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주변에는 대사관 건물들이 있어 사설 경비초소와 경찰초소가 곳곳에 있다. 공사장 담장 위에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
하얏트 호텔에서 이태원路까지는 20도 가량의 傾斜(경사)면이다. 공사장 위쪽에 서니 멀리 한강 줄기가 내려다보였다. 왼쪽으로는 한남대교가, 오른쪽으로는 반포대교가 한강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풍수思想을 잘 모르는 기자이지만 「背山臨水(배산임수)」의 명당이 이런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삼성 李健熙(이건희·63) 회장이 가족과 함께 살 「가족타운」 건설현장은 5m 가량의 좁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농심 辛春浩(신춘호·73) 회장의 자택과 마주해 있다.
지난 3월9일 낮 두 재벌 간의 소송으로 번진 공사현장을 찾았다.
「드르륵, 드르륵. 뚜~뚜~뚜」
「쎄~엥」
단단한 바위를 뚫을 때 나는 소리와 함께 쇠를 자를 때 나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대한민국 최고 富村의 특징인 고요함이 공사장 소음을 증폭시키는 듯했다.
공사장 인부는 아닌 듯해 보이는 사람이 건설현장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외부인의 현장출입이 철저히 통제됐다. 기자가 탄 차량이 건설현장을 둘러보자 귀에 무전기를 꽂은 채 길가에 서 있던 신체 건강한 젊은이가 어디론가 연락을 취했다.
몇 미터를 지나자 동일한 복장을 한 젊은이가 다시 나타났다. 경비업체인 삼성 계열사의 에스원 소속 직원이었다. 이들은 건설현장에 별도 사무실을 두고 공사장 주변을 24시간 지키고 있었다. 기자는 통행금지 구역에 들어온 것처럼 불안감과 위압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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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승용차로 이동을 한다. 골목에는 걸어다니는 사람이 드물었다. 곳곳에 설치돼 있는 초소의 경비원들은 낯선 사람을 금방 알아챈다. 낯선 차량도 마찬가지다. 차량이 서행을 하며 어슬렁거리면 곧바로 경비원의 감시 대상이다.
李健熙 회장은 오는 4월 이곳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3월 초 李健熙-辛春浩 두 회장 간 조망권 다툼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후 공사 진행 속도가 빨라졌다고 한다.
辛春浩 회장의 자택 앞쪽에 위치한 공사장 입구에는 레미콘 차량이 계속 들락거렸다. 공사차량이 들어가고 나올 때면 이곳을 지나는 차량은 잠시 기다려야 했다.
李회장 자택의 높은 담장에 맞붙어 있는 초소의 한 경비원에게 『근무하는 데 시끄럽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이곳에 근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잘 모르겠다』며 『더 이상 묻지 말라』고 했다.
그러고는 『다른 사람 눈치가 보여서 말할 수 없으니 빨리 가라』고 했다.
李회장 집에 인접해서 살고 있는 한 元老 경제인을 찾아가 『생활하는 데 불편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집을 짓는데 당연히 시끄럽지』라고 했다.
―소음 때문에 항의를 한 적은 없습니까.
『집을 짓는데 당연히 시끄럽지. 그런데 내가 가는 귀가 먹어서인지 시끄럽다는 생각은 안 들어. 다른 사람들은 시끄럽다고 느낄 거야. 그런데 어쩌겠어. 새로 이사 올 사람이 새 집을 짓는데 이웃이 참아야지. 한 번은 그쪽(농심) 사람이 「구청에 민원을 내자」며 나를 찾아왔더라구. 비서에게 「부재 중이니 다음에 오라」고 시켰어요. 괜히 문제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오』
―혹시 건설현장 내부를 직접 봤습니까.
『글쎄, 잘 몰라. 그런데 일반 가정집이라고 보기는 어렵지』
―李健熙 회장 집 공사기간이 얼마나 됐습니까.
