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김장을 했습니다.
철마 형부댁에 가서 밭에서 제일 잘 자란 배추를 베어내었지요. 아직 배추 속이 다 차지 않은 것들이 많아 언니네는 좀더 키워서 김장을 할 것이라 하더군요. 갓도 베고 대파도 뿌리째 뽑았습니다. 김장용 큰 비닐봉투에 배추를 절여서 왔습니다. 배추를 절이는 동안 아궁이어 불을 때어 가마솥에 물을 데워 배추 시래기는 삶아서 왔지요. 농사를 잘 지어서 나누어 주는 것만도 고마운데 언니와 형부는 배추를 절여주고, 무는 씻어주고 무엇이라도 하나 더 챙겨주려 하십니다. 부모님 마음입니다.
집에 오는 길에 반여동 농산물시장에 들러 수육용 돼지고기도 사고 굴과 마늘 생강 간 것도 사왔습니다. 배추가 절여지는 동안 다시물을 내고, 풀을 끓여 고추가루를 사루어두고 파를 썰었습니다. 후다닥 굴전을 부쳐 저녁을 먹고도 일은 끝나지 않습니다. 배추를 씻어서 물이 빠지는 동안 갓김치를 담고, 알타리무 김치를 담았습니다.
김치를 먹지 않는 남편은 공연한 일을 한다고 타박을 주고, 아들도 사서 먹으면 되는데 힘들게 일한다고 불평을 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기쁘게 김치담는 일을 합니다. 햇빛과 바람을 듬뿍 받으며 잘 자란 배추 무 파 갓에게 감사하고, 잘 먹고 좋은 마음을 더 키우겠다는 다짐도 합니다.
하루만에 밭에 있던 배추를 김장김치가 되게 했더니 밤 열 두시도 넘어서 일이 끝났습니다. 허리가 아파 의자운동을 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래도 남편이 어깨와 허리를 두드리고 주물러주었기에 자고 일어나니 몸살기운은 없습니다.
늦게 일어나 집에서 명상합니다.
허리를 쭉 펴고 앉아 활짝 미소짓습니다.
마음이 하늘처럼 커졌다 여깁니다.
천천히 숨을 내쉬고 또 내어쉽니다.
빛의성자님들과 함께 온 우주만물과 벗님들께 축복을 전합니다.
사진은 며칠 전 숲에서 명상하고 오는 길에 찍었습니다. 푸르렀던 띠(삐삐, 삘기)에도 단풍이 들었네요. 빛나는 하루 보내세요.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