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3230
명심보감-019
제1 계선편
동봉
동악성제東嶽聖帝가 내린 교훈이다
하늘과 땅은 사사로움이 없으며
신명神明은 시시때때 살핀다
복을 내릴 만한 사람에게는
제를 올리지 않더라도
필히 복을 내리는가 하면
재앙을 내릴 만한 사람에게는
예에 어긋난 행을 하지 않더라도
끝내 그러한 자에게 재앙을 내린다
가령 사람이라면 세력이 좀 있더라도
반드시 의지하기만 해서는 안 되고
비록 복福을 받았다 하더라도
꼭 누리기만 해서는 안되며
가난하고 곤궁하다 하더라도
억지로 안 그런 척 할 것은 없다
이들 귀천, 화복, 빈부 세 가지는
하늘땅이 쉼 없이 순환하는 것처럼
이들을 따라 돌고 나면 다시 시작한다
--- 동악성제수훈(1) ---
원문/우리말 발음으로 읽기
동악성제수훈 왈 [제1]
천지무사 신명시찰 불위제형이강복 불위실례이강화 범인 유세불가의진 유복불가형진 빈궁불가기진 차삼자 내천지순환 주이복시
原文[第一]
東岳聖帝垂訓曰 天地無私 神明時察 不爲祭享而降福 不爲失禮以降禍 凡人有勢不可倚盡 有福不可享盡 貧窮不可欺盡 此三者 乃天地循環 週而復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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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악성제東岳聖帝는 어떤 분이실까?
정확한 생몰연대가 없는 분이기에
동악대제東岳大帝로도 불리고
태산부군泰山府君이라 한다
동악이나 태산은 지명이다
지리산, 한라산, 남산, 대관령
대치, 한치, 아현과 깔딱고개처럼
지명으로 인해 불린 도교 선인이다
동악은 중국의 오악 중 하나인
태산, 또는 태화산을 가리킴이다
참고로 중국의 오악은 아래와 같다
동악東岳 : 태산泰山
서악西岳 : 화산華山
남악南岳 : 형산衡山
북악北岳 : 항산恒山
중악中岳 : 숭산嵩山
큰 산 악岳 자는 높고 큰 산의 뜻이다
산山 위에 다시 언덕丘을 겹쳤으니
큰 산을 의미하는 게 맞을 것이다
큰 산 악岳의 이체자로 악嶽이 있는데
옥 옥獄 위에 다시 산山을 얹었으니
험준하고 높은 산이라 할 만하다
먼 옛날에는 제후가 제를 지냈던 산을
악岳이라 했는데 산山 정상에 차린
제물祭物이 언덕丘 처럼 높았다
오랜 옛날 중국에서는 제를 올릴 때
다섯 산을 중심으로 지냈다 하여
이를 '오악五岳'이라 불렀다
악岳 자는 이처럼 큰 산을 뜻한다
동악성제는 태산의 제왕帝王으로서
죽은 자의 사후를 다스리는 신이다
동악성제는 실존했던 분이라기보다
상상속 존재임을 쉽게 생각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산의 주제자 산신을 숭배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찰에는 산신이 있다
도심지 사원에서는 예외일 수 있으나
산중에 있는 절이라면 산신각이 있고
게다가 불보살을 모신 금당보다
높은 곳에 산신각이 자리잡고 있다
이는 꼭 산신이 높아서라기보다
절이 생기기 전부터 터줏대감이었으니
그래서 산山과 사찰寺刹은 동의어다
출가出家를 달리 입산入山이라 함을
우리는 진작부터 그렇게 이해했다
산山이란 '죽음'이 아닌 '삶'이다
질펀하게 누운 들판이 아니라
우뚝 선 봉우리를 중심으로 하여
좌우로 올망졸망 솟은 산山 모습이
매우 동적dynamic이라는 것은
산신山神은 산의 신이기도 하지만
죽음의 반대 개념인 삶의 신이다
이 삶과 살갗, 사랑과 살아 있음이
심지어 섬島嶼까지도 모두 산이다
동악성제수훈을 3단락으로 나누었다
첫째와 셋째는 유통본에는 없으며
둘째 단락에 지금까지 알려진
이른바 '동악성제수훈'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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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이 빛남은 어둠 덕이다/사진 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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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2023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