『정확히 모르겠지만 몇 년 전부터 짓기 시작했어요』
(서울 용산구청 관계자는 『지금 짓고 있는 건물들은 2002년에 공사가 시작됐지만 작년에 완공된 큰 건물은 1996년부터 짓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도대체 李健熙 회장은 어떤 집을 짓기에 「일반 가정집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 걸까? 일반 가정집이 아닌 「특별한 집」을 짓고 있는 것이 농심 辛春浩 회장 측이 소송을 낸 것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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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辛春浩 회장은 1992년부터 현재의 주소에 거주해 왔다. 辛회장의 세 아들은 이후 차례로 辛회장 집 옆으로 이사해 왔다. 장남 辛東原(신동원·47) 농심 부회장과 삼남 辛東益(신동익·45) 메가마트 부회장이 辛회장 바로 옆집에 살고 있고, 차남 辛東崙(신동윤·47) 율촌화학 사장은 앞쪽에서 살고 있다. 이들 4父子의 집이 「李健熙 가족타운」과 맞닿아 있어 신축공사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 영향권에 들어 있다.
辛회장 측은 지난해 12월 용산구청에 「인접 세대 소음·매연 등에 대한 민원」을 냈다가 원만한 해결을 위해 8일 만에 민원을 취소했다. 그러나 지난 2월 李회장을 상대로 공사중지 가처분신청(민사소송)을 다시 냈고, 3월에는 서울 용산구청을 상대로 「건축허가 무효확인 및 정보공개거부 취소소송」(행정소송)을 냈다. 현재 짓고 있는 건물들에 대한 구청의 허가가 적법한지, 또 건축물이 과연 일반주택으로 볼 수 있는지를 법원이 판단해 달라는 것이었다.
소송의 核心은 眺望權(조망권)과 생활환경권 침해이다.
辛회장 측은 『신축 중인 건물이 관련법上 고도 제한 규정을 어겨 조망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국토계획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경관지구인 이 지역은 건물 2층, 높이 8m 이상 건물을 지을 수 없다.
辛회장 측은 또 건축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으로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미 건축이 완공된 건물의 일부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새벽에 잠을 잘 수 없다는 것이다.
소송을 낸 쪽이나 집을 짓고 있는 쪽이나 국민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다. 『얼마나 호화로운 집을 짓기에 몇 년씩 걸리나』, 『서로 한강을 보겠다며 高地戰을 벌이는 게 한심하다』는 식으로 비쳐지는 게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辛회장 측은 『우리는 억울하다』고 했다.
『우리도 이곳으로 이사 올 때 새로 집을 지어 들어왔기 때문에 소음을 어느 정도 참을 각오를 했습니다. 그런데 일반주택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의 큰 규모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이를 시정해 달라는 과정에서 李회장 측의 대응이 상식을 벗어났어요』(辛회장 막내며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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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그동안 두 재벌 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걸까.
1996년 辛春浩 회장 자택 바로 옆에 삼성의 영빈관 承志園(승지원) 건물이 들어섰다. 이로 인해 辛회장 자택에서 동쪽으로 바라보는 경관이 막혀 버렸다. 辛회장은 같은 기업인 입장에서 문제를 삼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같은 해 李健熙 회장의 장녀(李富眞·당시 26세)가 辛회장의 자택 앞쪽에 있던 집을 샀다. 1998년에는 李회장 차녀(李敍顯·당시 23세)가 富眞씨의 집 바로 옆 건물을 구입했다. 이후 2002년까지 李健熙·洪羅喜(홍라희·60) 부부가 故 吳世重(오세중) 세방여행 회장, 田樂園(전낙원)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의 건물을 사들였다.
수년간에 걸쳐 부동산을 사들이면서 李회장은 신축공사를 동시에 진행했다. 李富眞씨 명의로 된 땅에 신축공사가 시작된 것은 1996년이었다. 그때 시작된 공사가 작년 7월 완공됐다. 연면적 1034평의 이 건물은 「李健熙 가족타운」의 메인 건물이다. 이곳에 李健熙 회장이 살 예정이다. 서울 용산구청 관계자의 말이다.
『135-00번지 위에 완공된 건물은 1996년에 처음으로 건축허가가 나갔습니다. 그때 당시 신축허가 신청할 때는 건축주가 다른 사람 명의였어요. 그러다 중간에 건축주가 李健熙 회장으로 바뀌었지요』
―삼성 측은 가족타운의 첫 공사가 2002년부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건 지금 짓고 있는 건물들을 말하는 겁니다. 현재 신축 중인 세 건물이 모두 2002년에 착공됐어요』
―그렇다면 작년에 완공된 건물은 8년 동안 지었다는 말입니까.
