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일찍 와야겠다!
두월노을마을에서 함께 합숙하는 수연과 의논하여, 각자에게 맞는 시간대에 출근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8시 5분 즈음에 복지관에 도착해서 복지관 앞에 계신 어르신께 인사드리니 "실습생이지?" 하셨습니다.
"네~ 맞습니다!"
"여기서 기다려~" 어르신께서 가리키신 곳은 복지관 옆 건물인 교육관이었습니다.
교육관 안에 정연 언니가 빼꼼 보였기에 반갑게 다가갔습니다. 정연 언니 설명에 따르면, 제게 알려주신 어르신은 어르신 공공 일자리에서 가장 오래 일하신 분이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알아요?" 제가 정연 언니에게 놀람 섞인 표정으로 물어보니, 며칠 전에도 일찍 와서 어르신과 인사 나눈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또한, 일찍 오면 어르신들께 인사드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지나가시는 어르신들께 인사드리니 반갑게 인사받아주시거나 "실습생이지?" 하며 아셨습니다.
자연스레, 앞으로도 일찍 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인사드리면서 매일매일 안면을 익히다 보면, 본격적으로 마을캠페인 할 때 알아봐 주시지 않을까요?
비 오는 날, 운치 있는 성산근린공원 산책하고 보글보글 즉석떡볶이 먹다
10시에 가까워지니 또 돌아다니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마을캠페인이 끝나면 주민활동가들과 함께 야외 종결 모임 할 장소를 알아봐야 하기에 성산근린공원에 한 번 가고 싶었습니다.
"우리, 성산근린공원에 갈까요?" 어제 수변공원을 거닐었기에 오늘은 나 혼자 가겠지, 약간은 자신 없이 동료들에게 물었습니다.
효진 언니가 당장 "좋아~"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 근처인 김제전통시장에 맛있는 칼국수 집이 있으니 거기서 점심 먹자고, 효진 언니가 덧붙이니 동료들이 하나둘 "좋다~" 하며 일어났습니다.
저, 정연 언니, 효진 언니, 수연이 총 네 명이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도 효진 언니가 앞장서 줘서 헤매지 않고 일찍 도착했습니다. 효진 언니 고맙습니다.
효진 언니 말처럼 성산근린공원은 잘 가꾸어진 공원보다는 동네 뒷산 느낌이 강했습니다. 비가 오니 촉촉한 숲 내음이 가득 밀려와 좋았지만, 계단이 많고 가팔라서 어르신과 아이들이 오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푸르른 숲 내음 마시니 아주 상쾌했지만, 가파르고 많은 계단을 보면 수변공원이 더 좋겠다 싶었습니다.
(그래도 오늘 같이 선선하다면, 와도 괜찮겠습니다. 주민활동가들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직접 선택하도록 거들어야겠습니다.)
큰 정자를 발견해 앉아서 함께 사진 찍었습니다.
모기가 많았지만, 성산근린공원에 온다면 주민활동가들과 함께 정자에서 잠깐 사진도 찍고 쉬기도 하면 좋겠습니다.
비오는 날, 길에 생긴 물웅덩이를 찰박찰박 밟으며 동료들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깔깔 아하하하하 많이 웃었습니다. 매우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
지금 생각해보니, 낭만이 뭐 별건가 싶습니다. 이렇게 함께 걷고 웃고 이야기함이 곧 낭만이자 추억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특별하게 무언갈하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특별한 추억이 될 듯합니다.
엄지를 들게 했던 맛집 '신당동 옛날 떡볶이'!
효진 언니가 강하게 추천한 즉석떡볶이 맛집인데, 가길 잘했습니다.
전혀 달지 않고 매콤 짭짤한, 본연의 맛에 충실한 떡볶이였습니다.
그런데도 매우 맛있었습니다.
비 오는 날, 보글보글 즉석떡볶이 맛집 추천해 준 효진 언니 고맙습니다.
복지관으로 돌아가는 길에 동료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습니다.
우리는 면 지역, 동 지역으로 나눠서 활동합니다. 활동 지역이 다르고 머니 자주 마주치거나 길게 대화하기는 조금 어려울 듯합니다.
자연스레, 선행학습 주간이 아니면 동료들과 온전히 어울릴 시간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행학습 주간에 선행학습도 열심히 해야겠지만, 동료들과 즐거운 추억도 쌓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비 오는 날도 잘 누렸습니다.
