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이 지난 후, 그는 마음이 갑자기 심오하고 확고한 선정의 상태로 모아지고 모든 주변환경을 잊을 수 있는 확고한 자기수련을 하게 되었다. 남아있는 것은 놀랍게도 자기 자신을 지탱시켜주는 마음이었다.
이 완벽한 상태는 밤 열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열두 시간동안 계속되었다. 그 날은 탁발하러 갈 필요도 없었고 식사할 필요도 없었다. 명상의 결과는 그가 꿈꾸어왔던 것보다 훨씬 더 경이로웠다. 더 이상 두려움이 존재하지 않았고, 그는 전에 보다 훨씬 더 용감해지고 자신만만해졌음을 느꼈다. 이제 다르마의 효과는 몸과 마음의 질병을 모두 치료해주었다. 그때부터 어디에 가서도 두려움 없이 머무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호랑이에 대해서 그것이 자신의 의지력을 시험할 하나의 기회라는 생각을 제외하고는, 거의 마음을 쓰지 않게 되었다.
그는 항상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그 가르침이 얼마나 진실하고 이로운지를 깨달았다. 그는 이제 자신의 마음을 단련시키고 길들이는 방법을 알았다. 그리고 항상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두려움을 이용하였다.
어느 날 밤, 그의 마음은 심원한 선정 상태로 모아지는 것을 거부하였다. 아무리 오랫동안, 열심히 노력하여도 소용없었다. 그 순간 그는 그 지역을 자주 돌아다니는 호랑이를 생각했다. 그리고 호랑이가 그 순간 어디에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었다. 호랑이가 그곳에 있다면 명상수행을 하는 그를 도와주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적절히 각성된다면, 명상은 결코 어렵지 않다. 그런 생각이 살짝 스친 지 30분 가량이 지나자, 호랑이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호랑이가 자신의 목을 덮치는 모습을 그려보았다. 그러자 그의 마음은 갑자기 일념정의 상태로 모아졌고, 흔들리지 않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일치된 평화의 상태만이 남게 되었다. 그는 새벽 두 시경에서 아침 10시경까지 마음의 선정 상태에 있었다. 그리고 전처럼, 그는 탁발을 하러 갈 필요도 식사를 할 필요도 없음을 느꼈다.
마음이 소위 명상의 기초라고 불리우는 완전한 선정 상태에 있으면, 몸은 더 이상 반응하지 않고 외부 환경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였다. 외부의 환경에 의해서 각성될 때마다 마음이 갑자기 그런 상태가 되는 것 또한 이 스님의 체험이었다.
선정의 상태에서 벗어나, 그는 그의 ‘친구’의 소리가 들린 곳으로 갔다. 그리고 자신이 앉아 있던 곳에서 4미터 정도밖에 안 떨어진 곳에서 호랑이의 발자국을 틀림없이 보았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호랑이는 멀지 않은 곳에 앉아 있는 그의 ‘친구’에게는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은 채 그의 동굴로 곧장 가버렸다.
그 스님은 나중에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마음을 길들일 어떤 압력이나 강제 없이 마음을 수련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위험의 순간은 마음을 한순간 피난 상태로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이것이 내가 평범한 동굴이나 숲보다 위험한 장소에서 머물기를 더 좋아하는 이유이다. 호랑이가 자주 나타는 곳에 머무는 편이 훨씬 낫다. 즉, 내 기질이 여지껏 제멋대로이기 때문에 온화한 방법으로 마음을 길들이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다른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그 동굴에서 얻은 평화와 행복에 더하여 천상의 천사들과 대화를 할 수도 있었고, 죽음이 가까운 자의 미래를 볼 수 있는 통찰력 같은 것도 생겼다. 나는 갑자기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사람들이 죽을 때마다 그 사실을 미리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미리 예견된 모든 것은 사실로 드러났다. 내가 머물고 있던 동굴은 가장 가까운 마을에서 약 8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나에게 누군가가 죽겠다는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마을 사람들은 나에게 그들의 마을에 있는 죽은 자를 위한 의식을 치러줄 것을 부탁했다. 내가 거절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항상 그 숲 지역에는 스님들이 매우 드물다고 말하며,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줄 것을 진심으로 간청하였다. 나는 그들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요구대로 마을에 갔다가 다시 돌아오려면 아주 먼 거리를 걸어야 한다. 심지어 내 정진을 방해할 어떤 일도 하지 않기 위해 단식을 하는 기간에도 이와 비슷한 사건들은 여전히 일어나, 숲 속의 여정을 해야 했다.”
호랑이 친구는 스님의 의지력에 많은 공헌을 하였다. 이틀에 한번, 혹은 사흘에 한번 밤에 호랑이는 먹을 것을 찾아 동굴을 떠나곤 하였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호랑이는 매번 스님 곁을 지나쳤음에도 불구하고 스님에게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 때부터, 스님은 항상 고독한 생활을 하면서, 가능한 무서운 장소에서 명상하기를 좋아했다.
이것은 마음을 일념으로 자기수련에 쏟았던 확고부동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는 자신의 두려움을 이용할 수 있었다. 그가 어떻게 자신의 무서운 적이었던 호랑이를 의지력과 결단력을 계발시켜 주는 친구로 변화시켰는가는 매우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