『공사가 계속된다고 공무원이 「집 빨리 지어라」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공사기간이 길다고 신축허가를 취소할 권한은 없지요. 삼성그룹의 회장이 살 곳이니까 아무래도 보통 사람이 설계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건축주의 필요에 의해 설계변경을 여러 차례 하다 보니 수정이 가해졌고 자연히 공사기간이 길어졌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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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健熙 가족타운」 공사가 辛회장 측에 영향을 준 것은 2000년부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 당시 공사소음으로 낮에 집에 있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辛회장 측은 주장했다. 2002년 5월 辛회장은 자신의 집 바로 앞 건물(전낙원씨 자택)이 철거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새로 들어설 건물이 자신의 집 동쪽에 있는 「承志園」처럼 또다시 자신의 시야를 가리지나 않을까 걱정했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를 건설현장 소장인 金모씨에게 전달했고, 金소장은 『기존의 건물 높이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공하라는 윗분의 지시가 있었다』라는 답변을 했다고 한다.
공사는 소음과 진동 속에서 계속됐다.
2003년부터 공사장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막내 辛東益씨의 집이 직접적인 피해를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농심 측이 밝힌 공사로 인한 피해상황은 다음과 같다.
〈정원 콘크리트 바닥과 지하 주차장에 균열이 생기고 소음과 진동이 강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2004년 7월 辛회장 장남과 막내의 집 앞쪽에 신축 중인 건물에서 심한 소음과 냄새, 열기 등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건물은 일반 건물이 아닌 가족타운 전체에 냉난방 시설과 전원 등을 공급해 주는 「종합 기계시설물」이었다. 이 시설물을 다른 쪽으로 옮겨달라고 삼성 측에 요구했다.
2004년 8월 신축공사장의 옹벽이 辛회장 차남 집에 무너져 내렸다.
2004년 9월 가족타운 건물 중 일부(李富眞씨 건물)가 辛春浩 회장의 시야를 가리기 시작했다. 辛회장 측은 「기존 건물보다 더 높게 시공하지 않겠다던 당초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삼성 측에 공사 중지를 요청했다.
9월23일 辛회장 장남 東原씨의 요청으로 李在鎔(이재용) 상무가 현장을 방문했다. 두 재벌 집안의 장남인 두 사람은 서로 잘 아는 사이다. 이 자리에서 李상무는 『(시야를 가리는 건물이) 동생(李富眞)이 살 집이다』며 원만히 처리될 것을 약속했다. 그는 東益씨(辛회장 3男)의 집 바로 앞에 시공 중인 기계시설물이 자신이 보기에도 문제가 있다며 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로부터 10일 후 李富眞씨도 현장을 방문해 조치를 취하겠다는 口頭약속을 했다.
시야를 가리는 2층짜리 건물과 소음을 내는 기계시설물을 놓고 두 재벌은 시간이 흐를수록 감정의 골이 깊어져 갔다.
2004년 10월 辛회장 측은 2층 건물과 기계시설물의 철거와 보완을 다시 요구했다. 그러나 공사는 계속 진행돼 갔다. 삼성 측은 辛회장 막내아들 집에 생긴 균열 등에 대해 보수를 해줬고, 2층 건물에 대해서는 나무를 심어 보이지 않도록 하겠다는 代案을 제시했다. 나무를 심는다는 것은 오히려 시야를 더 가리는 것이라며 곧바로 거절했다>
농심 측 설명에 따르면, 辛春浩 회장은 李健熙 회장을 직접 만나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장남 辛東原씨는 李在鎔 상무에게 『아버지가 李健熙 회장을 뵙고 싶어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러나 李회장 측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 일로 辛春浩 회장은 몹시 자존심이 상했다고 한다. 대기업 경영자라는 사회적 지위를 떠나 열 살이 더 많은 동네 터줏대감이 새로 이사올 사람의 얼굴 한번 보자는 데 보기 좋게 거절당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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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 두 재벌 집안은 書信戰(서신전)을 펼쳤다.
2004년 12월2일 辛春浩 회장과 세 아들은 李健熙 회장에게 일제히 편지를 썼다.
