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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스크랩 내가 페이스북을 사랑하는 이유
송 인 추천 0 조회 46 15.02.19 02:5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너무 사생활을 노출시키는 것 아닙니까" 페이스북을 하면서 자주 듣는 질문이기도 하다. 미주알, 고주알 다 올린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관점이 달라서 그럴게다. 사실 나는 거의 있는 그대로를 옮긴다. 내가 말하는 삶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나와 남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를 '외계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는 얘기다.
?
그렇다면 페이스북을 그만 두어야 할까. 가식이 섞인 글이라면 단연코 반대한다. 아무리 짧은 글이라도 진정성이 담겨야 한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가식이란 있을 수 없다. 내가 정직하지 못하다면 그들이 나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겠는가. 페이스북 역시 마이웨이다. 앞으로도 지금과 달라질 바 없다.

 

 

 

 

페이스북의 장점은 적지 않다. 특히 나에게 페북은 은인과 마찬가지다. 결과적으로 일 자리를 구해줬고, 글을 쓸 수 있는 동기도 제공해주었다. 무슨 말이냐고 의아해 할 수도 있을 게다. 잠시 백수생활을 하고 있을 때 지인이 페북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래서 지금 신문사에 들어올 수 있었다. 그 분이 입사를 주선했던 셈이다.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 에세이집 6~8권은 페북에 올렸던 글이 모태가 됐다. 요 몇 년은 나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페북의 최고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소통에 있다. 나 아닌 다른 사람과의 관계다.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인간이 혼자 살 수는 없다. 누군가와 함께 해야 한다. 그리고 싫으면 친구 관계를 끊을 수도 있다. 나도 지금까지 페북을 하면서 몇 명과는 친구를 끊었다. 아주 저속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그 분들을 욕할 것이 아니라 끊으면 자동적으로 해결된다. 내가 사는 방식이 싫은 사람도 있을 터. 그 분들도 나와 친구 관계를 끊었을 것이다. 결국 사람은 끼리끼리 어울릴 수밖에 없다. 자기와 뜻이 맞는 사람끼리 뭉치면 된다.

 

 

 

 

밖에 페친들도 종종 만난다. 한 달 전쯤 약속을 했다. 내가 먼저 페이스북에 친구 초대의 글을 올렸다. 딱 다섯 분을 모시겠다고 했다. 의아해하는 분들도 있었다. 왜 하필 다섯 명이냐구. 그러나 여섯 명만 넘어가도 대화가 분산돼 그렇게 했다. 모두 네 분이 초대에 응해주었다. 나까지 포함하면 다섯 명이 저녁을 한다. 여자 둘에 남자 셋이다. 서로 얼굴들은 모른다. 카카오톡을 통해 인사는 나눴다. 음식점도 같이 결정했다. "식당 추천 받습니다. 한 곳은 라칸티나(이태리 식당), 또 한 곳은 태진(삼겹살과 생태찌개 유명). 두 곳 모두 30년 가까이 된 저의 단골집입니다. 폭탄주도 한 잔 했으면 합니다." 내가 제안했다. 역시 한국사람들. 태진으로 결정했다. 시간도 의견을 반영해 저녁 6시 30분으로 정했다. 민주주의 원칙을 충실히 지켰다고 할까.
?
마지막으로 참석을 확인하는 메시지도 보냈다. 모두 ok. "혹시 늦으면 구박하시겠죠?" "처음 자리지만 편안한 복장으로 가서 뵙겠습니다." 단호(?)한 나의 모습을 전해드렸다. "시간엄수, 복장 자유" "아~~" 한탄이 나온다. 페친 모임은 이렇게 최종 조율했다. 한 달 동안 기다려온 만남이다. 가을쯤 또 한 차례 모임을 계획하고 있다. 원정 만남이 될 지도 모르겠다. 대전에서도 페친들과 모임을 하잔다. 온라인도 나름 의미있지만, 오프라인은 더욱 설레게 한다. 

 

 

 

 

그동안 적지 않은 페친을 사귀었다. 2014년에만 두 배 가량 는 것 같다. 이 가운데 얼굴을 아는 친구는 대략 몇 명쯤 될까. 아무리 많이 잡아도 1,000명은 넘지 않을 듯 싶다. 자주 소통하는 페친도 나중에 사귄 친구들이다. 페북이 소통의 장을 만들어 주었다. 이제 150명 이상은 더 사귈 수 없다. 5,000명까지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3,000번째 ,3,333번째, 4,444번째 페친과 작은 이벤트를 했다. 5,000번째 페친과도 같은 행사를 할 계획이다. 3월 안에 5,000번째 페친이 탄생할 것 같다. 앞으로 더 소통을 강화할 생각이다. 지금처럼…

 
글 /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오풍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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