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이 지나면서 취미생활로
기타와 붓글씨를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
누구의 가르침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하다 보니
봉사가 징검다리 건너는 형세로
지팡이로 돌도 뚜드려 보고
지팡이를 물속에 넣어 보기도 하니
실력은 향상되질 않고 제자리 수준이다.
기타 배우기를 선택한 이유는
손주들이 동요 부를때 연주 해 주기 위함이고
붓글씨 배우기를 선택한 이유는
자꾸만 흐트러지는 생각들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요즈음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하고 있는데
사회적으로 환영받지 못하는 직업
무당이 되고 싶어 관련된 문헌들을 읽고 있다.
지금 이 나이에
신내림 받아 박수무당 될 리도 없겠지만
무당 흉내만 내어 보았으면 하는 게 솔직한 마음이다.
조부모님과 부모님 돌아가셨을 때
문상객들이 나의 곡하는 소리
아이고~ 아이고~를 듣고서는
"어찌 그럼 곡소리를 애절하게 하느냐"고
칭찬 아닌 칭찬을 할 때에는
내가 내는 곡소리가 애절한 곡소리인 줄 정말 몰랐으며
성당에서 부고장이 오면
연도 하면서 망자를 위한 기도를 올릴때
청승스러운 음률로.... 빌어 주~소~서를 읇조리는데
형제자매님들이 한결같이 잘한다고 추켜 세워주는 편이다.
곡소리는 어느 정도 자신 있는데
노래방에 가서 노래 부를 때
나는 음치 박치 수준이라 점수가 80점 이하이다.
노래를 부를 때
높은음은 도야지 먹따는 소리가 나서 포기하고
주로 저음가수 노래나 빠른 템포 노래를 즐겨 부르는데
박일남의 "정" "갈대의 순정" 정원의 "미워하지 않으리"
강산에의 "와그라노" 문희옥의 "천방지축" 이 18번 곡이다.
노래는 못 부르지만
곡소리만큼은 타인들이 잘한다고 치켜세워주니
"그런 것 같다"는 착각 속에서
녹음을 해서 들어보니 내가 들어보아도 나쁘지는 않다.
요즈음은
상여소리와 씻김굿 가사를 외우고 있다.
못 가겠네 안갈라네.
차마 서러서 못가겠네.
내집을 두고는 못나가겠네
삼천갑자 동방석은
삼천갑자를 살았서도
오날 가시는 금일망제는 백년도 못살았네
구름도 쉬어넘고 날짐승도 쉬어가는
심산유곡을 어이를 갈꼬
육진장포 일곱매로 상하로 질끈메고
생이 타고 아주가네”
“에에에헤헤야 에헤에헤 어허허야(후렴)
씻김굿 가사는
무녀(인) 들의 굿하는 동영상을 보면서
귀로 들으며 가사를 적고 있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상여소리와 씻김굿 다시래기 등
전라남도 진도의 소리를 배우기 위해
토요일 오후가 되면
집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진도에 가서
진도군립 민속예술단 공연을 무료로 관람을 하는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의 소리를 들으니 행복하다.
진도군립 민속예술단의 공연중에
송가인 여자가수의 어머니
송순단여사의 씻김굿 하는 모습을 보고 느낀것은
세월호 사건때
맹골 앞바다에서 수장된 영령들에게
송순단여사가 무료로 씻김굿을 해 주었는데
세월호의 영령들이 고마움의 표시로
송가인이라는 가수를 만들어 주지 않았을까? 나만의 생각을 해 본다.
지금
씻김굿을 배울려고 하는 이유는
산자와 망자를 위로하는 무속인이 되기 위함도 아니고
오로지 부모님 산소 앞에서 나 홀로 씻금굿을 해 주고 싶어서이다.
성당에서 기도를 할 때
나의 기도 첫머리는
"부모님을 연옥에 머물게하지 마시고 주님께 머물도록 해 주십시오" 라고
시도 때도 없이 주님에게 어거지를 부리는 불효막심한 아들임에 틀림없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고유의 샤머니즘인 진도의 씻김굿을 부모님께 올리고 싶다.
북,장구,꽹가리,징,아쟁 등 화려한 음악없이
나홀로 터득한 씻김굿 가사를 읇조리면서
부모님의 풀지못한 원한을 풀어내고 싶다.
어느 세월에 씻김굿을 다 배울수 있을지? 모르지만
국가무형문화재로 등록된
진도씻김굿 전수자의 발바닥 때만큼도 못한 실력만 쌓이면
돌팔이 주제이지만 만사제쳐 놓고 나홀로 씻김굿을 해 보고 싶다.
성당의 신부님께
씻김굿한다고 고해성사하면 어떤 답을 주실런지............
첫댓글 보슬비님 무서워요.
저는 빨간 깃발 꽂아진 집은
쳐다보기도 싫거든요.
물론 빨간 깃발 꽂는다는건
아닌줄은 알지만
과학적으로 증명이 안된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건 아니기에
절대 가까이 하지 않는답니다.
보슬비님이 아이 같으면
혼내주고 싶어요.
위험한 모험은 하는게 아니라고~
무서워 하지 마세요 ㅎㅎ
혼 내 주실려는 님께
한번만 용서 해 달라고
육간대청 앞에 쪼그려 앉아
두손으로 싹싹 빌테니
이번만큼은 웃음으로 넘겨 주십시요.ㅎㅎ
요즘
장례문화가
거의 화장을 하는데
화장장에 가보면
망자 유골이 나올때까지
상주들이 지루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저의 짧은 생각으로는
상주들의 애달픔과 무료함을 달래주는
화장장 화롯불 앞에서
굿판을 벌리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만약
굿판을 배우게 된다면
어설프지만
무료로 굿을 해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멀쩡헌 분이 박수무당이라뇨.
