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 방송에 비해 라디오의 디지털 전환이 전 세계적으로 지지부진한 이유로는, 라디오 매체의 특성이 텔레비전과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라디오는 대충매체로서의 특성이나 이용층의 특성 모두 상당히 보수적인 매체이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에 적대적인 성향이 짙다(특히 주 이용층의 경우). 따라서 기존의 아날로그 라디오를 폐지하고 디지털로 전면 전환하는 것에 대해 반발 심리가 강하다.("기존의 FM라디오가 잘 나오는데 굳이 웬 디지털 라디오야???")
게다가 아날로그 라디오 수신기가 대한민국에 수백만대~수천만대나 이미 보급된 상태다. 만일 아날로그 라디오 방송을 전면 중단했을 경우 이들 기기는 이제 쓸모없어지게 되며 각종 환경문제 및 청취자 권리 박탈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대한민국의 경우 카 오디오를 비롯하여 등산, 캠핑, 비상상황때 주로 쓰는 휴대용 라디오가 많이 보급되어 있으며, MP3P에도 기본적으로 FM튜너가 내장되어 있다. 그나마 아날로그 텔레비전의 경우, 대개 안방에 고정하여 보는 장치라 컨버터를 달면 일단락될 수 있겠지만, 휴대용 아날로그 라디오에 거추장스러운 컨버터를 달 수 있겠는가(...).
그리고 디지털 방송의 특성상 수신상태에 따라 '모 아니면 도'의 성격이 강한데, 아날로그 방송이었다면 지지직하는 잡음이 들릴 뿐 방송의 기본 내용은 파악이 가능할 정도라면 디지털 방송의 경우 아예 방송이 안나오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디지털 수신기의 전력(배터리) 소모량이 아날로그 수신기보다 많다는 것이 큰 흠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단점은 비상사태 시 의외로 치명적인 결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수신기 가격이 기존 아날로그보다 비싸다는 것도 문제점.
음질 면에서도 디지털이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192kbps급 비트레이트에, 괜찮은 성능의 최신식 코덱(이를테면 AAC)을 사용한다면 일부 민감한
황금귀(?)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스펙 상으로는 기존의 아날로그 FM보다 우월한 음질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제한된 주파수 대역에 방송국 수를 늘리기 위해 비트레이트 수를 128kbps로 줄이고, 게다가 코덱이 영국의 사례처럼 상당히 낡아빠진
MP2 포맷을 사용한다면 MPEG 압축 오디오 특유의 치찰음(artifact)으로 범벅이 된 불쌍스러운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아직도 128kbps급 MP3 파일을 많이 듣는
막귀일반인들이 많은 현실에, 아날로그 FM방송 음질이 치찰음 부분만 제외하면 128kbps급 MP3와 비슷한 상황에 '음질'이라는 요소로 라디오 방송의 디지털 전환에 대중들이 매력을 느낄지는 의문이다. 텔레비전의 경우 디지털이 아날로그에 비해 '확실히' 선명하다는 장점을 일반 대중에게 부각시키기 쉬워 상대적으로 디지털 변환이 쉬웠지만, 오디오인 라디오의 경우 이런 점을 부각하기가 쉽지가 않다. 더구나 디지털 라디오 방송을 192kbps급 이상으로 고효율의 최신 코덱이 아닌 MP3와 비슷한 성능의 코덱에 128kbps 정도로 송출한다면...
사실 기존의 아날로그 라디오 방송은 개량을 거듭하여 수십년 전에 이미 완성되어 오랜기간동안 전 세계에서 애용되고 있는 매체다. 반면에 디지털 라디오 방송은 1980년대 말에 개발이 착수되어 1995년에 서비스가 시작된, 상대적으로 최신의 매체이기에 앞으로 개선되어야할 점이 여전히 많으며, 기술발전에 따라 개량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마치 기존 TFT-LCD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는 IPS와 현재는 다소 미흡한 점이 있지만 향후 발전 가능성을 지닌
아몰레드의 관계로 비유될 수 있긴 하다.
라디오의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잡음과 멀티패스에 강한 디지털 변조방식과 효율성 높은 오디오 압축 코덱을 채용한 디지털 라디오 방식의 선정은 필수적이며, 보다 저렴하고 저전력의 수신기가 널리 보급되어 일반 대중에게 디지털 라디오의 장점을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첫댓글 사실은 내가 쓴 것이지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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