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배달부 키키와 미야자키 하야오와 우리 엄마와 우리 할머니와 나.

[엘제스]

키키는 결국 빗자루가 아닌 대걸레로 남자주인공을 구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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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학교 다녀온 아이 보라고 오랬만에 틀어주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마녀 배달부 키키. 

은은한 배경음악은 이미 인터넷에서 유명해서 틀어놓고 나도 다른 일 보다가 화면을 보게 된다.

기승전결을 아는지 아이는 내내 딴 짓하다가 키키가 어려울때만 가끔 쳐다보지만

난 이상하게 눈을 TV에서 뗄 수가 없었다.

예전에도 몇번을 봤었고 졸립고 뭐 그랬던 기억은 나던데

이게 또 세월이 지나고 보니 다른 감정으로 다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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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대 13살 여자 아이(본인의 어머니 세대)가 자립이던 타립이던 독립해야만 했던 것을 말하고 싶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감성이 느껴지면서 한편으론

같은 시절 일본보다 상황이 훨씬 안 좋은 일제 식민지 시절을 겪던 우리 할머니 어머니 아버지들의 모습이 겹쳐 떠오른다.

울 할매 왈, 마지막이 되니까 다 챙겨 갔다고 하던데... 암튼.

근데 이런 관점으로 보더라도 마지막에 대걸레를 붙잡고 다시 내게 힘을 달라던 키키의 모습에 눈물이 나긴 한다.

그것은 분명 예수님이나 부처님같은 이타적인 성격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