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깍지손 떼임동작의 크고 작은 형상을 나타내는 말로 대리떼임,중리떼임,소리떼임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대리,중리,소리라는 용어는 "조선의 궁술"어디에도 나오지 않는 단어인데 마치"조선의 궁술"에 나와있는
용어인양 쓰고 있는 것이다.
정진명 접장님의 책"한국의 활쏘기(1999)"에 그 용어가 처음 등장 하는데
깍지손이 뒤로 제껴지는 모습을 흔히"후악호미" 또는 "발여호미"라 일컫는데
이를 "한국의 활쏘기"책에서는 "온깍지"또는 "학무형"이라 정의 하였으며 이를 크게
세가지 동작으로 구분하였는데 이때 나온 용어가 "대리,중리,소리떼임"이다.
하지만 이 용어의 출처는 저자 정진명 접장님도 2010년 출간한 "활쏘기의 나침반(212p~215p)"에서
명확하게 밝히고 있음에도 마치 우리의 전통 활쏘기에서 유래한 용어인양 무분별하게
사용되어지고 있으며 확산일로에 있다 하겠다.
"온깍지궁사회"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궁도개론"이라는 책 소개면에 나와있는 내용을 보면
"옛날부터 표지 없이 해적판으로 복사본 활쏘기 책 하나가 전국의 활터에 돌아다녔다.
이것은 열무정의 지철훈(궁도개론 1978,60쪽)이라는 사범이 활쏘기에 관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현재는 사법에 관한 부분만 복사해서 또 복사한 형태로 돌아다닌다.
이 책에는 '조선의 궁술'에 나오지 않는 내용도 있어서 나름대로 창의성이 인정되는 글이다.
또 일본의 활쏘기 내용도 원용해서 일본 활의 이론이 우리 활의 이론에 영향일 끼친 첫발을 놓기도 한 책이다.
사법에 관한 한, '조선의 궁술' 이후 처음으로 새로운 방향에서 접근한 책이다.
이후에 나오는 여러 가지 책들 중 이 책의 내용을 인용한 것들이 많은데, 대부분 인용처를 밝히지 않았다."
라고 소개하고 있으나 정진명 접장님이 2010년 출간한 [활쏘기의 나침반]에서 밝힌 내용을 살펴보면
"이 책은 1986년에 여수 충무정에서 "조선의 궁술"내용과 합쳐서 교재로 나왔는데 제목은
[사장보감 射場寶鑑](15쪽)이고 편집자는 윤승현이라는 분이다.
이 책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앞 책의 제목이 [궁도개론]이라는 것을 알수 있다.
제목부터[궁도개론]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일본활 "유미"의 이론을 아주 많이 채용한 책이다.
책의 첫머리부터 <弓術에서 弓道에>라고 뽑았다. 궁술을 궁도보다 한 단계 아래의 차원으로 해석한 것이다.
이런 발상은 우리의 본래의 것이 아니라 당연히 일본 궁도의 영향이다.
1930년대부터 활발하게 연구되어 유미에서 궁도로 바뀌어간 일본의 사법이 우리 활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 첫 번째 증거가 되는 책이다.
이 책의 의미는 [조선의 궁술]이후 처음으로 사법에 대해 독특한 방법론을 택했다는 것이다.
사법면에서는 양궁과 일본활 유미의 이론을 우리 활에 고루 적용해서 설명했다.
특히 활을 쏘는 순간을 세밀하게 나누어서 설명한 것이 돋보인다.
그런데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이 책의 체계가 일본 활 유미의 영향을 직접 받은 것이라는 점과,
비록 일본 활 이론에 의지했다 해도 [조선의 궁술] 이후 최초로 사법의 서술 방법이 새롭게 출현 했다는 점이다.
새로운 방법이란, 궁체를 시간차 순으로 설명한 것을 말한다.
일본 활 "유미"의 이론이 이 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는가 하는 것은 따로 비교를 통하여 연구할 과제로 남겨둔다.
또 한 가지는 이 책에서 깍지손 동작의 크기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 했다는 것이다.
즉 깍지손 떼기의 크기에 따라서 소리(小離),중리(中離),대리(大離)라고 구별을 했다.
소리는 깍지손이 발시 후에도 그 자리에서 멈추어 있는, 양궁식의 모양을 말하는 것이고,
대리는 발시 후에 맹렬하게 내 뻗는 동작을 말한다.
중리는 소리와 대리 사이의 어정쩡한 모습을 말한다.
소리는 [조선의 궁술]에서는 "봉뒤"라는 병으로 간주되던 동작인데,
이 책이 나올 무렵(1978년 전,후)이면 무시할 수 없는 경향으로 다수화 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렇듯 대리니 소리니 하는 말은 일본 규도(弓道)개념의 용어에서 출발한 단어임을 정진명 접장님의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으며
[궁도개론]이라는 책의 내용 대부분이 일본궁도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음을 확실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리,중리,소리의 출처가 어디인지 궁금해서 많은 분들에게 여쭤보니 한결같이 [조선의궁술]에 나와있는
용어같다고 말씀 하시기에 분명코 [조선의 궁술]에는 그러한 단어가 없다고 말씀 드리며 이 곳 저곳 문의해 본 결과,
시원한 답이 나타나지 않기에 [한국의 활쏘기]에 처음 등장한 단어였기에 저자이신 정진명 접장님에게 전화로 문의해 보았다.
돌아 온 답은 위 책 내용처럼 답변해 주셨고 저자 본인도 책에다 분명히 출처를 밝혔는데도 마치
우리 고유의 활쏘기 용어인양 쓰이는 것이 안타깝다고 하셨다.
이상으로 확인되지 않은 출처불명의 용어는 지양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츨처 확인을 해 보았다.
우리 고유의 궁술용어가 있음에도 그 뜻이나 단어를 몰라서 사용치 않고 있음을 안타갑게 생각하며
[조선의궁술]에 나와 있는 궁술용어에 대한 재해석을 지금부터라도 해 나갔으면 한다.
우리것을 배우지 않고 사용하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도태되며 사라질것이다.
전통 궁술을 수련한다고 하면서 우리의 전통궁술 용어자체를 외면 해서는 궁술문화의 발전은 기대하기 힘들다.
우리 활쏘기에서 중요한 부분은 바로 활 만드는법과 활쏘는 법(전통사법)의 전승이라 하겠다.
우리의 각궁 만드는 법과 전통 사법의 전승이야 말로 지켜가야 할 소중한 유,무형의 문화유산이라는 것이다.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