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퓰리처상 수상작이라는 이유로 읽은 건 아니지만
충분히 상을 받을만한 작품이네요.
심장을 쿡쿡 찌르는 문장으로, 결코 유쾌하거나 가벼운 작품은 아닙니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저/권상미 역 | 문학동네> 초판발행일: 2010년 05월 06일
'올리브 키터리지'는 올리브와 헨리의 중년 즈음, 데니즈라는 사랑스러운 인물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과정에서 빚어진 애틋한 감정과 부부의 위기로부터 시작합니다.(약국)
십대애서 칠순 노인에 이르는 메인 주 크로스비의 여러 주민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등장인물도 많고, 그리 길지 않은 장편에 문장마다, 낱말마다 마법처럼 많은 이야기가 빼곡히 담겨 있지요.
소설은 상냥하거나 심지어 공손하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성격의 키 큰 수학 선생님 올리브와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입니다. 거식증으로 고통받는 소녀의 사랑과 실패, 소외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모두의 굶주림을 본다는 이야기(굶주림) 빈둥지증후군을 앓는 노인 하먼과 얼굴에 외로움이 상처처럼 배어 있는 다른 이들의 주린 영혼, 그러니까 우리는 모두 사랑 없는 삶이 두렵고 그렇다는 것 아닐까요?
아들을 사랑했다고 생각했지만 올리브와 아들의 기억이 전혀 다르다는 것.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멀리 서부(캘리포니아)로 떠나 다시 동부(뉴욕)로 왔지만 올리브는 여전히 상실의 감정을 느끼고 절망하고 슬퍼한다는 것.
좀 많이 별난 어머니 올리브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떻게 나이를 먹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네요. 노인의 절절한 외로움와 소외와 욕망에 대해 깨닫게 해주는 이 책...
어떤 엄마이고, 어떤 딸이며, 어떤 며느리인가, 또 어떤 아내인가....
그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늙을 것인가에 대한 것이라는 것.
결코 가볍지 않은,
읽으면 읽을수록 쓸쓸하고 허무하고 그런 책
올리브를 비롯하여 그 주변 사람들을 통하여 생의 잔인함을 담담히 들려주는 이 책...
노인이 되었거나 노인이 되어가고 있는 중인 어른들에게 강추합니다^^
첫댓글 한번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 읽으면 읽을수록 우울하지만 그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