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 시인의 첫 번째 시집! 「그날」 (보민출판사 펴냄)
김민기 시인의 첫 번째 시집 《그날》은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삶의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시인은 우리 주변에 펼쳐진 평범한 풍경과 감정을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낸다. 특히 ‘그날’이라는 시는 시집의 제목이자 중심을 이루는 작품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느껴지는 복잡한 감정을 담아낸다. 안개 낀 아침 속에서 떠나는 이를 바라보는 화자의 시선은 생의 마지막 순간에 대해 묵직한 성찰을 불러일으킨다. 세상살이의 무게와 굴레를 살아내고 맞이하게 될 쉼의 순간을 잔잔하면서도 깊이 있게 그려내며, 독자들에게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그리고 ‘겨울 하루’는 고단한 일상 속에서도 발견되는 생명력을 담담히 전하고 있다. 망치 소리와 굴삭기의 유압음, 모자를 눌러쓴 사람들의 모습은 겨울의 차가움 속에서도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단순한 하루의 기록처럼 보이는 이 작품 속에는 우리의 삶이 얼마나 얽혀 있으며, 그 속에서 공감과 위로를 나눌 수 있는지가 드러나 있다. 작가는 행복이 순간의 감정이 아니라, 삶을 되돌아보는 과정 속에서 얻어지는 깊은 깨달음임을 시 ‘행복’에서 이야기한다. 입꼬리가 올라가고 그리움의 눈물이 흐르는 그 순간이야말로 행복의 진정한 모습임을 그려내고 있다. 이는 우리가 지나온 시간들, 흘려보낸 사소한 순간들조차도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작가소개>
시인 김민기
마음속 많은 감정들이 있었지만 내 안의 깊은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은 항상 어려웠다. 시를 쓰면서 내 마음이 많이 달래졌고, 내가 쓴 시를 보며 지금 나의 마음상태를 알게 되었다. 부족한 점이 너무 많지만 이 시가 지금 나의 언어로 지금 나의 자아를 표현해 본 소중한 경험의 산물이기에 부끄럽지만 또한 감사한다. 앞으로도 나의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순간순간의 행복과 감사함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이 되어 주변 사람들에게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인연이 되어 이 시집 「그날」을 읽게 된 모든 독자분들도 행복하고 좋은 날들이 많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이 책의 목차>
제1부. 광화문의 바람
민들레
삼재
겨울 하루
정치(政治)
행복
德에는
쉼
빗방울
시골
여행자
웃을 밖에
선악상의(善惡相依)
외출
덧셈 뺄셈
겨울 냄비
육십
아부지와 엄니
광화문의 바람
독거명절
옛사랑
제2부. 내일이 오면
오늘
내일이 오면
인간다운
안부
대물림
상대성
돈
세월
염증
들꽃
식당에서
따로따로
연등
먼지 (1)
먼지 (2)
반숙
성공
비밀은 없다
산다는 건
독약
제3부. 안배와 배려
착각
섬의 꿈
소나무
그날
징검돌
서울역에서
열농(熱弄)
시련
싸움
행복은
효자
여정
가륜불륜
안배와 배려
가을 이별
등 뒤
개체
엄니
굴레
나그네
제4부. 봄의 상상
인사동 찻집
낮술
그려
노사랑
아침에
유년 시절 (1)
유년 시절 (2)
군산 수정식당
안산시 선부동
장마
인생길
첫눈
장사
그리운 사람
초가
퇴근 후
함박눈
에라
계양구에서
성인(惺人)
욕심
봄의 상상
<본문 詩 ‘그날’ 전문>
안개 낀
이른 아침은
나무상자 안에서
세상과 이별을 고한
그 임에게 다시 없는 아침
자유로이 누리며 가리라 싶던
세상살이가 수레를 끌게 했고
길목의 굴레를 싣고 살았으니
이제 쉴 듯해도 감은 두 눈에
흐른 눈물 미련처럼 끈끈하여
지워내는 손수건만 애가 타다
봉분을 뒤로 밥 먹으러 가는
내가 시간 흘러 맞이할 그날
<서평>
시인의 시는 감정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의 내면을 일깨우는 힘을 지니고 있다. 시집 전반에 걸쳐 생명이 소멸해 가는 과정이자 발전해 가는 과정으로 삶을 정의하며, 우리가 마주하는 고통과 기쁨, 슬픔과 사랑 모두가 삶의 일부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한다. 그의 시는 삶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게 하며, 그 속에서 자기 자신과 대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시인의 언어는 부드럽고 잔잔하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강렬하다. 삶의 어느 순간에 마주하더라도 이 시집은 깊은 공감과 위로를 전하며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김민기 지음 / 보민출판사 펴냄 / 120쪽 / 변형판형(135*210mm) / 값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