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없이 인간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가?
메리 미즐리(서기 1919년~)
1978년 출간된 저서 야수와 인간(Beast and Man) 에서 영국 철학자 메리 미즐리 (Mary Midgley)는 인간 본성을 이해하는 데 자연과학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했다. 흔히 과학적 발견, 특히 고생물학이나 진화생물학 분야의 발견이 인간
본성에 대한 기존의 견해를 무너뜨린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미즐리는 이러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인간이 다른 동물과 차별화되는 요소와 공유하는 요소를 둘 다 확인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인간은 자신에게도 동물적 본성이 있다는 사실을 거부하면서, 스스로 다른 동물과 다르다고 착각한다.
- 메리 미즐리
미즐리가 천착했던 문제 중 하나는 인간의 삶속에서 자연과 문화 간의 관계였다.
미즐리는 많은 사람들이 문화를 인간의 동물적 속성에 부가된 비자연발생적인 요소로 보고 자연과 문화를 서로 상반되는 존재로 생각한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미즐리는 문화와 자연을 이루는 질서가 완전히 이질적이라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고, 오히려 문화가 자연발생적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달리 말하자면, 인간은 문화를 가진 종류의 생물체로 진화해왔다는 것이다.
인간은 마치 거미가 거미집을 짓듯이 문화를 짓는다고 말할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거미가 거미집 없이 살수 없듯이 인간도 문화 없이는 살 수 없다. 인간에게 문화는 선천적이고도 자연발생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미즐리는 인간만의 독특한 특성을 밝혀내는 동시에 더욱 광범위한 진화론적 맥락 속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본래 위치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
맥락읽기
이전의 관련 역사
기원전 4세기 :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자연발생적 존재인 동시에 본능적으로 문화를 창조하는 존재라며 인간을 정치적 동물'로 규정했다.
기원전 1세기 : 로마 시인 루크레티우스
카루스(Titus Lucretius Carus)는 저서 『사
물의 본성에 관하여On the Nature of
the Universe』에서 인류문화의 자연발생적 기원을 탐색했다.
서기 1859년 : 자연주의자 찰스 다윈은 저서 『종의 기원』에서 모든 생명이 자연선택의 과정을 통해 진화해왔다고 주장했다.
이후의 관련 역사
서기 1980년대 이후 : 리처드도킨스(Richard Dawkins)와 메리 미즐리는 인간본성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다윈 진화론의 의미에 대해 논쟁을 벌였다.
*출처: 철학의 책(윌 버킹엄,지식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