낭만과 즐거움 가득! 잘 누렸습니다~
타인과 조화롭게 살아야겠습니다
점심 먹고 복지관에 들어오고 잠시 쉬고 있으니 김준수 관장님께서 오셨습니다.
이런저런 대화와, 김준수 관장님께서 하시는 말씀에 웃기도 하다가, 동료들이 "MBTI 해석해 주세요~" 부탁드렸습니다.
해석만 부탁드렸지만, 아예 검사와 설명까지 새롭게 해주신 김준수 관장님께 감사합니다.
저는 김준수 관장님께서 MBTI 검사하는 목적을 설명하신 말씀이 인상 깊었습니다.
"타인과 조화롭게 살기 위해서 MBTI 검사하는 거죠~"
저는 MBTI 검사가 이제껏 '나를 알게 돕는 도구'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물론 MBTI 검사가 저를 알도록 도와줘서 궁극적으로는, 타인과 조화롭게 살도록 궁리하게 도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터널 속에서 두 줄기 빛을 본 듯'의 의미
저는 사전연수 전에 생활복지운동 선행학습을 여러 책으로 꽤 했었습니다.
그러니 구상은 이미 했지만, 이 구상이 실제로 실현 가능한지 잘 몰라서 막막했습니다.
어르신과 함께해본 경험도 전무하기에, 어르신 체력이나 상황 따위에 맞는 계획이 어떤 건지 잘 몰랐습니다.
잘하고 있나? 확신이 없었습니다.
결국 준혁 오빠와 단둘이 대화하는 가운데, 조금 울었습니다.
이렇게 있는 것보다 차라리 주민활동가들과 만나 제 구상이 구체화되면 좋겠다고 말했더니, 준혁 오빠는 인상 깊은 조언을 해줬습니다.
"도영이 지금 무척 조급한 것 같아. 우리의 입장만 고려하면 안 될 것 같아. 관계에 있어서는 여유가 있는 편이 나은 듯해.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어."
"사업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면 결과만 중시할 수 있어."
구상은 밑그림 정도인데, 당사자와 만남은 채색하는 과정에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채색과 밑그림이 전복되면 안 되겠습니다.
구상하는 이유는 사업을 진행하는 '흐름'을 보기 위함입니다. 당사자와 활동하면서 그때그때 상황마다 구상을 바꾸는 유연함도 필요한 만큼, 구상에 너무 집착하면 안 되겠습니다.
또한, '사람'과 '사람'이 만납니다. 어느 한 쪽 일방이 조급하다고 해서 만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만난다면 어느 한 쪽에게라도 유익이 있을까요?
그 일방의 조급한 마음이 상대방에게는 부담과 불편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이렇게 준혁 오빠와 대화한 덕분에 1차로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습니다.
마침 딱 알맞게(?) 박상빈 선생님께서도 수퍼비전 해주셨습니다.
캠페인이라고 하면 다들 뭐가 떠오르나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 종이를 나눠주고 어떤 활동에 참여하길 권하는 사람들... 이렇게 떠올릴 듯합니다.
박상빈 선생님께서 발상의 전환이 될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강감찬관악복지관 부침개 나눔 이야기 봤지요? 그렇게 코로나19에도 비대면으로 나눌 수 있는 방법도 한 번 생각해 봐요."
이 말씀을 듣고,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하는 마을캠페인은 결국, 이웃 인정을 살리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그러니 부침개든 뭐든 주민활동가들이 잘하실 수 있는 음식을 부담 가지 않게 몇 인분 더 하도록 거들어서 이웃 집에 방문하여 나누는 것으로 이웃 인정을 살릴 수 있습니다.
굳이 캠페인에 맞춰야 한다면 (흔히 떠올리는 캠페인을 떠올린다면), 구호를 덕담처럼 정해서 이웃집에 음식 주며 구호 겸 덕담을 말할 수 있겠습니다.
코로나19가 어쩌면 기회(?)일 수 있겠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캠페인 형식에서 벗어나, 가급적 비대면 상황이면 좋겠다는 지침에 따라 더욱 이웃 인정을 살리는 방향으로 할 수 있습니다.
소규모로 만나야 한다는 제약은, 캠페인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이 결국 변화하지 않음에 주민활동가들이 실망하기보다는 그 주민활동가 가까이 있는 둘레 사람과 관계를 강화 유지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생활복지운동은 지역사회를 통째로 만나 대중을 변화시키는 데 목적이 있는 활동입니다.