<안녕하십니까. 農心의 辛春浩입니다. 한국경제의 선두에서 삼성을 이끌어 오신 李회장님의 노고를 慶賀(경하)하며, 늘 건강하시기를 진심으로 祈願합니다. (중략) 조용히 주변의 경관을 觀照하며, 思索할 수 있었던 것들이 사업을 하는 데 큰 힘이 되어 왔습니다. (중략) 李회장님의 令愛 이부진댁의 2층 철골 구조물은 기쁨과 즐거움을 주고 있는 경관들을 바로 볼 수 없도록 조망권을 害함으로써 모두에게 주는 불안과 불쾌감은 참기 어려운 것이 되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農心의 부회장인 辛東原입니다. 회장님의 건강하심과 삼성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중략) 지금 李회장님의 새 집을 위한 쿨링타워, 에어컨 실회기, 연도(굴뚝), 높은 옹벽 등 여러 설비들은 이미 시험 가동 중에도 많은 매연, 소음, 분진 등 공해물질들을 발생케함으로써 저희 가족들이 하루 종일 참기가 너무나 어렵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율촌화학의 사장인 辛東崙입니다. (중략) 그런데 회장님께서 아실지 모르지만 거듭되는 공사의 와중에 저희 집 뒤로 높이 15m 이상에 이르는 옹벽이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이 높은 옹벽의 설치로 말미암아 위압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이렇게 글월로 말씀을 드립니다>
李健熙 회장은 12월14일 辛春浩 회장에게 이런 답신을 보냈다.
<회장님과 자제분들의 書信은 잘 받아 보았습니다. 항상 존경해마지 않았던 회장님과 가족분들을 이웃으로 모시게 된 점을 기쁘게 생각하고 있으며 (중략) 회장님께서 말씀하신 내용 중에 소음이나 굴뚝, 옹벽 등은 이미 대책을 강구하여 조치되었거나 현재 대책을 마련하여 진행 중이므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조망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주변의 조망권을 최대한 고려해 회장님 댁보다 더 낮출 수 있도록 설계변경까지 하였습니다만, 회장님과 자제분들께서 많은 불편함을 느끼시는 것 같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조경작업 등을 통해 보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중략) 자제분들에게도 회장님께서 잘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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辛春浩 회장 일가와 李健熙 회장 간의 편지싸움은 결국 행정구청에 대한 민원제기, 民事·行政소송으로 번져갔다. 李회장 측은 『「2층 건물과 기계시설물에 대해 시정조치를 하겠다」는 在鎔·富眞씨의 구두약속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삼성 측은 『건축과 관련해서 법적으로 전혀 하자가 없다』며 『李회장 개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삼성의 공식 입장을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농심 측 韓?鉉(한강현) 변호사는 『조망권과 생활환경권의 침해도 문제이지만 李회장 측에게 「속았다」는 일종의 배신감이 더 크다』고 했다.
『몇 년에 걸쳐 항의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사는 계속됐습니다. 이미 辛회장 측은 수년 동안 소음 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아 왔어요. 문제가 되고 있는 기계시설물은 향후 李회장 자택內 여러 건물의 냉난방 시설로 보입니다. 기계시설물을 이전해 달라고 항의하면 「알겠다」고 했다가, 최근 들어 「공사가 끝났다」며 「이전은 곤란하다」고 하니 속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지요』
韓변호사는 『오너의 심기가 불편하면 기업경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잘 나가던 農心이 경영자의 집안 문제로 심리적 불안감과 불쾌감을 가진다면 이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했다. 韓변호사는 『재벌가의 감정싸움이라는 비난을 감수하고 공개적으로 나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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辛회장의 3男 辛東益 부회장의 부인 盧在庚(노재경)씨는 『이제 신축공사 과정에서 나오는 소음보다 집 바로 앞에 설치된 기계시설물에서 발생하는 기계음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어 더 걱정』이라고 했다. 盧씨는 『불면증으로 남편과 함께 병원신세를 지고 있다』고도 했다.
―일반주택에서 보기드문 기계시설물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까.
『작년 11월 말에 펜스가 철거됐어요. 그것 때문에 그곳에 어떤 건물이 들어서는지 전혀 몰랐지요. 펜스가 철거되고 나니 이상한 형태의 건물이 우두커니 서 있더군요. 건물 위쪽에는 연기와 열기가 빠져나오는 구멍들이 숭숭 뚫려 있더군요. 상어 몸통에 있는 주름 모양의 구멍이었어요』
―李회장 측에서는 「소음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소음이 들립니까.