겁나는 사실입니다.
고해성사하시면,
신부님은 뭐라고 하실지요.
겉은 멀쩡하지만
속은 텅 비어 있는 수수깡입니다.ㅎㅎㅎ
제가 다니는 성당 신부님께서는
베드로님! 하고 싶은데로 하고 사세요
라는 답변을 주실것 같습니다.
애절한 창, 혹은 우리 민요를 잘 부를 수 있다면
아주 멋있을 것 같습니다.
무당이나 박수는 소위 신내림이 있어야 하니
창이나 우리 민요 잘 배우시면 좋을 것 같네요.ㅎ
사실은
가난한 살림살이다 보니
신내림 할 경비가 없어
신내림 받지도 못할 처지입니다.ㅎㅎㅎ
저는
가리느까
남도소리에 빠져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남도 소리를
님께
소개 해 줄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성당의 신부님이.....
아마도 이헐게 말씀을 하실것 같습니다
헛된 꿈을 버리시고
천주님을 모시도록 하시오 하고...
평화를 빕니다.
안녕하세요 보슬비님.
기타는 모르겠지만
붓글씨는 보슬비님 계시는 곳 근방에
숨은 고수분들이 많이 계시리라 사료됩니다.
그리고 씻김굿이 무당분들이 모시는, 신에게 올리는
의식인지는 저는 잘 모르나
가끔 고해성사를 볼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다 보면
자매님들의 짙은 화장에 이름 모를 향수 냄새
그리고 형제님들의 포마드 지독함이 자욱하든만요.
그 보다는 조금 나은 신부님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이 듭니다 ㅡㅋ
그렇지만 저라면 원장수녀님이나 보좌신부님께
먼저 면담을 요청하겠습니다.
괜히 분위기 전환용 말씀에
제가 진부하게 댓글을 다는 것 같아 송구합니다.
어쨋든,성실하게 노년을 보내시는 글, 매혹적입니다.
진도 씻김굿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니
일반적으로 굿당에서 굿하는
무속신앙과는 다르다 하겠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시골의 조그만 성당에는
신부님 한분만 계셔서 가족처럼 지냅니다.
큰 성당과 작은 성당
신자들의 수에 따라 규모가 다르겠지만
이곳 작은성당의 신부님은
신자수가 적다보니
신자들 이름을 다 외우고 계시며
가정사까지 꿰뚫고 계시다 보니
허물없는 가족처럼 지내는 장점이 있습니다.
님의 고언
고맙습니다.
한번 태어났으며
한번 죽어야
하는 인생
하고 싶은걸 다 해보고
죽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님의 산소에서
죽은 영혼을 위해서 나홀로 씻김굿
멋집니다
주님은
자비하시고
너그러운 하느님이 십니다
보슬비님의 모든걸
품어줄 겁니다
(제 생각입니다)
모든면에서
평안 하시고
건강 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사의 찬미를
음미할 수 있는
님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어설프고 조잡스런 글을
긍정적으로 평가 해 주시고
핵심을 꼬집어 주시는
님의 센스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 집니다.
님께서도
항상 건강하시고
매사가 즐거운 나날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제가 신부라면 "네 맘대로 하고 사세요" 할것입니다^^
지금
모시고 있는 신부님
2년 후면 은퇴하시는 노신부님이신데
항상
님의 말씀처럼
본인의 의지에 맡기시는 말씀을 해 주십니다.
감사합니다.
낭랑하고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를 가지신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 바치는 씻김굿, 그 풍경이 자못 비장하면서도 애이불비의 묘한 감동으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부산 출신이다 보니
목소리와 말투가 거칠며 투박한 편이며
목소리를 좋게 평가 해 주심에 부끄럽습니다.
요즘
진도소리에 빠져 학습을 하다보니
옛적
섬이었던 진도사람들의 애환이
소리에 다 묻혀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소리와 창극들을 보면
슬프지만 겉으로는 해학적으로 풀어내는 지혜를
현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본 받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부모님을 위한. 씻김굿. 꼭. 해드리시길 바랍니다
지금
어설프게 배우고 있지만
씻김굿 가사
다 외우게 되면
바로 실천하겠습니다.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어렷을적에는 상여가 무서웠습니다 .
앞에서 땡그랑 종치며 뭐라 ~ 뭐라 하는 말이
궁금했는데 올려 주시니 감사 합니다 .
나이 들으니 예전에는 정말 싫었던 그런 소리들이
정겹게 들립니다 .
박수 무당은 아무나 하나 ?
대중가요에 가사를 바꾸어 불러 드리고
싶습니다 .
아니요 안 되겠습니다
제가 음치 박치라서요 .
목표 하시는것 열심히 하시길 바랍니다 .
부모님도 기뻐 하시겠죠 .
우리의 소리 문화가
좋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우쳐
따라쟁이 하고 있는데
님께서도
우리의 소리가 좋다하시니
세월의 무게앞에
보고 듣는게
변화가 이루어 지는것 같습니다.
봉사들 사는곳에
애꾸가 왕초라고
음치 박치들 있는곳에서
박수무당은 아무나 하나
부르셔도
흉 볼사람 없으니
기회가 되시면 한번 불러 주시길 간청드립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