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활용 나선 증권사…신용점수 관리부터 투자성과 리포트까지
6개 증권사, 올 초부터 마이데이터 사업 본격화
하반기 최대 9곳 증권사 사업 참여 전망
마이데이터 사업 후발주자인 증권업계가 다채로운 서비스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고객 유치에 나섰다. 올 초 마이데이터 사업을 선제적으로 허가받은 7곳의 대형 증권사 외에도 하반기 최대 9곳의 증권사가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보여 시장을 둘러싼 금융업계의 유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금융업계와 핀테크, 통신 기업 등이 개인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개인 데이터의 관리 주체를 기존 기업 중심에서 개인 중심으로 전환하는 게 핵심이다.
가장 먼저 토스와 카카오뱅크 등 핀테크 기업이 빠르게 시장에서 치고 나가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증권사들도 속속 새로운 서비스를 공개하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현대차증권 등 7개 증권사는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했다. 신한금융투자와 교보증권, 대신증권 등 9개 증권사도 예비허가와 본허가를 각각 신청하며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우선 고객들의 서비스 경험을 확장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본격적인 서비스에 앞서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신용점수 올리기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존 빅테크 기업들의 신용점수 올리기 서비스가 통신비, 건강보험 납부내역 등의 비금융 성실납부 정보 항목을 통해 신용점수를 높였다면, 미래에셋증권은 금융 마이데이터 제도를 통해 수집된 금융자산, 연금 납입 내역도 합쳐져 가점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세훈 미래에셋증권 디지털플랫폼 본부장은 “기존 데이터와 연금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성실납부 정보를 더해 추가 가점을 받을 수 있도록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알고리즘을 개발했다”며 “마이데이터와 신용 점수를 접목한 최초의 서비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주식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식 진단 서비스는 고객이 보유한 종목이 몇 점짜리 주식인지, 해당 종목이 속한 업종은 몇 점인지 확인할 수 있다. 업종의 점수와 순위로 해당 업종의 투자 매력도를 점검하고, 해당 업종에 보유 중인 주식의 점수와 순위를 차례대로 확인해 비교할 수 있다.
고객마다 보유 종목 업종의 상위 3개 종목 등도 확인할 수 있어 추가 정보 확인도 쉽고 비교도 가능하다. 투자성과리포트는 다른 금융사 보유 주식과 펀드의 금융상품 투자 성과를 분석한다. 이번 달 주식 투자로 얼마의 수익을 실현했는지, 배당금까지 포함한 종목별 성과를 제공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본격적인 마이데이터 사업 행보에도, 기존 핀테크 회사들과 차별화하기 위해선 투자 중심의 플랫폼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서비스가 자산관리와 소비패턴분석, 투자가이드 등 차별성이 떨어지는 서비스를 제공하다보니 증권사 고유의 색깔을 찾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사업 초기라 서비스나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차별화가 많이 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개발자를 충원하고 전담팀을 꾸리는 등 장기적 계획을 세워 시스템을 구체화시켜나가는 추세”라며 “투자를 통해 자산을 증식시키는 증권 특성에 맞는 서비스들이 조금씩 늘어나게 되면 시장에 먼저 진입한 곳들과 그때부터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방송] 2022.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