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 굿 닥터" 란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아마 한국에서는 이미 끝난 드라마로 알고 있고 ,
미국에서는 같은 내용으로 드라마를 시작했다는 것 같다는데
꽤 인기가 있다고 들었다.
소아과 병동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주요 소제다.
주인공으로는 자폐성을 가진 시온(주원 분)과
그리고 동료 의사들, 병원에서 일어나는 보이는 일,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그들의 애환을 알게 되며
잔잔하게 마음을 그곳으로 끌려 들게 한다 .
자폐성을 가진 시온이 의사가 된 이유는
불우한 어린 시절 토끼의 죽음과 ,
너무나 동생을 사랑하던 형이 자신 때문에 죽음을 겪으면서
의사가 된다면 누군가가 그들처럼 된다 해도 살릴 수 있다는
부원장( 천호진 분)을 말을 듣고 의대를 졸업하고
소아과 레지던트로 유명한 병원에서 일을 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롤 드라마로 만들었다.
아직 4편까지 밖엔 못 보았다.
너무 마음에 드는 책을 읽을 때나 , 영화를 , 드라마를 볼 때,
아껴 보고 싶은데 이 드라마가 그렇다.
나의 첫 손자가 시안이가 태어난 지 14주가 될때
수술을 했다.
제 엄마 뱃속에서도 나오기가 그리도 힘들었는지
제 엄마를 제왕 절개를 하게 했다 .
하루하루 예쁘게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그렇게 크면서도 황달이 없어지질 않았다 .
소아과 의사마저도 그냥 대수롭지 않게
신생아 황달이려니 좀 지나면 괜찮아 질거라 했다 .
모유를 우유로 바꾸고 이런저런 시도를 했지만
누굴 닮아 피부가 검은가 했던 몸 피부 색깔도
다 병의 원인이었던 것이다.
결국 그 원인은 1/20000 정도 확률이라는 담도가
하나 밖엔 없이 태어난 것이다.
사람의 담도가 두 개라는 것을 그때 알게 되었다.
하루가 시급한 일이라 빠르게 수속을 밟고
여러 검사를 마친 후 수술날을 잡았다.
입원하는 날 신부님과 부제님이 오셔서 손자에게
유아영세 겸 병자성사를 주셨다.
손자의 대부는 성당 음악팀에서 드럼을 담당하고 있는
사위 친구가 되었다.
이렇게 급히 단독으로 신부님이 직접 집으로 오셔서
유아영세를 받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다.
하느님은 그렇게 우리 손자를 돌보시고 있다고
나는 믿고 싶었다.
예상 수술 시간이 3시간 반에서 4시간이라 했는데.
시안인 7 시간의 긴 수술을 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았던 수술 병동 밖의 모습에
우리가 있었다.
더 먼저 수술실에 들어간 아이들은 수술이 끝났다고
전광판에 계속 바뀌어 나오는데
우리 시안인 그 긴 시간 동안 수술 중이라는
글자만 써 있었다 .
웬만하면 울지 않는 우리 큰딸은 그 며칠 동안 얼마나 울고
또 그 시간을 힘들어하는지..
차라리 내가 수술을 받고 , 내가 아플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해주고 싶었다.
내 생전에 그때처럼 절실히 기도를 드린 적이 있었던가!
중간중간 간호사가 잘 되고 있다고 업데이트를 해줬다.
수술했던 의사가 8 시간 만에 나왔다.
수술은 잘 되었다고…,
그는 너무 피곤해하며 서 있질 못하고 의자를
끌어당겨 앉으며 땰 내외에게 안도의 말을 전했다.
그 분은 한 생명을 살리려고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그 작고 여린 배를 가르고 장기를 끊어 내고 잇고
얼마나 힘이 들었으랴.
자기도 어린 두 아들이 있고
우리 애들과 같은 도시에 살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언제든지 연락하라면서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까지 주었다.
2주 정도 입원을 해야 한다 했는데
우리 시안인 수술 경과가 매우 좋았다.
6일 동안 중환자실에 있다가 퇴원을 했다.
그 작은 배에 낫던 메스 자국도,
배에 뚫었던 작은 구멍도 이제는 상처가 아물어 간다.
오늘이 퇴원 일주일째다.
이제 잘 웃고 잘 먹고 잘 논다.
손자가 무럭무럭 잘 커주길 할머니는 늘 기도를 할 것이다.
미국 살면서 제일 불만인 게 병원 시스템이라고 우린 말한다.
느리고 답답하다고.. 너무나 비싸고.
