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심한 응급환자에 '일반 세균성 폐렴' 진단
사흘째 돼서야 '평택성모병원 경유' 알고 격리
삼성서울병원 송재훈 원장은 7일 기자회견에서 "1번 환자 확진 후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이 환자로 인한 2차 감염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1번 환자를 확진한 후 불과 일주일 후인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은 14번 환자는 일반 세균성 폐렴 진단을 받았다. 첫 번째 메르스 환자를 국내 최초로 진단한 삼성서울병원이 14번 환자는 왜 놓쳤을까.
송 원장은 "질병관리본부의 대응 지침에 따라 '메르스 선별 문항지'를 14번 환자에게 적용했지만 환자가 중동 여행력이나 메르스 환자 노출력이 없어 메르스 의심 환자로 볼 근거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14번 환자는 1번 환자가 발생한 평택에서 왔고, 이미 기침이 심한 상황이었다.
송 원장은 "질병관리본부의 대응 지침에 따라 '메르스 선별 문항지'를 14번 환자에게 적용했지만 환자가 중동 여행력이나 메르스 환자 노출력이 없어 메르스 의심 환자로 볼 근거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14번 환자는 1번 환자가 발생한 평택에서 왔고, 이미 기침이 심한 상황이었다.
- 삼성서울병원장 회견 메르스 확진 환자가 17명 나온 삼성서울병원 송재훈(맨 오른쪽) 원장이 7일 기자회견을 열고“지난달 27~29일 삼성서울병원에서‘14번 확진 환자’에게 노출된 환자와 의료진 등에서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장련성 객원기자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대한감염학회 이사장)는 "메르스 같은 감염병은 실제로 균을 확인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숫자로 확인하는 게 아니라서 진단이 쉽지는 않다"면서도 "의료 현장에서는 폭넓은 지식을 가진 의사가 거의 경찰이 수사하는 수준으로 환자 정보를 캐물어야 하는데 실기(失期)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