『지난 2월 하순쯤의 일입니다. 기계실의 소음으로 새벽 내내 잠을 한숨도 못 잤어요. 새벽 6시쯤 현장 소장에게 연락해 그 사람이 안방까지 들어와 직접 확인하고 돌아간 일도 있어요. 지난 3월5일에는 새벽 4시경 또다시 기계 진동과 소음 때문에 잠에서 깼습니다. 정말 참을 수 없어 파출소에 신고까지 했습니다』
―무슨 소리가 납니까.
『환풍기가 돌아갈 때 나오는 소리와 비슷합니다. 「붕~붕」 같은 소리가 들립니다. 진동과 함께요. 이런 것들이 법적으로 허용된 기준 이내의 소리라 할지라도 밤에 자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는 분명 수면 장애를 주고 있습니다. 마치 밤에 자동차를 타고 가며 자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얼마 전 현장 소장이 「12월20일부터 두 달 동안 테스트 기간이었는데 힘들었을 겁니다」라는 말을 했어요. 그런데 소음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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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너무 예민한 것 아닙니까.
『멀쩡하던 우리 가족이 이런 말을 자꾸 하니까 오히려 우리가 이상한 사람이 되어 가더군요. 정신과 병원 신세도 지게 되고… 도대체 저런 기계시설물이 어떻게 일반주택에 들어설 수가 있죠? 비즈니스 센터라면 몰라도 개인주택에 저런 시설이 왜 필요한 건지, 또 그 넓은 땅에 하필이면 왜 우리 집 앞에 그런 시설을 설치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됩니다』
가족타운內 네 개의 건물 중 논란이 되고 있는 건물은 李富眞씨의 건물과 기계실이 밀집돼 있는 지하 3층에 지상 1층짜리 건물이다. 특히 기계시설물이 설치된 건물을 과연 단독주택으로 볼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
지난 3월8일 李회장 측은 용산구청에 이 건축물을 완공했다며 준공허가를 신청했다. 용산구청은 이튿날 3월9일 오후 1시13분에 준공을 승인했다. 하지만 기자가 찾아간 당일 낮에도 이 건물 공사는 계속되고 있었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허가는 신청일로부터 7일 이내에 내주도록 돼 있다. 『설계도면대로 완공됐다는 건축감리사의 소견이 들어 있는 자료가 적법하다면 당일 허가를 해줘도 상관없다』는 얘기였다. 건축업자와의 비리를 차단하기 위해 공무원이 허가과정에서 건설현장을 방문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서울시청 관계자는 『요즘은 바로 허가하도록 돼 있다』면서도 『통상 서류를 접수해 해당 부서로 올라가 검토까지 마치려면 3~4일은 걸린다』고 했다. 작년 7월 완공된 메인 건물은 준공 신청 후 4일 만에 허가가 났다.
李회장 측은 공사도 끝나지 않은 건물을 서둘러 준공허가를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단독주택 여부에 대해 서울시청 관계자는 『주차장이 넓다고 해서 위법이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설계대로 지어졌는지의 여부와 소음·진동은 관련 법률을 적용받는 별도 사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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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등기부 등본과 구청의 신축건물 자료에 따르면, 「李健熙 가족타운」의 전체 대지 면적은 1650평인 것으로 확인됐다. 언론에는 「600평 정도」로 알려졌다. 현재 신축 중인 건물도 한 개 棟(동)이 아닌 세 개 棟이었다. 작년 완공된 메인 건물을 포함해 가족타운은 총 네 개의 棟으로 이뤄져 있다.
이 건물들의 총 연면적은 2744평이다.
사각형 모양을 한 가족타운의 담장 둘레는 300m에 달한다. 가족타운內에 주차할 수 있는 차량 대수는 최소 45대이다. 건설현장을 직접 본 사람에 의하면, 사람을 실어 나르는 엘리베이터는 물론 차량용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다고 한다.
