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치 極致
극도(極度)에 다다름[致]. 또는 그런 경지.
그보다 더 할 수 없을 만한 최고의 경지나 상태.안녕하세요? 설 첫 연휴 포스팅으로 인사드리는 컬처블룸 에디터 땀띠소녀입니다.
올 연휴는 코로나로 인해 몸보다는 마음으로 함께하는 연휴가 될 것 같네요.
컬처블룸 식구분들, 혹시 경주여행을 가보셨는지요? 경주에 가면 꼭 들르는
경주 황룡사역사문화관 안에 걸려있던 사진같았던 그 그림이 오늘
소개드릴 김영택 화백의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전시 소개 시작합니다.
오늘 제가 소개할 전시는 정교함의 극치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펜화 드로잉 아티스트 김영택 화가(1945-2021)의 전시입니다.
그는 섬세한 펜으로 한국과 일본, 전 세계의 고건축물을 표현하여 사라지거나 변형된 건축물,
문화재를 세밀한 펜화로 생명력을 불어넣는 펜화 거장입니다.
서울 기념비전 복원화 India ink on paper 26x36cm
1945년생인 그는 홍익대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숭실대 경영학 석사를 마쳤습니다. 그 이후
광고 회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합니다. 홍인 디자인그룹을 세워 20년간 경영, 93년
국제 디자인 단체인 ITC(International Trademark Center)가 전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에게 수여하는 ‘디자인 앰버서더’ 54명 중 한 명에 선정됩니다. 또한 다음 해 ITC 주최로 벨기에 오스탕트에서 열린 제1회 세계디자인 비엔날레 초대작가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 들린 작가는 그곳에서 프랑스의 화가이자 삽화가인 귀스타프 도레(1832~1883)의 펜화로 그린 그림 성서를 보고 펜화의 매력에 매료되지요.
프랑스 노르망디 몽 생 미셸 India ink on paper 41x58cm
당시 동양의 붓 문화와 달리 서양은 펜 문화가 발달하여 기록화가
발달되었다는 것을 착안한 그는 펜촉을 사포로 갈아 0.05mm, 0.03mm 굵기로
만든 후 도화지에 50~80만 번의 선을 그어 완성시키는 '기록판화'라는 장르를 개척합니다.
그 이후 그는 본인만의 한국적 스타일로 펜화를 그려나가며
2001년부터 10년간 중앙일보에 <김영택의 펜화 기행><세계건축문화재 펜화기행>
2004년 주간조선 <김영택의 펜화로 본 한국> 등으로 연재도 합니다.
그 기간에 건축문화재의 아름다움을 펜화로 알리며 훼손된 문화재는 복원하여
선조의 지혜와 가치를 작품에 녹였습니다.
김영택 원근법
현재 사람이 보고 있는 대상과 카메라의 기록은 다릅니다. 카메라는 정지 이미지를 캡처하지만눈은 환경과 대상에 초점을 맞추어 조정합니다. 작가는 이러한 사람의 시각적 특성을 최대한 살린김영택 원근법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먼 곳은 작게, 가까운 곳은 크게 그리는 서양인들의 원근법이 내가 본다는 인간 중심의 시각이라면, 그의 원근법은 내게 '보인다'라는 대상 중심의 사고방식이라 할 수 있는데 이번 전시를 관람하며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충남 조양문 India ink on paper 46.8x64cm
얼마 남지 않은 이번 전시에는 서울 청계천 수표교 복원화, 영은문 복원화, 혜화문 복원화 등 한국의 풍경 8점, 일본 나라 호류지 금당과 5층 탑, 일본 오사카성, 교토 헤이안 신궁 태평각 등 일본 고건축 복원화 작품,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노르망디 몽생미쉘, 로마 콜로세움,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 등 총 37점을 선보입니다.
이탈리아 로마 콜로세움 India ink on paper 41x58cm
사실 이번 펜화전은 항암치료 중에 준비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난 달 3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개인전을 앞두고 화백은 안타깝게도 별세하셨습니다.
<김영택 펜화전>에서 화백의 숨과 혼이 깃든
다양한 작품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