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 현장을 가다
수출 막힌 중 10대 무역항 텐진
'대미 수출비용이 60% 넘는데
주문 다 끊겨 공장 가동 중단
트럼프 1기 때보다 더 끔찍한 상황'
중 대미보복도 수출기업에 고통
'선적 마친 희토류 당국이 회수해가'
'대부분의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우리도 (미국 측에) 주문받으려고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지만 외국 달러들의 주문 전화도 오지 않는다.
지난 18일 찾아간 중국 북부최대 항구도시 텐진에 있는 물류 시장 완룽다후퉁, 신발 매장이 밀집한
B동 앞에서 만난 중개상인 A씨는 현재 상황을 이같이 전하며 '245%(미국 측이 추산한 최대 대중 관세)의 관세를
누가 소화할 수 있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중국 내 물류는 물론 수출입을 병행하는 업체들이 포진한 이곳은 평일 임에도 한산한 모습이었고
일부 가게 문은 아예 닫혀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후 격화된 미.중 관세 전쟁으로 중국 제조업 전반이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양국이 100% 이상의 관세율을 매기면서 사실상 교역이 중단됨에 따라 중국 물류 항구는 물론
제조업 밀집지역들의 피해가 어마어마하다.
텐진은 지난해 수출입 교역량 8115억 위안(약 158조원)으로 전국 10위권에 드는 항구도시다.
텐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종합물류회사 직원 L씨는 '텐진은 철강,전자제품, 의류 등 다양한 제품이 수출되는 데
4월만 놓고 보면 전달보다 80% 이상 급감했고 긴급 용품 등 꼭 필요한 제품들만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일단 수입 업자가 관세 부담을 지니까 미국 측 바이어가 먼저 거래를 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현지 수출업자는 '대미 수출 비율이 60%가 넘는데 미국 바이어가 대부분 발주를 보류했을 뿐 아니라
이미 선적한 제품도 다시 중국으로 반송할 수 있는지 문의가 오고 있다'면서
'대미 수출 업체들은 트럼프 1기 때도 어려움이 컸는데 지금 2기는'끔찍하다'고 말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수출 기업들은 미국의 고율 관세부과로 1차 충격을 받았지만 중국 당국이 대미 보복관세에 나서면서
2차 충격을 받아 휘청이고 있다.
A씨는 '중국 당국이 희토류 수출 재한을 발표한 이후인 지난 주 선적까지 마쳤던 희토류 자석을 당국이 검사 명목으로
가져가는 일이 발생했다'면서 '희토류의 경우 대미 수출뿐 아니라 베트남 등 다른 지역으로 나가는 것까지 제한하면서
수출 업체 타격이 상당히 크다'고 귀띔했다. 텐진(중국) 이명철 특파원
대미수출 뚝 끊긴 중...관세전쟁 장기화 조짐
'미국발 주문 제로' 중 공장 강제 휴업
정부는 장기전 대비 ...'내수 살려라'
텐진 무역업체 '미국 진출 계획 접어
원가 폭등에 공장 창고에 재고만 쌓여
중, 수출 다변화 등 관세 탈출구 모색
미 압박 버티기, '내수 활성화'가 관건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사실상 양국 교역은 중단된 상태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중국산 제품에 145%의 관세를 매겼고 중국도 추가 관세 125%를 부과했다.
1만원짜리 제품을 수입하려면 관세만 배 이상을 물어야 하는 상황으로, 사실상 수출입 업자들은 장기 관망에 들어갔다.
중국은 당장 미국과의 협상보다 수출 다변화, 내수 확대를 노리고 있지만 미국의 압박 속에
중국 경제가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중국에서 수출입 물량이 10위 이내인 항구도시 텐진은 미.중 관세 전쟁 이후 사실상 대미 수출이 끊긴 상태다.
지난 7~13일 중국 항구의 컨테이너 처리량이 전주 대비 6.1% 줄었다고 중국 정부 조사도 있다.
알테무 타격...저장성.장쑤성.광동상 공장 가동 중단
텐진의 물류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유력하던 지난해 8~9월과 취임 전후인 올해 1~2월 밀어내기식 대미
수출이 늘어난 적이 있으나 그 이후 상호관세 부과로 주문이 끊기면서 미국향 물량이 급감했다'고 전했다.
텐진의 한 대외 무역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 황모 씨는 '미,중 갈등으로 당분간 미국 진출 계획을 접었고
언제 다시 시작할지는 알 수 없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다른지역도 마찬가지다.
선전에서 유아용품.미용기기 등을 수출하는 왕레이 씨는 이데일리와의 인텨뷰에서 '미국과 통관 비용.시간이 크게 늘면서
원가가 대폭 뛰었고 대부분 화물이 중국 내 창고에 쌓여 최종 협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제조업 지역인 이우의 도매시장은 미.중 관세 전쟁 후
미국 바이어가 사라졌으며 최대 수출 품목 중 하나인 양말의 주문은 중단됐다.
저가를 무기로 전 세계를 공략중인 이른바 알테무(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타격도 크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미국 관세 부과 이후 현지 광고 지출을 급격히 줄었으며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대규모 광고를 통해 소비자를 끌어들인 후 박리다매로 형식으로 이익을 거두는 기존 방식이 타격받게 됐다.
영국 BBC 등 외신들은 저장성.장쑤성.광둥성 등 주요 수출 지역 공장들이 대부분 가동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공정 상당수 제품은 알테무 등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흘러가는데 미국발 주문이 '제로'에 가까워 강제 휴업을 당한 것이다.
테무에 패션 의류를 납품하고 있는 한 중국인 허모 씨는 이데일리에 '제품을 미국 창고로 보내야 하는 데 kg당 운송 비용이'
지난달 38위안(약 7400원)에서 이달 58위안(약 1만1300원)으로 크게 증가했다'면서 물류비 상승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협상 언제쯤...중국은 '끝까지 싸울 것'
미국의 압박에도 중국은 강경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와 외교부는 미국과 대화를 원한다면서도 관세 부과를 지속하면 끝까지 싸우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나타냈다.
중국의 주요 공장들은 미국 수출이 끊기는 어려운 상황에도 수출 다변화 등 탈출구를 찾고 있다.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GT)는 제조업 지역인 이우의 한 철물업자 인터뷰를 인용해 '미국 관세 떄문에
수십만위안 상당의 선적을 중단하기도 했지만 앞으로 케냐, 사우디아라비아,동남아에서 열리는 무역박람회에 참석해
성장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막대한 내수 시장을 무기로 대외 불안 위기를 헤쳐가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중국 상무부는 최근 수출입 기업의 내수 전환을 촉진하는 '내외 무역 알체화' 방안을발표했다.
이에 징동닷컴이 1년간 수출기업으로부터 2000억위안 (약 39조원) 규모의 물품을 구매하기로 하는 등
현지 유통업체들이 호응하고 있다.
중국에 관세 전쟁의 장기화를 버티고 미국 압박을 이겨내려면 결국 내수 활성화가 관건이다.
중국 상하이증권의 장허성 연구원은 '현행관세 수준으론 미국 수출 제품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없다'면서
'단기적으론 중국 경제와 대외무역에 어느 정도 압박이 되겠지만 장기 경제 기선의 추세를 바꾸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텐진(중국) 이명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