인근 부동산업자에 따르면, 이곳의 평당 땅값은 1500만~2000만원 정도라고 한다. 평당 1500만원으로 계산하더라도 가족타운의 땅값은 최소 250억원에 달한다. 삼성이 지은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평당 건축비가 대략 2000만원 정도였다. 이를 기준으로 할 경우 가족타운의 공사비는 약 540억원이 된다. 최첨단 시설을 감안하면 땅값을 포함한 건물 가격이 적어도 8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李健熙 가족타운」의 건물 설계는 국내 최고의 건축설계사무소인 「삼우설계」가 맡았다. 삼우설계는 타워팰리스 Ⅰ·Ⅱ, 서울시립미술관, 에스원 천안연수원, 용인 삼성생명, 성균관大 의과대학, 종로타워, 삼성플라자, 삼성정밀화학 복지관 등을 설계했다. 삼우설계의 한 임원은 『우리 회사의 최대 고객은 삼성』이라고 했다.
직접 설계도면을 작성한 사람은 최고급 저택을 설계한 경험이 있는 프랑스人이라고 한다. 「李健熙 가족타운」을 담당하고 있는 삼우설계의 한 임원은 삼성 계열사인 제일기획에 별도의 개인 사무실을 두고 이 일에 전념하고 있다.
가족타운을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는 건축업계에서도 베일에 싸여 있다. 그래서 온갖 추측이 나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족타운에서 직선으로 50m 떨어져 있는 承志園까지 지하로 연결한다는 소문도 있다. 성냥갑 모양의 갈색 메인 건물은 천장이 자동으로 열리는 장치가 돼 있다는 말도 있다.
李회장이 거주할 메인 건물은 작년에 완공됐다. 지금까지 내부공사가 진행돼 왔다고 볼 수 있다. 李회장이 살 집에는 과연 어떤 장치들이 설치돼 있을까.
가족타운은 李健熙 회장의 생활 스타일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을 것이다.
삼성의 李秉喆ㆍ李健熙 회장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작가 洪夏祥(홍하상·50)씨의 책 「이건희」(한국경제신문·2003)에 이런 대목이 있다.
<오전 10시경 기상을 하고 보통 새벽 2~3시에 잠자리에 든다. 낮에 일하는 것보다 밤에 일하기를 좋아해서 대통령과의 오전 회의 때 눈이 충혈된 채 앉아 있는 경우도 있었다>
李회장은 밤에 일하는 「올빼미型」 인간이다. 수면시간이 불규칙하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요즘엔 규칙적인 잠을 청하지만 한 가지 일에 몰두할 때는 밤샘을 하기도 한다.
先親 李秉喆 회장은 완전히 다른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오전 6시 정각에 기상해서, 6시40분에 목욕하고, 식사를 한 후 8시 정각에 출근을 했다. 출근할 때는 머리카락 한 올도 흐트러짐 없이 정리했다고 한다.
반면 李회장은 출근시간도 일정하지 않고 삼성 본관으로 출근하는 경우도 드물다. 대신 집에서 가까운 承志園에서 회사 일을 본다. 집에서는 잠옷과 같은 편한 복장으로 있는다고 한다.
李회장이 先親과 다른 생활 패턴을 가지게 된 것은 어려서부터 해외유학을 통한 자유로운 생활이 몸에 뱄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있다. 밤을 새우며 비디오를 보는 습관은 어릴 적 일본에 있을 때의 버릇이다. 어린 李健熙는 1000편이 넘는 일본 비디오를 짧은 일본 유학 기간 동안 다 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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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신제품이 출시되면 비서실을 통해 곧바로 구입한다. 잘 모를 때는 전문가를 불러 그 구조에 대해 배우고 파악한다. 그는 한국 내에서 가장 많은 전자제품을 구입, 해체해 본 인물이다. 복잡한 기계일수록 단순화시켜야 한다는 판단을 내려 4메가 D램의 제조방식을 바꿔 세계시장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 휴대전화의 통화와 「종료」 버튼에 색깔을 넣고 크게 키우라고 지시한 것이 바로 李健熙 자신이었다> (李健熙 개혁 10년)
李회장의 자택 지하실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특별한 시설이 설치돼 있다고 한다. 이런 습성을 빗대어 재계에서는 그의 집을 「집무실이자 거대한 실험실」이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다.
