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중궈신원왕]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최근 미국 시민권을 얻고자 하는 중국인 임산부들 사이에서 사이판이 최대 원정출산지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신원천바오(新聞晨報)가 미국 공영 방송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근 사이판에서 베이비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사이판에서 태어난 신생아 중 71%가 중국인 임산부로부터 태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중국인 임산부의 사이판 원정출산이 급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사이판은 ‘대형 해외 산부인과’로 불릴 정도로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자 하는 중국 임산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사이판 현지 통계에 따르면 2008년 사이판이 미국 자치령으로 공식 지정된 이후 2009년까지만 해도 단 8명에 불과했던 중국인 신생아는 몇 년 새 35배까지 늘어났다.
이처럼 사이판이 원정출산지로 인기있는 이유는 중국에서 4시간 거리라는 지리적 이점과 함께 무비자로 45일간 체류할 수 있다는 점, 비교적 저렴한 비용 등에 따른 것으로 평균 2만7000 달러(약 2870만원)의 비용이면 출산에 소요되는 모든 의료 비용을 비롯해 의료 보험 지원, 출생증명서 발급, 미국 시민권 즉시 취득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이판으로 몰리는 중국인들이 늘어나면서 현지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아이오와 주의 한 의원은 “사이판에서 미국국적을 취득한 아이가 성인이 되면 모든 가족의 미국 시민권 발급도 가능해진다”면서 “이는 북마리아나제도의 입국 절차가 너무 관대한 데 따른 것이라며 이러한 무분별한 원정출산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사이판 제도의 한 의원이 미국국토안전부에 원정출산을 목적으로 한 중국인 여행 허용을 금지를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최근 사이판 현지에서도 중국인의 원정출산을 막기위해 세관 입국 절차를 더욱 강화하고 나섰다. 한 관계업자는 "최근 사이판에서 임산부 입국심사가 강화돼 임산부일 경우 입국이 불가능할 수 있다"면서 "여행사에서도 임신 6개월을 넘어서면 원정출산을 권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미국 당국도 사이판을 포함해 북마리아나 제도에 중국인 원정출산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 관광 당국에 임신한 중국 여성의 북마리아나제도 방문을 허용하지 말라고 요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