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전쟁영화를 보면서 이런 상상을 자주 했었습니다.
"나쁜X들"의 총에 죽어가는 "우리편들'을 볼 때마다
작은 두 주먹에 불끈 힘이 들어가며
타임머신에 최신 무기를 싣고
과거(우리편이 나쁜X들에게 지고(?) 있을 때)로 날아가
나쁜X들을 무찌르는 그런 기가 막힌 상상을요….
탱크 한 대 가지고 임진왜란이나 을사조약의 현장으로 날아가고
일본자객이 운현궁에 난입한 밤 공수부대 1개 지역대를 끌고 가고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케이원 전차1개대대를 이끌고
의정부에 방어선을 치는 그런 상상을요…^^;
지금 생각하면 유치하기 짝이 없는 그런 생각을 하며 남몰래 흥분에 떨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저 뿐만이 아니었던가 봐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 가운데에서도 동기는 다르지만
비슷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으니까요…
얼마전 동호회 게시판에도 소개되었던 ‘파이널 카운트 다운’이 바로 대표적인 영화죠.
그러나 강력한 초 현대식 항공모함의 전력으로 진주만을 공습하는 일본군과 일전을
벌이는 장면을 그려냈을 경우 뻔하게 보이는 결과때문에
외교, 군사적으로 미칠 파장이 두려웠다는군요.
결국 함장이 본격적인 공격을 결심한 순간
다시 시간여행을 통해 현 시대로 되돌아 오는 것으로 끝을 맺어 버리는 바람에
약간은 김빠진 듯한 영화가 되었죠.
그래도 아쉬워 약간의 조우전만 그려 놓고…ㅠㅠ
비슷한 영화가 한 편 더 있었는데 ‘필라델피아 대…(?)’ 뭐였던가요?
얼마 전 비디오 가게에서도 봤는데…
우리나라에서도 1970년대 말 (흑백TV시절) 설날특집으로 비슷한 내용의 특집극을
했었습니다. 전쟁상황은 아니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한 남자가 사고를 당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조선의 궁궐이였고 역사적인 어떤 사건에 휘말려 들어가
역사를 바꾸려 하다가 문득 깨어 중상을 입은채 병원에 누워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조선시대 궁궐 한 가운데 덜어진 가죽잠바 사나이와 오토바이…. 재미있는 설정이었죠…
며칠 전 집근처 C3에 갔었습니다.
와이프의 명을 받아 ‘프린세스 다이어리’ DVD를 빌리러 갔었는데
버릇처럼 전쟁영화 코너에 들렀다가 돌아나오는 길에
SF 코너에서 흥미로운 영화를 발견하였습니다.
제목은 ‘비글스(Bibbles)’
혹시나 하고 자켓을 뽑아들어 찬찬히 살펴보니
헉~
허겁지겁 빌려가 새벽에 후다닥 돌려 본 영화의 내용은 이렇답니다.
제목: 비글즈 (Biggles: Advevtures In Time ,1986)
감독:존 휴
주연:닐 딕슨, 피터 쿠싱,알렉스 하이드-화이트
식품 광고 전문가인 주인공은 어느 날 갑자기 몸에 이상한 전류가 흐르면서 시간이동(?)을 합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복엽전투기 한 대가 보이고 이내 불타오르는 황당한 장면이 펼쳐지고… 놀란 주인공 앞에 나타난 공군 조종사는 더 놀라고,,,, 주인공은 1917년 1차 세계대전의 포화 한가운데에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한 바탕 소동을 치른 후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오는데 자신이 시간이동을 하기 전 나타났던 이상한 노인(현세에 존재하는 공군비밀요원) 으로부터 자신의 ‘시간의 쌍둥이(time-twin)’가 1차세계대전에서 한참 싸우고 있는 공군 조종사(그의 이름이 비글스)이며 나찌의 강력한 신무기(Super Weapon) 개발을 저지해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작전중에 있다는 놀라운 말을 듣게 됩니다. 평범한 뉴요커 주인공과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는 조종사 비글스는 서로가 위험에 빠졌을 때 도와주어야 하는 필연의 운명에 얽혀들게 되는데…
1차대전의 참혹한 참호전과
헬기를 타고 1차대전으로 돌아가 독일 복엽전투기와
싸우는 (약간은 허접인) 장면도 나옵니다.
액션이나 모든게 요즘 수준에는 한참 미달이지만
그래도 어렸을 적 상상의 나래에 빠져 혼자 즐거워했던
그 기억을 되살려보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던 영화였답니다.
이 영화는 비밀 위성필름을 지닌 채 추락한 인공위성을 회수하라는 임무를 띠고 북극으로 발진한 미군 잠수함을 다룬 호화배역과 당시로서는 막대한 제작비가 투여된 액션영화입니다.
(당시 아카데미 특수시각효과상 후보에 올랐다는 군요)
한편 소련 또한 이 위성을 욕심내는데 그 이유는 그 비밀 필름은 다름아닌 양국 미사일 사이트의 초정밀 위성촬영사진이었던 것.
왕년의 명배우 록 허드슨(Rock Hudson)이 잠수함 함장을, 어네스트 보그나인이 미군을 도와 위성회수작전에 투입된 소련인으로 나옵니다.
참나, 조국을 배반하고 적국을 돕는 소련인을 '착한' 우리편으로 그려내어 미국은 '좋은나라'이고 이 좋은나라 우리편에 대항하는 나라는 다 '나쁜나라' 수법은 여전했더라구요....1968년 작품이라서 셋트나 특수효과는 ‘전혀’ 진짜로 안 보이지만 명배우들의 연기와 당시 기술로는 훌륭한 특수효과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냉전시대를 배경으로하는 이 영화는 역시 SF코너(!!!) 에서 찾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