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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주저리] 스크랩 이상, 피천득 그들의 삶과 문학
히피 추천 0 조회 106 10.03.26 01:29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 원문 바로가기

 

올해는 우리 근현대문학사의 두 거목 이상(1910-1937), 피천득(1910-2007) 작가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 입니다. 두 작가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동갑내기로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들을 썼다는 공통점을 가졌으면서도 한 사람은 혼돈스러운 생애를 보내며 26세의 젊은 나이에 병으로 요절하고, 또 한사람은 평생 어린아이 같은 천진난만함을 지닌 채 천수를 누리다 노환으로 작고한 대조적인 면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소설 같은 두 작가의 삶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고 주요 작품에 대해 지식자원관리사업으로 구축된 “국가학술연구 DB(http://www.riss.kr)”의 도움을 받아 알아봅시다.

 
>> 이상 김해경

 

“이상은 사람이 아니라 사건이었다.
수많은 꿈이 지나가야 할
통과의례의 난해
그 난해의 현대였다.“ (고은 ‘만인보’중에서)
 
1. 이상(본명 김해경, 1910년 9월 23일 - 1937년 4월 17일)의 생애

 

건축기사이자 시인, 소설가였던 이상의 문학 활동 기간은 27세에 병으로 마친 그의 짧은 생애 중 7년여를 차지합니다. 가족, 여성, 식민지의 사회상을 주제로 현실에 대한 환멸감을 극단적 기법으로 표현한 그의 작품들은 당대에도 주목 받았지만 10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최고의 문제작들로 평가되면서 문학적, 심지어 정신분석학적인 측면에서의 연구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상은 1910년 이발업에 종사하던 집안의 장남으로 출생해 1912년 아들이 없던 백부의 양자로 자랐습니다. 그는 서울대 공대의 전신인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를 거쳐 졸업 후 총독부 건축과 기수로 취직하였습니다. 훗날 백부가 돌아가신 후 그 재산을 물려받아 친부모와 가족과 함께 살지만 가족들의 무지함에 질려 15일 만에 집을 나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작품 활동은 1930년 가족 콤플렉스와 자살 충동을 표현한 자전적 장편소설 '12월12일'을 ‘조선’에 발표하며 시작했습니다. 선과 이미지, 수식과 기하학 등 비문자코드를 시와 소설에 파격적으로 차용해 전위적이고도 실험적이라는 평을 받으며 문단에 충격을 던졌습니다. 1934년에는 시 '오감도'를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하면서 그 난해함으로 독자들의 거센 항의와 문단의 주목을 함께 받았으나 결국 30회로 예정된 연재를 15회로 끝내고 말며, 독자들의 무지를 향해 통탄한 글을 남긴 것은 유명한 일화입니다.

이상이라는 필명은 시 ‘건축무한육면각체’를 발표하면서 처음으로 사용했으며 1934년 <구인회>에서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하였는데 그의 언변은 당대의 문인들로 구성된 구인회 인물 누구도 당해내지 못할 정도로 대단했다고 합니다.

1933년에는 객혈로 기수직을 그만둔 이후 다방 사업을 몇 차례 열었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가난 속에서 방황했습니다. 또 ‘이상의 여자들은 모두 여집이었다’는 말이 있을 만큼 비정상적이고 한 여자에 정착하지 못하는 여성편력을 보이기도 했는데 그런 가운데서도 그가 무척 사랑했던 두 여인 금홍과 권순희는 그의 작품 다수에서 모티브가 되는 인물들입니다.

1936년에는 ‘지주회시’, '날개', '동해' 등의 소설을 발표하면서 문단의 총아로 떠올랐습니다. 그 해 이상은 어린시절의 절친한 동료의 여동생이자 여류문인과 결혼한 후 홀연히 홀로 일본 도쿄로 가는데, 그 곳에서 '종생기' ,'권태', '환시기', '봉별기' 등을 토해내듯 왕성히 써내려갔습니다. 그러나 1937년 사상불온 혐의로 도쿄 경찰서에 유치되어 그 안에서
극히 병세가 악화되고, 보석출감하여 동경제대 부속병원에서 입원해 그곳에서 향년 만 27세의 나이로 객사하였습니다. 유해는 화장하여 같은 해에 숨진 김유정과 합동영결식을 하면서 미아리 공동묘지에 안치되었으나, 6.25 전쟁 이후에 유실되었습니다.


