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리포스트=이진주기자] 서울뉴타운 내에서도 최고의 사업지로 꼽히고 있는 한남뉴타운이 본격적인 사업에 돛을 달고 있는 가운데, 한남지구 내 촉진구역들이 속속 조합설립인가를 받거나 창립총회를 개최하면서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속도를 높이고 있는 타 구역에 비해 다소 사업이 늦어지고 있는 한남1구역과 4구역은 한남뉴타운 내에서도 입지조건이 뛰어나고 특히 한남1구역의 경우 이곳이 사업추진이 돼야만 한남뉴타운 전체가 사업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지형적인 요건을 갖추고 있어 사업추진이 요망한 곳이다. 일부 반대하는 주민들로 인해 사업이 지체됐던 한남1구역 관계자를 만나 현재 진행상황과 향후 사업계획을 들어봤다.
한남뉴타운 내에서도 반대파와의 대립이 심각해 그간 갈등을 겪어왔던 한남1구역이 드디어 반대하는 일부 지역을 제척하고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이곳 한남1구역에 갈등조정관을 파견하는 등 재개발 찬·반 논란에 따른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그간 실마리를 찾아왔지만 결국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개발에 찬성하는 추진위원회와 주민들은 한남1구역 일부 반대하는 지역만을 제척하고 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반대하는 주장 측은 일부를 제척하고 개발할 경우 개발구역 형태가 이상해지는 것은 물론 도시 미관도 어지럽힐 수 있다며 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러한 의견대립으로 인해 서울시는 지난 2월 갈등조정관을 파견하는 등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전수조사에 들어간 바 있다. 서울시는 갈등조정관을 2주에 한번씩 조정회의를 갖는 등 각고의 노력을 펼쳐왔지만 지난 7월 11일 마지막 조정회의를 가지면서 결국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로간의 의견차를 좁히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 이상의 조정회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그간 2차에 걸친 만남에 대한 질의서를 보낸 바 있다. 한남1구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상호 비방과 유언비어를 해소하고 각자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하나 재개발사업 가부에 대한 결정은 반드시 개발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용산구 전 지역이 재개발로 인해 변모하여 서울시 25개 구청 중 자립도 23위에서 5위로 격상하게 됨은 물론 서울역~용산역간 100만평 상세계획구역 개발의 소산이므로 상대적으로 낙후된 한남뉴타운 지역을 신속히 개발하여 삶의 질 향상과 후손에게 물려줄 문화유산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향후 사업의 가·부 결정이 조속히 이뤄지기 위해 뉴타운사업 지구지정 당시 포함되지 않았던 지역을 제척하고 동의율이 높은 지역만을 추진할 수 있도록 서울시에서 지구지정 변경을 조속히 결정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일 모두가 각자의 재산권보호를 위한 권리라고 생각하나, 개발을 찬성하는 절대다수의 권리행사를 극소수의 반대자가 방해하고 있음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시하는 비민주적인 처사이므로 다수의 의견을 존중해 조속히 재개발사업이 진척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최근 발표한 실태조사 등을 통한 제도적 해결방법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한남1구역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공공관리제도란 관이 공공을 위해 계획을 수립했으면 주민이 손해를 보지 않는 범위에서 신속히 사업을 진행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시작한지 10년이 다 되도록 방관만 하는 서울시 공무원들의 직무유기에 답답함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한남1구역 관계자는 서울시의 기존 계획(안)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크라운호텔, 사우디 대사관, 고급 주택단지 등이 포함돼 있어 사업에 대한 반대입장이 나올 것이 뻔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계획(안)에 포함시켜 화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특히 크라운호텔의 경우 현재 외국인 관광객이 넘쳐나고 있는 이태원의 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이곳을 업무지구로 환원하는 기존 개발 계획(안)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남1구역 송덕화 추진위원장은 현재 구역 내 재개발에 찬성하는 52%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반대 지역을 제척하기 위한 동의서를 받기 위해 준비 중이다. 또한 반대지역을 제척했을 때의 설계 및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주민설명회를 갖기 위해 현재 노력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설명회 이후 본격적인 제척을 위한 동의서 징구를 시작할 예정이다.
제척하는 세대수는 180여 세대로 이곳 일부 반대 구역들을 제척할 경우 면적은 35%정도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추진위원회는 제척동의서와 함께 조합설립 동의서도 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서울시 뉴타운 출구전략 발표 이후 해제 대상구역으로 대두된 한남1구역은 현재 업계와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곳으로, 이태원관광특구에 포함된 한남1구역은 2003년 뉴타운 지구지정이 되기 전인 2001년부터 이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도심재개발지구로 지정해달라는 청원을 서울시에 지속적으로 넣는 등 재개발에 대한 의지가 강한 구역 중 하나였다.
현재 성업중인 이태원 엔틱가구거리와 술집 등 점포들은 열악한 주거환경과 좁은 골목길, 노후된 건물에도 불구하고 최근 용산구청이 인근으로 이전하면서 상권이 더욱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다. 한남뉴타운 중에서도 용적률이 높고 입지조건이 좋아 사업성이 높기로 유명한 이곳 사업이 다른 구역보다 늦춰지고 있는 것은 주민갈등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 공공관리구역 시범지구로 지정된 이후 선정한 정비업체가 부도가 나면서 지난해까지 2년여동안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했던 것. 각종 악재가 겹쳐 사업이 지연되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사업을 염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남1구역은 주민설명회 이후 제척동의서와 조합설립동의서를 함께 징구해 금년 12월 안으로 조합설립창립총회를 열 계획이다.
이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