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역사적 배경
갑상선 질환의 치료는 17세기까지도 어떻게 성공적으로 갑상선을 절제해 내는가 하는 것이 문제이었고, 특히 거대한 갑상선종(goiter)을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주된 과제이었기 때문에 갑상선의 생리적 역할에 대한 연구나 병리학적 연구는 이보다 훨씬 뒤의 일이었다. 따라서 갑상선 질환에 관한 한 치료의 근원은 외과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최초의 갑상선에 관한 기록은 원시적이긴 하지만 고대의 회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인체의 여러 장기 중에 갑상선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어 다른 어떤 장기에 비하여 그 중요성이 결코 작지않음을 느낄 수 있다.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시대에도 갑상선종의 치료에 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고대에는 갑상선종에 가재, 도룡룡, 개구리등을 복용함으로써 치료를 도모하려는 기록이 벽화를 통하여 관찰되며, 중세기 유럽에서는 인간의 갑상선을 직접 복용함으로써 갑상선종을 치료하려는 시도가 기록으로 남아있다.
최초의 갑상선종의 수술 요법에 대한 기록은 10세기경 Albucasis에 의한 것으로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시작된 것은 16세기 유럽에서 이었다. 1595년에 유럽의 외과의에 의하여 성공적으로 갑상선을 절제하였다는 기록이 있으며, 이전까지 후두선(laryngeal gland)으로 불리던 갑상선이 Wharton에 의하여 현재와 같이 갑상선(thyroid gland)으로 불리게 된 것은 1646년이었다.
19세기에 이르러 갑상선 절제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하면서 필연적으로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증가하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갑상선의 생리 및 갑상선 호르몬의 역할 등이 연구되게 되었다. 이 당시의 갑상선 수술은 Bern대학의 교수인 Kocher에 의하여 주도되었다. 그는 1872년에 처음으로 갑상선 절제를 시작하여 1901년까지 2,000여 례의 수술을 시행하면서 수술 사망률이 4.5%라는 그 당시로서는 아주 좋은 결과를 이루어 놓았다. 이로 인하여 그는 갑상선 수술의 아버지라는 영예와 1909년에는 노벨의학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함께 얻게되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갑상선 수술 및 연구의 무대는 미국으로 옮겨져 Halsted, Mayo, Crile, Lahey등의 대가를 낳게 되었다. Halsted는 해부 생리학적인 바탕위에서 갑상선 절제의 기본 술식을 개발하고 이에 필요한 여러 가지 기구를 직접 고안하였으며, 갑상선 수술에 국소 마취를 처음으로 도입하여 사망률을 낮추는 데 공헌하였다. Mayo는 그의 동료 Plummer와 더불어 갑상선 중독증의 수술에 공헌을 하였으며, Crile은 갑상선 절제술 뿐 만 아니라 경부 곽청술을 1906년에 발표함으로써 두경부 수술의 효시가 되었다. Lahey는 생애 통산 10,000여 례에 이르는 많은 갑상선 절제를 하였다. 그는 이 경험을 토대로 많은 임상 정보를 남겼으며 그의 수술 수기는 현대 갑상선 절제술의 기본이 되었다.
2. 갑상선 수술 방법의 종류
갑상선 질환의 수술 방법은 목적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방법에 의한 수술전 검사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진단이 되지 않거나 이학적 소견과 검사 결과사이에 일치되지 않는 결과를 얻었을 때에 시행할 수 있는 것이 진단적 수술(Diagnostic procedure)이다. 이 수술은 검사 방법의 다양성과 정확성으로 인하여 점차 줄어들고 있다. 가장 흔히 시행되는 것은 근치적 수술(Curative procedure)로서 모든 갑상선 질환에 적용될 수 있는 수술이다. 이 방법을 악성 갑상선 질환에 적용할 때에는 그 술식에 대하여 여러 가지 논란이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절제적 수술(Ablative procedure)은 갑상선 질환에서만 독특하게 적용되는 방법으로 주로 악성 질환에 이용되며 방사성 요드 치료나 기타의 부가 치료를 전제로 하고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수술 요법의 대상 질환
갑상선 결절
