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카톡과 인스타그램을 쓰긴 해도 프사에 별로 관심이 없다. 지금 쓰고 있는 프사도
아이들이 올렸는지 내가 올렸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기본 이미지를 쓰는 것보다야
사진으로 대체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아서 바꾼 것이다. 사진으로 치면 옛날 필름과 사진이
남아 있으니 수십만장은 될 것이다. 주로 해외여행 사진들이다.
예전에 미국 휴스톤에 발표하러 갔을 때 세미나에서 만났던 한 친구는 경찰 출신이었다.
그는 나더러 종이 위에 문장을 한 줄 적어보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볼펜으로 " I love
my family."라고 적었다. 그는 내가 적은 글자를 보고는 '내가 아주 좋은 가문에서 부모형제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으며 지금도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해석을 하는 것이었다.
글자가 너무 크지도않고 작지도 않으며 적당한 크기를 선택했고 글자가 옆으로 비스듬히 눕지 않고
똑바로 섰으며 글자 간의 간격도 적당하다는 것이다. 또한 윗칸과 아랫칸의 간격도 적당히 선택했다
고 하였다.이렇게 글자 몇자만으로도 모양에 따라 그 사람의 자라난 환경을 유추할 수 있고 현재의
심리상태까지도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는 아마도 범죄심리학을 공부를 한 것 같았다.
내가 쓰는 프사는 십여년 전 친구들과 중국 여행갔을 때 한산사 담장 앞에서 마누라와 같이 찍은
사진이다. 우리 나라에도 한산사라는 사찰 이름이 몇군데나 있지만 중국 소주에 있는 한산사는
당나라때 시를 잘 짓는 한산이라는 스님이 주지로 있었다고 하는 절이다. 한산이라는 이름도 본명이
아니고 한산이라는 높은 산에 토굴을 파고 생활하면서 끼니때가 되면 국청사에 내려와 대통에 밥을
얻어갔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가 남긴 시를 모아 책으로 낸 것이 한산시로 300여수가 된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자신의 셀카사진을 프사로 사용하는데 이는 자신감에다 외모나 개성을 표현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한 사람들로 자신의 존재감을 강조하고자 한다. 가족이나 친구와 같이 찍은 사진은
대개 인간관계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며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자랑스러워 하며
이러한 관계가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임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애완동물을 올리는 사람들은
인간관계 보다도 애완동물에 대하여 애정이 깊고 보호본능이 강한 사람들이다. 자신이 키우는 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며 그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려고 한다. 자연풍경이나 여행지에서의 사진은 대체로
모험심이 강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을 갖고 있다. 새로운 경험과 도전을 즐기며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
요즘 병원들도 경쟁이 심하니 지하철역 구내로 들어서면 벽면에 병원광고판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병원광고판에는 의사들이 흰 까운을 입고 직접모델로 나와 있다. 그들은 한결같이 팔짱을 끼고 있는데
스스로 그런 포즈를 택했는지 아니면 광고제작자들이 그렇게 연출을 권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초창기에 사진을 찍으면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아 모두 차렷 자세를 취했던 시절이 생각난다. 팔짱을 끼면
어색함이 약간은 줄어드는 기분이 들 것 같기도 하지만 내가 낸데 하고 젠체하는 느낌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