그 목적을 실현하고자 한다면 정수현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제가 주민활동가들에게서 지인을 소개받고 그 지인에게서 또 지인을 소개받아 활동을 함께하길 부탁드리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나눔을 부담스러워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1. 부침개를 예시로 들어 이웃과 나눔이 부담스럽지 않음을 설명드립니다. 하고 싶은 만큼, 하실 수 있는 만큼 하면 좋겠다고 거듭 말씀드립니다. + 반응이 미적지근하면, 혹시 어떤 음식을 잘하시는지 여쭙니다.
2. 음식 하기 싫다 하시면, 혹시 가족 이웃에게 코로나19에도 잘 지내라고 응원하는 문자나 전화를 나눠줄 수 있는지 여쭙니다.
3. 1번 2번 어느 하나라도 해주신다면, 아파트를 위해 수고해 주시는 분들인 경비원 / 미화원 / 관리사무소 / 통장단에 영상으로 응원해 주실 수 있는지 여쭙니다.
(부담스러워도 망설이신다면, 해주실 여지가 보인다면, 거들어드릴 수 있는 정도를 말씀드립니다. 제가 함께 출연해도 좋고, 긴 말씀보다 응원하는 마음이 더 중요하겠다고 말씀드립니다.)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신다면? (물어보시기 전에 말씀드릴 것을 염두에 둠이 좋겠습니다.)
코로나19로 서로 거리 두는 게 옳다고 말하는 씁쓸한 현실을 말씀드리며, 이런 때일수록 적적하거나 외롭지 않게 이웃과 나누는 검산동이 되면 좋겠다고 말씀드립니다.
아파트를 위해 수고해 주시는 분들이 매일 보이지 않게 주민들을 위해 일하고 있으니, 코로나19로 더욱 힘든 시기에 응원하는 마음을 나누면 그분들이 더욱 힘내실 수 있겠다고 말씀드립니다.
이렇게 다시 새로운 구상하면서 '여러 자료들을 읽으며 캠페인에 적용해도 될 만한 것들만 취하는 자세'로 다시 선행학습에 열심이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터널 속 두 줄기 빛이 되어준 준혁 오빠, 박상빈 선생님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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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0.07.22 23:53
@송은주 은주~~ 응원 고맙습니다 😊
제가 감사기록에도 썼듯,
마음과 생각이 깊은 동료들과 함께하게 되어 복이라고 느낍니다.
제가 조급함을 잘 느껴 한치 앞 걷는 길만 본다면, 동료들은 여유 있게 몇 발자국 걷고 난 다음도 본다는 느낌이에요.
고맙습니다 💕
저도 동료들과 함께하며 인간관계에 있어서 여유로운 태도를 배워야겠어요~ 😄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0.07.23 07:06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0.11.16 11:07
고마워요~ 😄
이제 3일차인데, 제가 너무 쉽게 풀이 죽나 싶어서 기록하기 망설였지만,, 나중에라도 제가 조급하면 이 기록을 참조하면 좋겠어요.
'사람 일이니 예의와 도리를 지키자.' 제가 이렇게 생각하길 바라요.
언니의 글이 이렇게 빛을 발하네용~ ㅎㅎ
정말 좋은 동료들을 만났고, 동료들이 해주는 따뜻한 응원 지지 격려가 고맙습니다 💕
아! 저는 복 받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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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밝은 모습이라 운지 몰랐는데,, 마음속에 사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나보다ㅠㅠ 너무 담아두지 말고 힘들면 털어놔도 좋아! 다 털어내고 나면 속이 시원해지니까 ㅎㅎ
긴 시간은 아니지만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느낀 도영이는 정말 장점이 많아 항상 밝고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거 같아 그 밝은 에너지로 지역 주민들과 좋은 사업 이끌어가길 응원할게:)
매일 아침 복지관은 우리가 책임지자!!ㅋㅋㅋㅋ 우리 오늘도 화이팅❤️
우리가 하는 구상은 밑그림이고 채색은 당사자의 몫이라는 부분이 무척 인상깊어요! 생각해보면 저도 밑그림 밖으로 삐쭉 튀어나가게 칠하기도 하고, 빨간색으로 하려다 보라색으로 칠하기도 했어요. 그런 마음으로 저도 준비해야겠습니다! 도영의 뜨거운 열정이 지역사회에 온도를 맞춰 따뜻하게 흐르기를 응원합니다 💕
응원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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