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책을 읽어야 할까? 라는 물음에 답할 수 있는 책이다. 책을 읽고 있다가 지친 사람들, 경쟁적으로 책을 읽는 사람들, 지식만 추구하려는 목적으로 책을 대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책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게 만드는 책이다. 외과의사이기도 한 저자 나쓰카와 소스케는 고양이를 의인화하여 혼자만 책 읽기만 좋아하는 주인공 고등학생을 만나 책 세상을 구해달라고 주문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얼룩고양이는 주인공 린타로는 4개의 미궁 세계로 안내한다. 책 세상을 파괴하려는 음흉한 계략을 펴고 있는 이들을 곳곳에서 만난다.
" 한 권을 열 번 읽는 사람보다 열 권을 읽는 사람이 존경 받는 세상이야" "사회에서 중요한 건 책을 많이 읽었다는 사실이지" (67)
남에게 보이기 위해 독서하는 전형적인 사람들의 모습이다. 쌓아놓기만 하지 책을 깊이 읽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다. 우리의 옛 성현들 중 세종대왕, 김득신, 이덕무 등은 책 한 권을 수 만번씩 읽었던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그들이야 왜 새 책을 두루두루 읽고 싶지 않았겠는가? 한 권을 여러 번 읽을 때 얻게 되는 좋은 점을 일치감치 깨달았기 때문일게다.
세상의 모든 책을 싹둑싹둑 잘라내는 독서연구소 소장을 만난 린타로는 어려운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하는 이유를 할아버지가 해 주신 말씀을 기억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책을 읽는 것은 산을 오르는 것과 비슷하지. 책을 읽는다고 꼭 기분이 좋아지거나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아. 때로는 한 줄 한 줄을 음미하면서 똑같은 문장을 몇 번이나 읽거나 머리를 껴안으면서 천천히 나아가기도 하지.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치면 어느 순간에 갑자기 시야가 탁 펼쳐지는 거란다."(124)
대충 줄거리만 읽고 책 한 권을 다 읽었다고 하는 사람들, 입시 목적을 위해 요약만 읽고 대충 건너 뛰는 사람들에게 책 한 권을 묵직하게 완독할 필요성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
책을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출판사 사장을 만난 린타로를 다음과 같이 설득한다.
" 출판사에 필요한 건 세상에 무엇을 전하느냐가 아닙니다. 세상이 무엇을 원하는 지 아는 것이죠"(185)
" 책의 가치를 정하는 건 감동의 깊이가 아니라 발행 부수죠. 현대 사회에서 모든 가치를 정하는 건 돈입니다." (190)
시중에 다양한 책들이 많이 출판되고 있다. 출판사에서는 당연히 돈이 되는 책들을 출간할 것이다. 저자들도 출판사의 요구에 맞춰 돈이 되는 방향으로 글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고. 저자는 그런 세대를 비판적을 풍자한다. 책의 목적은 '돈' 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을 출간되어야 한다. 당장 인기에 목말라, 돈에 쫒겨 세상이 원하는 책을 쓸 것이 아니라 세상을 구하기 위한 책을 써야 한다.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책을 읽는 이유는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듣기 위함이다.
"괴로워하는 사람, 슬퍼하는 사람, 기뻐하는 사람, 웃음을 터뜨리는 사람. 그런 사람들의 말고 이야기를 만나고 그들과 하나가 됨으로써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어요"(261)
할아버지가 물려준 고서점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린타로는 얼룩고양이를 만나고서야 알게 된다. 어린 나이에 고서점을 지켜가는 린타로의 모습이 거센 물살을 헤쳐 올라가는 연어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세상의 가치관을 따르지 않고 책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한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