갑상선에 결절을 만드는 질환은 대체로 갑상선종, 염증성 질환 및 신생물등 세가지로 나눌 수가 있으며, 위에서 언급한 수술 목적에 따른다면 결절을 만드는 모든 갑상선 질환이 수술 요법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필자가 현재까지 경험한 질환은 양성 질환이 선종성 갑상선종(83.9%), 여포선종(13.3%), 하시모토병(1.9%), 아급성 갑상선염(0.3%), 선천성 갑상선종(0.3%), 갑상선 결핵(0.1%)등이고, 악성이 유두암(83.6%), 여포암(12.0%), 수질암(1.3%), 미분화암(2.9%), 림프종 (0.3%)등이었다. 종류가 매우 다양함을 알 수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많은 것은 선종성 갑상선종과 유두암으로 이 두가지가 앞으로의 주 토론 대상이 될 것이다. 그레이브스 병은 이번 토론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1) 갑상선종의 수술 요법
갑상선종은 그 형태나 기능의 변화에 따라 미만성인가 결절성인가, 과기능성인가 비기능성인가, 단일 결절인가 다발성 결절인가, 일측성인가 양측성인가로 구분할 수 있는데, 발생 기전 자체 보다는 어느 병기에 있는가가 그 형태를 더 좌우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또는 전격적으로 자라는 결절이거나 기도에 압박 증상을 초래하는 결절이거나 보기에 매우 흉한 결절인 경우는 수술 요법의 적응증이 될 수 있다. 수술은 해당 부위의 갑상선 절제로 충분하다. 양측성인 경우는 갑상선 전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으나 결절만 절제하는 완곡한 수술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유념할 일은 갑상선종은 다른 갑상선 질환과 함께 존재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질환으로 필자의 경험으로는 8.2%에서 갑상선 암종과 병존하고 있었다.
2) 여포선종의 수술 요법
여포선종은 극히 드믄 예를 제외하고는 실질적으로 갑상선 신생물 중 유일한 양성 종양이기 때문에 해당 엽의 전절제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질환이다. 유념할 일은 수술 중에 실시되는 동결 절편 병리 검사상 악성과의 감별이 용이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술 중의 병리학적 검사에만 의존하지 말고 반드시 수술 후의 최종 병리학적 검사를 확인하는 것이다.
수술 중 양성으로 진단되었던 예가 수술후 악성으로 진단된 예에서의 추가 수술 여부는 학자마다 주장이 달라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어려우나, 즉각 갑상선 전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와 추가 수술 없이 경과 관찰을 하는 경우의 두가지로 대별된다. 고분화 여포암의 경우 두가지 경우에 특별히 생존율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포의 분화도가 나쁘거나 혈관 침습이 심한 경우에는 원격 전이 병소에서의 재발 위험성이 높으므로 이러한 경우 방사성 요드 치료 요법을 추가하기 위하여 갑상선 전절제술을 권하고 있다.
3) 갑상선 암종의 수술 요법
a) 유두암
갑상선 암종의 83.6%를 차지하는 암종으로 림프절 전이를 잘하고(50-80%; 필자의 경우는 59.5%), 피막 형성이 잘 되지않는 것이 특징이다.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30-85%로 보고되고 있으나 필자의 경험으로는 17.1%정도이다.
기본 수술 방법은 림프절 절제술을 포함한 갑상선 전절제술 또는 아전절제술이다. 비록 전경부 림프절 전이가 생존율에 차이를 주지 않는다 하여도 전경부 림프절에서의 재발은 기도나 식도 침습등 수술만으로는 처치가 까다로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갑상선 절제술을 새행할 때 림프절 절제술을 함께 시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유두암
b) 여포암
갑상선 암종의 12%정도를 차지하는 암종으로 피막 형성을 잘하고 림프절 전이는 거의 하지 않으며 말기에는 혈행성으로 원격 전이를 잘 하는 특징을 가진 암종이다. 림프절 절제술은 별로 의미가 없으며 갑상선 절제 범위는 유두암보다 더 확대하는 것이 수술후의 보조적 치료를 위하여 바람직하다.
여포암
c) 수질암
C세포 기원의 암종으로 갑상선 자극 호르몬이나 방사성 요드 요법에 반응하지 않는다. 림프절 절제술을 포함한 갑상선 전절제술이 기본 술식이고, 수술 요법만이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가족성 수질암은 양측 다발성인 경우가 많고 그 예후가 나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흔하게 발견되지 않는 것으로 느껴진다.