나이가 든 사람들은 물론 언어가 큰 장벽으로
답답함과 두려움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깨달은 게 있다.
위급한 환자는 빨리빨리 우선으로 해 주고
의사나 간호사는 참으로 친절하고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느꼈다.
의사는 정말 존경할만한 직업임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시작한 드라마" 굿 닥터"가 더 실감 있게
감상할 수 있는 것 같다.
내 손자 시안이가 큰 수술을 했고
또 병동에서 몇 날 며칠을 보냈고
난 하루도 빠짐없이 병원으로 출근을 하면서
보고 느꼈다.
11-24- 2017 (해외방에 썼던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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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손자 시안이의 여섯 번째 생일이다.
그리고 초등학교 입학식 날이다.
그동안 염려스럽기는 하지만 잘 자라고 있다.
유치원을 다니면서 동네 커뮤니티에서 하는
야구, 축구, 수영, 스케이트 같은 운동을
맛보기 정도 하는데 다 즐겨하며 열심히 한다.
토요일이면 한인 성당의 한글학교와 주일 학교를
다니면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고
한국인 친구들을 사귀고 있다.
그렇게 좋아하던 할머니보다는
아이패드나 티브이를 보는 것을 더 좋아하고
가끔은 거짓말도 할 줄 안다.
차를 갖고 노는 것을 좋아하더니 이제는
로봇과 레고 놀이를 즐겨하고 있다.
19개월 채 안된 동생을 이뻐해 주기도 하고
때로는 귀찮아하기도 한다 .
제 아빠를 닮아 규칙과 질서를 잘 지키고
책임감이 있는 성향이라서 딸이 저를 안 닮은 게
참 다행이라 말한다.
아직도 신생아 일 때 커진 비장 때문에
배가 조금 나와 있고 혈소판 수치가 정상보다는
좀 낮게 나오고 있다.
1개월마다 받던 병원 체크도 3개월에 한 번씩으로
바뀌었으니 모든 게 다행한 일이다.
훗날 어쩌면 간 이식을 받게 되는 날이 올지 모른다고
혈액이 맞는 사위도 자신의 몸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한다.
배가 아프다거나 열이 나거나 몸 어디에 멍이 생겨도
다른 아이들보다 더 신경이 쓰이고 걱정이 되는 아이를
나의 딸은 담담히 잘 키우고 있는 것을 보면
모성애는 어느 것보다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내 눈에는 그 애도 아직 어린아이 같이 보이는데...
첫 손자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한 날
그리고 여섯번째 생일인 오늘
힘들었을 때 썼던 글을 다시 읽어 보았다.
그 애가 좋아하는 딸기가 올려진 생크림케이크를
사 갖고 그 애를 만나러 가야겠다.
HAPPY BIRTHDAY 나의 손자 시안!!
첫댓글
시안의 여섯번 째 생일을 축하하며
생애 첫 학교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는 시안이는
튼실하게 자라며,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그런 학생이 될 것입니다.
아녜스님의 손자에 대한 사랑도
극진함을 느껴봅니다.
감사 합니다 콩꽃님
학교 이틀 동안 가고 오늘은 토요일이니
친구 생일 파티 간다고 했던것 같은데요 .
이제부터 할머니인 제가 돌봐야 하는 일이
자주 생길것 같네요 .
저는 잘 몰랐던것 같은데 애 키우기가
정말 힘든것 같아요.
건강하게 잘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
드라마를 보며 드라마 같은
그간의 일상을 보여 주셨네요.
결과가 좋으니 다행입니다.
그간 마음 고생 뒤로 하시고
평안하게 손자와 행복한 시간
많이 가지세요.
그때의 심정이 말로 할 수 없지요 .
같은 병이 있는 부모들과 온라인 모임도
있고 ...실패도 많다 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잘 이겨 나가고 있습니다 .
이제 손자는 많이 커서 할머니 잘 찾지
않습니다 .ㅎㅎㅎ
시안이가 어려운 수술을 받았을때
얼마나 가슴 졸이셨을까요.
다행히 건강해져서 초등학교 입학했다니
축하합니다.
저도 딸손주가 두 명인데 큰애가
초등 1학년이랍니다.
우리 큰손주가 중환자실에 있을때
세상 무너진줄 알았지요.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면 좋겠어요.
귀업네됴 제라님의 손주들 ..
애들은 참 예뻐요 .
빠를 수록 성공률이 높은 수술인데
백일이 좀 지나 하게 되어 늦은감이
있었습니다 .
