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08년 10월 20일 8시 15분 경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D고시원[1]에서 2003년부터 거주하던 정상진[2]이 일으킨 살인 사건이다
2. 범행 이전
정상진은 이 날 아침에는 평소에 한 번도 입지 않았던 검은색 상의와 검은색 건빵바지를 입고 검은색 스키 마스크 모자를 푹 눌러썼으며 연기로 자욱한 어두운 복도에서 피해자들을 제대로 보기 위해 고글과 머리에 쓰는 소형 플래시를 소지하고 있었다.
그는 이 날의 살인극을 위해 회칼 1개와 과도 2개, 가스총 등을 준비했는데, 과도 2개는 칼집을 구입해 양 다리에 차고 있었고, 가스총도 주머니를 구해 허리춤에 보관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그가 고시원에서 불을 지르는 데 쓴 권총 모양 라이터도 있었다. 게다가 가스총과 흉기 등은 2004~2005년 동대문 등에서 사들인 것이었다.
3. 범행
사건 당일, 정상진은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동의 D고시원 3층에 있는 자신의 방 침대에 화재를 일으켰다. 그 뒤, 화재 연기를 피해 복도로 뛰어나온 피해자들을 미리 준비하고 있던 칼로 무차별적으로 찔러 살해 또는 중상을 입혔다. 이도 모자라 4층으로 올라가 그곳에 있던 나머지 피해자 5~6명을 찔렀다.
피해자의 대부분은 좁은 복도에서 정 씨가 휘두르는 칼날을 피하지 못하고 옆구리와 복부 등에 깊은 자상을 입었다.
화재로 인해 고시원의 세 층이 전소되었으으며 칼에 무차별적으로 찔린 피해자들은 조선족 이월자(51세)와 서진(21세) 등 총 13명이다.
4. 범인
정상진은 평소 말이 많고 남의 일에 참견하기 유별나게 좋아하는 활달한 성격이었다.
그는 평소에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데 끼어드는 것을 좋아하고 가끔 말을 속사포처럼 쏟아내기도 하는 등 지나치게 외향적이어서 별명이 '종달새' 혹은 '달새'였는데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시무룩한 표정으로 말없이 움츠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탈모가 심해 평소 모자를 푹 눌러 쓰고 다녔고 가끔 침울한 모습을 보이는 등 감정의 기복을 보이기도 했지만 겉보기에는 전반적으로 밝은 성격이었다.
그는 중학교에 다닐 때 자살을 시도했고 가끔 두통을 호소한 일은 있었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은 전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가스총 등을 수년 전에 구입해 놓은 것으로 조사돼 경찰은 말하기 좋아하는 외향적인 성격과 달리 끔찍한 살인극을 준비해올 정도로 비뚤어진 성향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았다.
그는 사건을 일으키기 5년 전쯤 이 고시원에 들어왔으며 뚜렷한 직업 없이 오토바이 배달이나 대리주차 일 등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는 가끔 누나에게 생활비를 받아 밀린 고시원비를 내기도 했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했다.
그는 경찰에서 "향토예비군법 위반으로 부과받은 벌금 150만원이나 고시원비, 휴대전화 요금 등을 내지 못해 속상해 살기 싫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5. 재판
2009년 4월 22일 서울중앙지검 신영식 검사가 현주건조물방화죄, 방화치사죄, 살인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상진에게 사형을 구형했고 같은 해 5월 12일 14시에 열린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피고인 정상진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정상진은 항소하지 않았고, 그대로 사형이 확정되어 그는 현재까지도 미집행 사형수로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