은 꽁지머리를 하고 있는 아저씨의 모습을 재밌게 바라보다가 그만 눈이 마주치는 바람에 사게 됐고, 또 한 번은 ‘7080 추억의 팝송’이라면서 맛보기로 틀어주는 음악이 괜찮은 것 같아서 산 적이 있다. 그럼, 오늘 산 바늘 쌈지는 뭔 이유? 부담 없는 천 원이라서? 바늘쌈지가 필요해서? 그래 맞다. 여기다 왠지 선전문귀가 귀에 쏙 들어와 맘에 들었다는 이유 한 가지를 더 추가한다.
“눈 어두우신 우리 어머니, 할머니들! 이제 바늘 귀 꿰는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이거, 누가 발명한 줄 아십니까? 중학교 2학년생이 발명했습니다. 세계 발명대회에서 은상을 받은 물건이라고요. 여길 보세요! 자 이렇게 바늘귀를 꿰면 됩니다.”
차안이 어째 갑자기 컬러풀하게 보인다. 그럼 그렇지, 노란색 우비를 몸에 걸친 아주머니가 노란색 비옷을 홑이불 자락처럼 펼쳐 보이면서서 속사포를 쏘듯이 말을 뱉어내고 있었다.
“우비 한번 마련해보세요! 한번 입고 버리는 것이 아님다. 두고두고 입을 수 있어요. 입으면 가볍고 참 좋습니다. 품이 넉넉해서 우리 가족들 누구나 입을 수 있고요오~ 여기 뒷면을 보시면 공기구멍이 있어요. 통풍구가 있습니다. 더울 때 입어도 습기흡수에 좋습니다. 5천원에 드리고 있어요. 5천원이오! 비올 때, 운동 다닐 때 오토바이 탈 때 다 입을 수 있어요!”
저 아주머니
말 한 번 걸 판지 게 잘 하네
‘저 우비 팔아서 하루에 얼마나 벌까?’
탱큐 엘자
첫댓글 가끔 지하철을 타다 보면 전동차내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과 마주친다. 내 어찌, 신경이 안 쓰이랴?
나도 서민이지만, 이분들이 파는 물건을 늘 팔아주지는 못한다.
글을 편하게 쓰셨네요^^저도 가끔은 사줍니다^^
글을 편하게 쓰셨네요^^저도 가끔은 사줍니다^^ 2
저도 한표 추가요. ㅎㅎㅎ
저분들 수입 장난 아닙니다.
님들이 하나씩 사는게 별거 아닌듯 하지만
물건 좀 파시는 분들은 어지간한 대기업 다니는 분들보다 훨씬 낫습니다.
그리고 번화가에서 노점상 하시는 분들 우습게 보지 마세요
거기서 아무나 장사하지 못합니다.
아무나 장사하겠다고 들어갔다간
비오는날 먼지나도록 맞고 쫓겨납니다.
그사람들 수입 연봉으로 따지면 억대 넘는 경우가 꽤 됩니다.
길거리에서 장사한다고 얕보지 마세요
그런가요??
제가 얼핏들은게 사실이군요.
믿을 수 있는 말인가요? 근거가 있어야 하잖아요? 친척이나 친구 중에 아니면 아는 사람 중에서 돈 번 사람 있나요?
제가 예전에 00역전앞에서 15년 동안 장사할때 노점상들하고 많이 친했구요.
그 중 우두머리들은 직접 장사 안하고 십여군데 자리잡아서
다른 사람들한테 장사하게끔 하고 저녁이면 일수 받으러 다니더라구요.
나중에 단속당한다 해도 이 사람들은 아무 상관없죠.
또 노점상 하시는 분들 단속하는 분들하고
아주 끈끈한 정을 나누고 계셨어요.
지금은 어떨까요?
달라졌다면 좋으련만
그게 글쎄~~~~~요.
그들만의 리그라고나 할까?
요즘 노점상 관리? 하시는 사장님들과 거래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수입은 모르고...뭐 여러군데 관리하시다 보니 " 건물은 없고 땅은 좀 있다"고 웃으시며 말씀 하시더군요..
요즘 많이 배웁니다..^^*
아는 형님이 붕어빵 장사을 했었습니다 10년전 당시 월 순수 600~1200 사이 라고 자랑많이 하시더군요.....
그렇게 돈 잘 벌리면 다른 사람들이 왜 안하겠습니가? ㅉㅉ
아무나 할 수 있다면
님이 한번 시도해 보세요.
님은 발도 못 붙일 확률이 99%입니다.
그분들이 자기 밥그릇 앉은 자리에서 뺏길것 같습니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입니다.
의심나시면 한번 시도해 보세요.
단, 다치셔도 책임은 못집니다
장사들도 좋았던 어느 하루의 매상에 미련을 두고서 희망에 속아 산다고 할 수 있습니다.
노점상으로 돈을 번 경우도 있겠지요.
그런데 툭 하면 단속나오고, 추위 더위에 지치는 날도 있을 것입니다.
뭐가 좀 잘 된다 하면 몰리는 경향도 있는데다가 전동차 안에서의 장사도 초창기 때
사람들이 신기하게 생각하고 호감을 보이며 잘 사주던 때와는 다르지 않을까요?
예전 같지는 않을 것 같다는 이야기죠.
단속이요?.....ㅎㅎ
그거 그때 뿐입니다.
말하자면 시늉이죠.
그리고 단속되시는 분들은 거의 힘없는 분들입니다.
그쪽에서도 힘있는 분은 미리 빠집니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이치가 그러하지요
그들만의 리그에서도 힘 있는 사람은 어디서든 살아 남는 법
대한민국 어디서든 힘없는 사람들만 힘들게 살아가는 거라 생각되네요
글잘쓰네요 ..
정말 글을 잘쓰시네..
가정에서 요긴하게 쓰이는 물건 많아요 ㅎㅎ 예를 들면 세면대 멀카락 배는도구 등 ㅋ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님은 그래도 그쪽 구조를 좀 아시는 듯^^
이해가 가는 부분입니다. 노점상들끼리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전엔 순박한면이 보이던데 요즘은 '당신 여기 오지 말랬지?'하면서 누군가가 지시를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건설업을 하셨던 할아버지가 노점상들 순 쌍놈에 새끼들이라고 하셨던 기억이 나네요
다 그런건 아니지만 양아치 들 정말 많다고
이런 게 다 구역이 있고 자기들끼리 지분이 있는 것 같아서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전노련"이란 조끼를 입고 장사하시는 분들 혹시 보셨어요? 저는 그 분들이 '전국노동자연합'쯤에서 쫓겨나 어쩔 수 없이 노점상하는 분들인들 알았지요. 그렇지만 그들의 실체는 "전국노점상연합"이었습니다. 서민을 빙자해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기득권 혹은 그들만이 누릴 수 있는 일들을 아시면 세상을 보는 각도가 다르게 보일겁니다. 재래시장에서 좌판깔고 앉아서 장사하시는 분들 그 좌판 권리금이 얼마인지나 아세요? 제가 볼때는 이 세상이 무섭습니다. 순수를 가장한 위장이 너무 만연해 있습니다. 아!!! 죄송합니다. 지하철내 상인(그들도 또한 어떤 비호세력의 범주안에서 하는 상행위가 아닐까?)들의 실체는 제가 모릅니다만....
어딜 가나 인간들 지들끼리 패거리 짓는건 흔한것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