수질암
d) 미분화암
미분화암은 발생 당시부터 미분화암으로 시작하는 것인지 고분화암에서 전환되는 것인지에 대하여 이견이 존재하고 있으나, 문헌상의 기록이나 필자가 조사한 결과를 참고하면 고분화암에서 전환되었다고 판단되는 것이 80-90%이다. 필자의 실제 경험으로도 87.5%에 이르러 고분화암에서 전환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종양 세포가 여포성 세포의 특성을 잃어버린 까닭에 갑상선 자극 호르몬이나 방사성 요드에 반응을 하지 않는다. 수술 요법에 의한 치료 성적도 매우 불량하다. 진단 당시 근치적 절제가 가능한 경우가 거의 없고,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경우는 고분화암에서 초점성 변화를 일으킨 미분화암인 경우에 국한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자는 10년동안에 16예의 미분화암을 수술한 경험이 있는데 초점성 병변을 가진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1년이내에 사망하였다.
진단 당시 광범위 갑상선 절제술 및 경부 곽청술을 할 수 있는 상태라면 이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치유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 요법이다.
미분화암
e) 림프종
수술 요법보다는 방사선 요법이나 화학 요법이 치료의 원칙이기 때문에 수술 요법은 논외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하겠다.
림프종
4. 수술 요법에서 제기되는 논점
1) 전절제술을 할 것인가 아전절제술을 할 것인가?
갑상선 암종의 수술 특히 고분화암의 수술에 적용되는 술식을 갑상선 전절제술로 할 것인가 아니면 아전절제술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외과의사들 사이에서 항상 논쟁이 되고있다. 전절제술을 주장하는 의사들은 그 장점으로 다발성 병변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고 방사성 요드 요법을 용이하게 할 수 있으며 재발의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장점으로 들고 있으며, 아전절제술을 주장하는 의사들은 생존율에 차이가 없으면서 합병증이 적다는 것을 장점으로 들고 있다.
그러나 양측 주장 모두가 고려하고 있지 않은 부분이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수술을 하는 외과의사가 갑상선 수술을 전문적으로 하는 외과의사인지 일반 외과의사인지에 따라 그 결과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한 가지로만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일반 외과의사에게 갑상선 전문 외과의사의 수술 방법을 일방적으로 강요할 일도 아니다. 오히려 다음에 논의할 대체 수술 방법을 고려해 보는 것이 한가지 방법일 수 있다.
문헌상의 보고 내용을 종합하거나 필자의 경험으로 보아 고분화암의 재발율에 더큰 영향을 주는 것은 갑상선 절제 범위 보다는 오히려 진단 당시의 병기이다. 즉, 주위 조직으로의 침습 여부나 림프절 전이 여부이다. 따라서 재발율을 감소시키기 위하여는 갑상선 병소 부위의 절제와 함께 림프절을 철저히 질제하는 것이 갑상선의 절제량보다 더욱 중요하다 할 수 있다. 한편 암종이 갑상선 내에 국한되어 있는 경우에 전절제술이나 아전절제술을 시행하면 완치 여부에 관계없이 수술후의 갑상선 호르몬 투여가 필수적인 반면 전엽절제술을 시행한 경우에는 완치 증례에서 갑상선 호르몬 투여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러한 사실은 무조건 갑상선 절제량만을 고려한 수술을 할 것이 아니고 병기에 따라서 각각 다른 수술 방법을 적절히 적용하는 것이 한가지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수술후 호르몬 투여에 관한 한 초엽절제술(more than lobectomy)을 하느냐 전엽 절제술을 하느냐 하는 것을 결정하는 것이 더 의미가 클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고분화암은 예후가 좋기 때문에 보존적 수술 방법을 하여도 그 결과가 양호하기 때문에 '과격하지 않은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보존적 수술이라하여 수술 자체를 소극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갑상선 암종이 기도나 종격동에 파급되어 호흡에 지장을 초래한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줌으로써 양호한 예후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에는 절대로 '과격하지않은 수술'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보존적 수술은 합병증의 발생을 최소화 하면서도 과격한 수술과 동일한 치료 성적을 얻기를 기대하면서 시행하는 고난도의 수술 방법임을 이해하여야 한다.
4) 절제적 수술 방법은 과연 효과가 있는가?
고분화 갑상선 암종은 일반 암종에서 이야기 되고있는 수술의 비적응증에 해당되는 예가 거의 없다. 원격 전이가 있어도 절제적 수술을 한 후 다른 보조 치료를 함으로써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따라서 원격 전이가 동반된 암종이라하여도 보조적 치료 요법을 위하여 갑상선 자체에 대한 수술은 시행하는 것이 좋다. 다만 미분화암은 예후가 매우 불량하고 보조적 치료 요법도 효과를 기대할 만한 것이 드믈어 고분화암과는 다르게 취급되어야 한다.
(자료출처: http://oskhouse.blogspot.kr/2012/11/blog-post_13.html?m=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