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 - 우리 모두에게는 삶의 무게가 있다
☺ 교차로신문 2016년 12월 06일
수많은 사람들이 먼 길을 떠났다. 그들 모두 각자는 등에 큰 짐을 메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렇게 길을 가다 날이 저물면, 한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쉬는 것이 일상이었다. 이들 가운데 어떤 사람이 계속 투덜거렸다. 다른 사람들의 등에 진 짐은 가벼워 보이는데, 자신의 짐만 너무 무겁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침내 그는 신에게 불만을 터뜨렸다.
“신이시여, 다른 사람의 짐은 작고 가벼운데, 왜 하필 내 짐만 이렇게 무겁습니까?”
“그렇군. 그렇다면 오늘 밤에 사람들이 여관에서 쉴 때, 짐을 한 곳에 내려놓는데, 그 중에 가장 가벼운 짐으로 바꾸도록 하여라.”
이 남자는 짐을 바꾸도록 허락한 신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그날 밤 짐짝을 모아놓은 곳으로 가서 수많은 짐들을 하나하나 들어보며 가장 가벼운 것으로 낙점하였다. 다음날 꼭두새벽에 어젯밤 점찍어 두었던 가장 가벼운 짐을 등에 짊어졌다.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길을 떠났다.
이 사람은 ‘앞으로는 편하겠구나.’라고 생각하며 매우 즐거워했다. 그렇게 한참 길을 가는데, 이상하게 짐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사람은 계속 ‘이상하다. 가장 가벼운 짐으로 바꿨는데, 왜 이렇게 짐이 무거울까?’ 연신 의심을 했다. 결국 또 그는 신에게 하소연을 하였다.
“그런데, 신이시여 이상합니다. 왜 가장 가벼운 짐으로 바꾸었는데도, 그 전처럼 짐이 무겁습니까?”
신이 빙그레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네가 짊어지고 있던 짐을 자세히 보아라.”
그제서야 그는 짐을 내려 이곳저곳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짐짝 안에 쓰인 글씨를 보니, 처음에 짊어지고 있던 바로 그 짐이었다. 곧 이 남자가 가장 가벼운 것이라고 생각하고 바꾼 짐이 원래는 이전 자신의 짐이었다. 신이 다시 말했다.
“네가 원래 짊어지던 짐을 너는 또 선택한 것이다. 네 스스로가 바꾼 것이건만, 이전 짐을 너는 다시 선택한 것이다.”
오래전에 어른들을 위한 우화집에서 읽은 내용이다. 불교에서는 그 사람이 짊어져야 하는 것을 업[業, karma]이라고 한다. 곧 자신의 한 행위에 의해서 자신이 살면서 짊어져야 하는 삶의 무게, 인생의 무게인 것이다. 삶이 고달프다고 그 무게를 벗어던지려고 한들 인간은 자신이 짊어져야 할 업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나라 가수가 부른 노래 중에 이런 가사내용이 있다.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여, 가거라. 사람아! 세월을 따라 모두가 걸어가는 쓸쓸한 그 길로”
어느 시대, 어느 공간에 산들 힘들지 않는 인생이 있겠는가?! 사람의 생명을 부여받은 만큼 책임져야 할, 짊어져야 할 무게는 누구나 다 갖고 있다. 그 짐이 무겁다고 불평해 새로운 것을 짊어지려고 하지만, 그 벗어난 길에는 이전만큼의 똑같은 업 덩어리를 갖고 살아간다.
삶의 무게가 무겁다고 불평하며 다른 사람의 짐이 가벼워 보일 것 같지만, 그 사람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결국 그 사람도 짊어진 무게에 휘청거린다. 자신만 힘들게 사는 것이 아니다. 삶이 힘들다고 불평한들 혼돈을 겪게 되며, 주위 사람들에게도 곤란을 준다. 힘들어 하지 말라. 내 무게만큼 타인들도 똑같은 인생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간다. 그 사실을 기억하면, 조금이나마 짐짝이 가벼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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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반야바라밀경 금강반야바라밀경 금강반야바라밀경 고맙습니다 덕분입니다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