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고양이 나♧
월강집 앞마당
참새와 고양이가
날 유심히 쳐다본다
지지배배 지지배배
소리없는 아우성 흘려
시퍼런 청섭나무 앉아
야옹야옹 야옹야옹
청승맞게 미소 풍김시로
시멘트 마당 베게 삼아
누군가 보고 싶어
누군가 사랑하고 싶어
인정이 고프다.
꽃 피는 시절 떠돈다.
고운이 스쳐간다.
노래하는 참새처럼
앵강떠는 고양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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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변덕이 죽 먹듯한 날씨다. 햇살이 움텄다가 바람불다가 비 오다가
종잡을 수 없다.
오전 10시 햇살이 피어 밖으로 나가자 마당 가운데 줄무늬 고양이가 반쯤
누워 애교를 떨고 돌담 앞과 창고 위에서 참새들이 지저귀고 있다.
찬찬히 다가가 고양이의 행동과 참새의 소리를 인지하니 누군가 간절히 그
리는 것 같고 아름다운 시절에 대한 애절한 사연을 토로하는 듯하다.
그 모습이 뇌리를 어질어질하게 하여 셔터를 연방 눌러댄 후 스스로 돌아보
니 나를 비롯한 50~60대의 자화상은 아닐까(!?) 잠시 사색에 잠기다 상상의
나래를 폈다.
수필가 윤오영은 <참새>라는 수필에서 작고 보잘 것 없는 이 새에 대해 우리
민족의 후덕하고 풍요로운 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더불어 우리 주변에서
사라지는 옛것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를 환기시키며 삭막한 현대 사회를 비
판하고 있다.
시인 이장희는 <봄은 고양이로소이다>라는 시에서 고양이의 생동감 넘치는
이미지를 감각적 언어를 통해 정감있는 동물로 보여주고 있다.
오늘 마침 이 동물을 동시에 접하자 아득한 시절 월강인들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과 풍요로운 마을 풍경에 대한 그리움이 한폭의 수채화처럼 스치고 지
나갔다.
오늘은 깜찍하고 귀여운 참새와 고양이가 곁에 있어 행복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