그래도 잘 자라 주어서 감사 함 일이지요.
막바지 여름 잘 지내세요 제라님
귀엽고 예쁘고 대단한 시안이
하느님께서
더 정성으로 돌보아 주실거라고
믿습니다.
기도의 끊이 튼튼해서
그 끊 잡고 건강하게 성장하리라 믿으며
기도 드립니다.
늘 마음에서 기도 드린다고
말하고 살아서
그 약속 지키려고 매일 최소
두 시간 이상,기도바치고 삽니다.
은총,가득한 날들 되세요.
그때 신부님과 부제님과 제 교우들이
기도를 많이 해 주었습니다 .
사위도 시안이가 좀 크면 자세히 말해준다
하더군요 .
저도 겉으로는 착실한 신앙인것 처럼 보이는데
하느님 보시기에는 엉터로 일것 입니다 .
요즘 몇가지 일을 더 맡게 되어 가을부터는
좀더 바빠 질것 같습니다 .
어제 성체 조배에서 제게 용기와 지혜를 달라고
기도 드렸습니다 .
평화를 빕니다 언제나 반가운 조윤정님
7시간의 수술이라ㅡ
집도의의 집중력이 시안이를 살렸네요.
큰 모자를 눌러 쓴 것이 크게 될 인재감입니다ㅡㅋ
그런데 말입니다.
이스트우드 리그가 아니라
노올스우드 리그네요.ㅋ
14주 되었으니 얼마나 작은 아기 였을까요 .
지나갔지만 그동안 겪은 일은 많이 힘들었습니다 .
물론 딸 내외가 더 했지만요 .
여기 동네 이름이 그렇게 많이 쓰입니다 .
저의 집 주소는 이스트우드가 아니라
넛 우드 입니다 ㅎㅎㅎ
외할머니와
엄마 아빠에게
애간장을 태우며
태어난
시안이가
건강하고 훌륭하게
성장하였음을 축하합니다.
또한
시안이에게
초등학교 입학과 생일
태평양 건너사는 낯선 할배가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전해 주십시요.
어느날 옷을 걷고 배를 제게 보여주며
흍터를 가르키면서
"여기 깨졌었어 " 그렇게 말을 하더군요 .
자신의 수술을 기억 못하는 아기였을때니까요.
태평양 건너 어느 멋진 할배께서
입학과 생일을 축하한다고 전해 줬습니다 .
고맙습니다 .
어릴 때 힘든 일 이겨내서인지
손주 시안이가 아주 씩씩해 보입니다.
생일 축하한다 시안아~
지난번에 말씀 하신대로 큰 딸은 저랑은
성격이 좀 다릅니다 ㅎㅎ.
저랑 사위 그리고 첫 손자가 같은 과 인것 같습니다 .
별로 융통성은 없지만 착실한 ...
그리고 다행히 잘 자라고 있습니다 .
주말 잘 보내세요 마음자리님
Happy Birthday! 시안..
앞부분만 읽으며
어쿠. 마음 아프셔서 어떠신가?
우리 집에도 환자가 있다보니
이심전심이란 마음이었는데
다행이도 오래 전 이야기군요.
어쩐지 손주가 큰 애로 알고 있는데...
오래전에 해외방에 썼던 글입니다 .
한국행이 그래서 연기 되셨군요 .
모든일이 잘 되시길 바랍니다 .
@아녜스 수술 날짜가 빠른 시일내로
잡히지 않아, 원래 계획했던
서울일을 하기 위해 나와 있습니다.
다만 비상대기로, 연락오면 급히
돌아 갈 예정입니다.
튼튼하게 자란 시안이
아이를 볼때마다 문득
주님께 감사 기도가 저절로
나 올 것같아요.
이제 초등학교 들어갔으니 정말정말
축하드려요.
앞으로도 쭉 건강한 시안이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지난 세월이라 그런지 그간의 일들이
빠르게 지나간것 같습니다 .
요즘 며칠 학교 잘 다니고 있습니다 .
나무랑님 말씀처럼 그렇게 되길 저도 늘
기도 한답니다 .
고맙습니다 .
14주 된 아기의 수술 울아녜스 님의 글을 보고 있으니 저도 기억 나는 것이 있네요. ㅎ
잘 자란 손자 시안이 모습이 의젓 해 보입니다. ^^~
수피님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것
알고 있지요 .
지병이 있으니 늘 염려가 되기도 하지만
잘 자라주길 바랄뿐입니다 .
그곳은 일요일이네요 .
즐거운 날 되세요 수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