 

2. 이상의 작품들

 

* 오감도 (연작 시)


“13의아해(兒孩)가도로(道路)로질주(疾走)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適當)하오.)
제(第)1의아해(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제(第)2의아해(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제(第)3의아해(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생략)“

 

새가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 것과 같은 상태의 도면을 '조감도(鳥瞰圖)'라 하는데, 여기서 '새 조(鳥)'의 한 획을 빼서 '까마귀 오(烏)'로 바꾸어 쓴 것입니다. 때문에 초기 조판 과정에서 몇 번이나 조감도로 수정되었다는 해프닝이 전해집니다. 이러한 제목은 불안 의식을 드러내기 위한 의도적인 표현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로, 시에서의 13인의 아해는 식민지 시대를 살고 있으면서 삶의 의미와 방향을 잃고 상호 불신과 맹목적인 경쟁 속에서 불안 의식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우리 민족의 자화상이요, 이상 자신의 모습입니다. 

 

* 날개 (소설)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육신이 흐느적흐느적하도록 피로했을 때만 정신이 은화처럼 맑소. 니코틴이 내 횟배 앓는 뱃속으로 스미면 머릿속에 으레 백지가 준비되는 법이오. 그 위에다 나는 위트와 파라독스를 바둑 포석처럼 늘어놓소. 가증할 상식의 병이오.“(생략)

 

매춘부인 아내에 붙어사는 지식인이지만 육체는 무기력하고 사회와 단전된 '나'를 통해 자아의 분열을 그린 한국 최초의 심리주의 소설로 꼽힙니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나’의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란 그의 외침은 <탈출의지>의 표현으로 보아야 할 것이지만 박제(剝製)된 천재는 무기력한 탈출 의지로 실패감을 맛보게 됩니다.


>> 금아 피천득

“꽃같이 순수한 감성과 성직자와 같은 고결한 인품을 가진 가야금 소년
바닷가를 거닐면서 젖은 모래 위에서 조가비와 조약돌을 줍듯 모다둔 가야금 소년“
(최인호의 ‘산호와 진주와 금아’ 중에서)

 

1. 금아 피천득(1910년 5월 29일~2007년)의 생애

시인이자 수필가, 영문학자인 금아 피천득은 1930년 신동아를 통해 시 ‘서정소곡’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로 특유의 간결하고 섬세한 문체를 통해 인생의 아름다움과 인간 본연의 의지와 온정을 표현하는 빼어난 수필들로 남녀노소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특히 일본 유학시절 연모의 정을 품었던 소녀 아사코와의 3번의 만남을 주제로 한 수필 ‘인연‘은 그를 국민 수필가의 반열에 올렸습니다.

 

유명작가이자 서울대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으면서도 평생 천친난만함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수필처럼 소박하고 단아하게 살던 금아는 변변한 세간도 없이 소탈하게 꾸민 서울 반포동 아파트에서 치매에 걸린 아흔 살 아내와 막내딸 서영(61)씨가 어릴 적 갖고 놀던 인형과 함께 25년을 살다가 별세했습니다. “잠자는 듯 조용히 숨을 거두는 것이 가장 커다란 소망”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그 소망까지 이루고 떠났습니다.

 

금아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월반해 제일고보(현 경기고)에 입학했는데, 그때 그의 재능을 주목한 이가 춘원 이광수였습니다. 거문고 소년이라는 뜻의 필명 금아는 춘원 이광수가 지어주었는데 이는 거문고 잘 탔던 금아 어머니 때문이었습니다. 금아는 일곱 살에 아버지를, 열 살에 어머니를 잃었는데 특히 어머니를 향한 금아의 애정은 각별했습니다. 아흔이 넘어서도 '엄마'라고 불렀고, 당신을 기린 수필 '엄마'를 남겼습니다.

 

그의 작품 중 “엄마! 나는 놀고 싶은데 무엇하러 어서 크라나'('아가의 슬픔'부분)라고 드러내놓고 어리광을 부리기도 합니다. 최인호 작가는 천생 어린이 같은 금아를 "전생의 업도 없고 이승의 인연도 없는, 한 번도 태어나지 않은 하늘나라의 아이"라고 불렀

습니다.

 

 

----------------------------------------------------              중  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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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3.26 09:25

    첫댓글 간만에 학창시절에 접했던 문학 공부 했네요.....

  • 10.03.29 17:10

    역시 히피상 때문에 지식 창고가 메워져 가는것 같습니다. 새삼 스럽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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