李회장은 어릴 적 일본 유학 시절 혼자 깜깜한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李健熙 회장은 막힌 공간에서 오는 편안함을 좋아하는 듯하다. 그는 지하시설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었다. 『지하 공간도 토지개념으로 인식해서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1995년 삼성서울병원을 지을 때 지하실을 깊이 파서 지하공간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과 지하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해 햇빛이 스며들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도록 지시했다.
「速度(속도)」로 유명한 삼성이 자신의 회장 자택 건물을 짓는 데는 왜 이렇게 긴 시간이 필요했을까? 삼성은 타워팰리스 I의 경우 지상 66층 지하 5층의 건물 5개 棟을 3년2개월 만에 만들어 냈다. 초고층 건축기술을 가지고 있는 삼성이 「회장님 댁」을 짓는 데 10년 동안 공사를 한다는 것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개념의 지하시설이 들어갔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李회장은 수차례 복합성의 원리를 강조해 왔다. 「전자제품이든 건물이든 모든 기능이 하나에 집약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유비쿼터스의 개념을 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 강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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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연관성이 있는 시설·기능·기술 등을 결합시켜 유기적인 상승 효과를 내도록 해서 경쟁력과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복합화이다.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TV와 VCR를 합친 비디오 비전이다. (중략) 앞으로는 모으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 될지도 모른다. 백화점도 한 빌딩 안에 있어야 사람이 모이고 백화점이 되는 것이지, 이것을 1km 길이로 흩어 놓으면 소매점이 산재한 것에 불과하다. 여러 시설과 기능을 한 장소에 모아서 집단 간에 자주, 쉽게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건희 에세이)
건설부문에 있어 타워팰리스가 기능 복합화의 첫 결과물이었다. 「李健熙 타운」에 최첨단 복합기능이 설치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李健熙 회장은 가족타운의 설계단계부터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타워팰리스의 내부구조까지 깊숙이 관여했다.
『신발을 많이 넣을 수 있도록 수납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라. 마루와 부엌, 화장실의 문턱을 없애라. 왜 아파트 내부가 다 똑같은가. 입주 후 새 집을 뜯어고치면 자원낭비다. 들어오기 전에 입주자의 모든 요구를 수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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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회장은 타워팰리스의 공사가 끝날 무렵 건설현장을 찾아가 공기 순환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폐암을 앓았던 그가 건물內 공기정화 시설까지 관심을 가졌던 것이다.
「李健熙 가족타운」의 실체는 현재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사용하는 承志園을 통해서도 예측할 수 있다. 承志園은 1987년 李秉喆 회장 死後 그의 경영이념을 계승한다는 차원에서 承志園으로 명명됐다. 辛春浩 회장의 자택 동쪽 벽에 붙어 있는 承志園은 대지 300평에 건평 100평 정도다.
<承志園은 전통한옥의 모습을 띠고 있지만, 내부는 최첨단 디지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내방객들은 개인정보를 담은 핀을 옷깃에 꽂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그가 좋아하는 음악과 향기가 흘러나온다. 承志園의 지하 집무실에는 위성통신장비, 팩시밀리 등이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고, 미래의 주택이라는 홈네트워크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이건희 회장이 업무를 수행하고 지시하거나 처리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첨단장비를 갖추고 있다> (홍하상著·李健熙)
李회장은 2001년 承志園을 리모델링할 때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교외의 호숫가에 있는 빌 게이츠의 저택을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빌 게이츠의 경영철학을 존경하는 李회장으로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承志園 설계팀은 빌 게이츠 자택을 시공한 회사를 직접 방문해 자문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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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는 1989년 호숫가 5000여 평의 터를 구입해 7년 동안 집을 지었다. 이 때 공사비로 들어간 돈이 1997년 기준으로 450억원이었다고 한다.
빌 게이츠는 이후 작년까지 주변의 건물 아홉 채를 비롯해 11건의 인근 부동산을 사들였다고 한다. 주변 건물들이 자신의 건물을 경호해 주는 일종의 「세이프 존」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외부인이 빌 게이츠의 저택 안으로 들어가려면 입구에서 지하 주차장으로 연결돼 있는 터널을 통과해야 한다. 지하 주차장에는 차량 30대를 세울 수 있다. 응접실은 120여 명의 하객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다. 18m짜리 실내 수영장에서는 수중 음악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고, 18홀짜리 미니 골프 코스도 마련되어 있다고 한다. 두 대의 엘리베이터와 3층짜리 나선형 계단, 빌 게이츠의 희귀 서적 컬렉션을 전시한 원형 홀, 첨단 음향 시설을 갖춘 영화관, 연어가 헤엄치는 개울 등이 있다고 한다. 디지털 박물관도 있다고 한다. 대형 평면 TV를 통해 유명한 사진과 예술작품을 본다는 것이다.
