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가구 590만,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28.1%인 593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17.4%에 비해서도 10%P 이상 증가한 것으로 세 집 중 한 곳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셈이다. 고령층 및 1인 가구가 늘면서 적적함을 덜고,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얻기 위해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펫팸족’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이들 펫팸족 소비에 힘입어 반려동물 관련 시장도 급성장 중이다. 현재 3조 원에서 2020년에는 6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반려동물 시장은 사료나 간식, 옷은 기본이고, 호텔, 장난감, 침대, 냉난방기, 건강보조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화려(?)해지는 추세다. 반려동물 전용 유치원과 피부미용실도 있을 정도다.
반려동물시장에서 규모가 가장 큰 것이 ‘사료 시장’이다. 반려동물 지출 중 사료 구입이 40%나 차지하기 때문이다. 강아지와 고양이 사료로 구분하면 6대 4로 애견사료 시장이 크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서 제공하는 소비형태통계시스템 다나와리서치가 작년 9월부터 1년간 사료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애견사료와 고양이사료가 각각 61%, 39% 비율을 나타냈다.
하지만, 고양이사료는 계속 증가추세다. 지난 8월에는 44%까지 판매점유율이 늘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해 개 사육두수를 662만 두, 고양이 사육두수를 232만 두로 추정, 발표했다.
사료 등급 여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방부제, 육류나 곡물의 비율 정도, 영양분에 따라 유기농·홀리스틱·슈퍼프리미엄·프리미엄·그로서리(보통) 등 5등급으로 구분하고 있다.
사료 등급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유기농 사료는 미국 사료관리국(AAFCO)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고, 제조 과정에서 합성비료와 농약, 항생제 등을 사용하지 않는다. 두 번째 단계인 홀리스틱 사료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들며 육류 함량이 높고,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도록 비교적 저온으로 조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슈퍼프리미엄 사료는 육류 함량이 곡물보다 높고 부산물, 육분, 육골분, 골분 등은 사용하지 않는다. 이보다 등급이 낮은 프리미엄 사료는 부산물이 주원료이며, 필수지방산 비중이 적고 합성부제를 사용한다. 보통사료는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부산물이나 내장, 육골분 등이 다량 포함돼 있으며 육류보다 곡물 비중이 높다. 양이 많은 대신 가격이 저렴하다.
사료가 반려동물의 건강과도 직결되는 만큼 좋은 사료를 구입하는 경향이 강해서 다나와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강아지 사료는 홀리스틱과 슈퍼프리미엄, 그로서리, 유기농 판매량이 각각 20~25%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이에 비해 고양이 사료는 저급에 속하는 그로서리(보통) 비율이 37%로 가장 높게 나왔다. 지난 8월에는 그로서리 판매량이 전체의 51%에 달할 정도로 급격히 늘었는데, 강아지와 다르게 길고양이를 위한 일반 사료 대량 구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그로서리에 이어 슈퍼프리미엄 사료가 29%로 많이 팔렸으며, 홀리스틱 19%, 프리미엄 12% 순으로 이어졌다.
강아지에 비해 고양이는 특히 입맛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에도 좋고, 고양이가 좋아하는 사료를 먹이고 싶은 것이 애묘인의 공통된 마음이다. 밥에도 쌀밥, 현미밥, 콩밥이 있는 것처럼 사료에도 건식과 습식으로 구분된다. 판매 비중으로 보면, 건사료가 63%, 습식사료(캔)가 37%로 건사료 비중이 높다. 다만 건사료는 여름에 냄새가 심한 탓인지, 8월 판매량만 보면 건사료가 51%, 습식사료가 49%로 건사료 비중이 크게 떨어졌다.
건사료와 습식사료는 장단점에서 차이가 있다. 건식 사료는 대용량 보관이 가능해 가격대가 저렴하고, 깨물어 먹기 때문에 플라크 제거 효과도 있다. 하지만 탄수화물 함량은 높고 수분 함량은 10% 정도로 낮아 소화계통과 요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때문에 건사료를 급여할 때는 일일 수분 섭취량에 맞게 수분을 충족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습식 사료는 캔이나 파우치 형태로 나오며,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간 주식용과 단백질이 주원료인 간식용으로 나뉜다. 수분함량이 75%로 높고 저탄수화물 고단백이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 국내 반려동물사료 시장은 외국계 브랜드가 70% 이상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다나와리서치 조사에서는 세계적인 펫푸드 업체인 로얄캐닌이 선두인 것으로 나타났다. 애견사료와 고양이사료 모두 로얄캐닌이 독보적이다.
강아지 사료 전체 판매량의 18%가 로얄캐닌 제품이며, 이어 한국마즈가 12%, ANF가 11%, 대한사료 10%로 2위권에서는 박빙의 대결을 보 여줬다. 최근에는 한국마즈의 약진이 두드러져 7, 8월의 경우, 판매량 점유율이 20%를 오르내리는 등 로얄캐닌의 강력한 맞수로 등장했다. 습식사료 위주로 생산한다는 특성상 여름철 수요가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고양이 사료에서는 로얄캐닌을 찾는 수요가 좀 더 많아 점유율이 29%에 달했다. 8월에는 33%까지 오르는 등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대한사료 제품 점유율이 20%로 로얄캐닌을 뒤따랐으며, 대주산업(11%), 미유믹스(6%), 한국마즈 (6%) 순으로 인기를 모았다. 특히 대한사료 ‘프로베스트 캣 블루’와 대주산업 ‘캐츠랑’은 가성비가 좋아 길고양이 주식으로 많이 팔리고 있다.
편집 정도일 doil@danawa.com
글 정은아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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