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나간 여름밤은 마치 가을같이 서늘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수필’입니다.
국어학자요 수필가인 서정범 경희대 명예교수께서 노환으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놓친 열차는 아름답다(범우사)>, <무녀들의 꿈 이야기(우석출판사)> 등 10여권의 수필집과,
우리말의 유래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를 하셔서 어원연구를 하는 사람이라면 필독서랄 수 있는
<국어어원사전(보고사)>, <우리말의 뿌리(고려원)>라는 책을 내신 분이기도 합니다.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한 산문형식을 이르는 ‘수필’이라는 말은
영어 ‘essay’를 번역한 말입니다.
‘essay’는 16세기말 프랑스의 몽테뉴가 처음으로 쓴
시도, 시험이라는 뜻의 불어 '에세(essai)‘의 영어식 표현입니다.
‘수필’은 한자로 ‘隨筆’이라 씁니다.
‘부창부수(夫唱婦隨)’라는 말에서 보듯 ‘隨’는 ‘따르다’라는 뜻의 글자입니다.
따라서 ‘수필(隨筆)’이란 직역하면 ‘붓 가는대로’라는 말입니다.
이 말이 쓰인 유래는 중국 남송(南宋) 때의 문학가 홍매(洪邁)가 쓴 책
<용재수필(容齋隨筆)> 74권 5집의 서문 가운데
"나는 버릇이 게을러 책을 많이 읽지 못하였으나
뜻하는 바를 따라 앞뒤를 가리지 않고 써 두었으므로 ‘수필(隨筆)’이라고 한다."
라는 말에서 비롯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박지원(朴趾源)의 연경(燕京)기행문 <열하일기(熱河日記)>에
‘일신수필(日新隨筆)’이라는 말이 처음으로 쓰인 예입니다.
글을 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짧은 글이라도 한번 써 보시면 어떨까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