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친구를 불러 술을 한잔 했더니 자고 나도 속이 영 편치 않아
화장실을 몇번이나 들락거렸다. '체력이 곧 국력'이란 말이 있듯이
주력도 체력이 말한다. 세월 가는 줄 모르고 마음만은 이팔청춘이라
믿고 있다가는 낭패당하기 쉽상이다.
아침 신문기사에 흥미로운 게 하나 실렸다. 술이라고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났던 내가 아니었던가? 술고래의 신체적 특성을 조사해 보았더니
검지보다 약지의 길이가 더 길더라고 한다. 그래서 당장 손바닥을 펴서
살펴보니 나의 손가락도 약지(넷째손가락)가 검지(둘째손가락)보다 길었다.
이젠 친구들이 '누가 술이 더 센가?' 주장할 필요도 없이 손바닥만 내밀면 되게 됐다.
코메디 닷컴에 실린 기사는 다음과 같다.
[ 영국 스완지대 존 매닝 교수(응용 스포츠·기술·운동·의학)가 이끄는
연구팀은 258명(여성 169명)의 대학생 참가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한 결과,
높은 음주 소비량과 검지(두번째 손가락) 대비 긴 약지(네번째 손가락) 길이
사이에 연관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손가락 길이는 태아가 자궁에서 노출되는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는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으면 검지에 비해 약지가 길고,
반대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으면 검지에 비해 약지가 짧다. 이번 연구는 에스트로겐
대비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경우, 이후 알코올 섭취량이 높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손가락 길이를 측정하고, AUDIT(알코올사용장애 선별검사)를
이용해 총 AUDIT 점수와 주당 음주량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남녀 모두에서 검지보다 약지가
긴 사람일수록 알코올 소비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연관성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강하게 관찰됐다.
매닝 교수는 "이러한 패턴은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과 같은 성호르몬의 관여를 암시한다"고
말했다. 또한 "알코올 의존성 환자는 두 번째 손가락에 비해 네 번째 손가락이 매우 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 또한 출생 전 에스트로겐 노출에 비해 테스토스테론 노출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매닝 교수는 이전에도 손가락 길이 비율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연구 결과에
의하면, 프로 축구선수 중 약지가 검지보다 더 긴 사람은 심폐능력이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