빌 게이츠의 집을 벤치마킹한 李회장이 자신의 집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李회장에게 있어서 집은 「우주의 중심」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한남동 자택에서 걸어서 불과 10분에 불과한 이태원으로 왜 이사를 오는 걸까? 지금의 한남동 자택도 지리적 위치나 주거면적 등 모든 면에서 있어서 부족한 것이 없다. 소위 말하는 풍수지리학적 측면에서 지금의 한남동 자택은 용의 머리에 해당하는 명당이라고 한다.
李회장은 비탈진 경사면을 효과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남한 면적 300억 평 중에서 버려진 산지가 200억 평인데 그 절반인 100억 평은 경사도가 20~30도 정도 되는 땅이다. 유럽은 30%가 넘는 경사지에 초지나 과수원이 있다. 우리는 조금만 경사가 심하면 기껏 공원묘지로나 쓸 뿐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고정관념을 버려야만 우리 토지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수평적으로 국토를 확장하는 것과 수직적으로도 늘려 가야 한다> (이건희 에세이)
단순히 이 때문에 이태원 가족타운을 건설하는 것은 아닐 성싶다. 신축 중인 「李健熙 가족타운」은 한남동 자택보다 높은 곳에 위치한다. 그래서 멀리 한강까지 보인다. 경치만큼은 한남동 자택보다 좋은 것은 분명하다.
한남동 자택 주변 5000여 평에는 리움 삼성미술관과 삼성문화타운,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 삼성문화재단 등이 들어서 있어 삼성타운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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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태원 가족타운이 완성되면 承志園과 함께 하얏트 호텔 양지 바른 남쪽면에 또 다른 삼성 가족타운이 들어서게 된다.
삼성은 이제 우리 사회의 모델이 됐다. 한국 최고, 세계 일류기업인 삼성을 빼놓고는 한국경제를 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삼성을 李健熙 회장이 이끌어 가고 있다.
李健熙 회장을 바라보는 세상의 기준은 무의식 중에 완벽성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철저한 잣대를 들이대는지도 모른다.
李健熙 회장이 존경하는 빌 게이츠가 주변 부동산을 사들였을 때 인근 주민들은 『중세시대 영주가 가신들을 위해 성 주변에 집을 마련하는 것과 같은 이런 행위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2002년 11월 李회장은 사장단 회의에서 『건설업은 환경을 훼손하기 쉽고 공해를 유발하기 십상이니 건설 과정에서 심각하게 고민하라』고 했다. 서울 남산의 한 중앙에 자리 잡은 李健熙 가족타운이 불러온 「조망권·생활환경권」 침해 논쟁이 어떻게 해결될지 많은 사람들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첫댓글 저렇게 친절히 일러 주니 좋은 자리는 항상 돈이 넘쳐나는 분들의 차지일 수밖에요 ㅎ.............
내일 도 바쁜디 넘의집 일 왈가불가 할일 아니네요 집크면 청소 하기 힘들뗀데 후후후~도선의 왕씨왕조~무학의 이씨 왕조 도 다 역사의 뒤안길로 태조릉이나,이씨능도 다 국민관광지 ^^
흠...돈건희 씨가 주위의 지탄에도 아랑곳 없이 철옹성으로 된 아방궁을 짓고자 하는 모양이네요....이래저래 서글픈 생각이 듭니다...사주, 풍수배워, 저런 잘난이들의 집자리 묘자리나 배려해 주고 그들에게 더 잘 사는 운세나 읊어 바칠 량이라면....뭔가 문제가 있음직 한데 말씀이죠...
옛날 조선시대 궁전이나 호사스러운 99칸 기와집이 지금은 문화재로 되어 일반인들이 구경할 수 있듯이, 언젠가는 사회로 환원이 되어 누구나 구경할 수 있을 때가 오겠죠. 건물로서 후세에 문화재로 기억될 만 한 것은 결국 지금의 호화주택이 아니겠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