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내가 벌지~~~~"
열이 확! 솟구쳤습니다.
집에서 나와 언덕길을 내려가면
생활정보 신문이 있는 곳이 있습니다.
벼룩시장과 교차로가 있었습니다.
한권씩 들고 집 현관문을
나 이렇게 결심했어! 나 좀 봐! 라는 것을 주장하듯이
"당신 어디 갔다와? 그리고 그건 뭐야?"
"저 돈벌꺼에요"
"그게 무슨 소리야?"
"돈 번다구요"
"당신이 뭘해서 돈을 벌어"
"걱정하지 마요 주방 아줌마라도 할테니까"
"참나~~~!!!(약간 옆으로 저를 흩어보며~~~) 당신이?"
"왜 그렇게 봐요 못할까봐 그래요?"
그렇게 한참을 남편과 실랭이를 벌였습니다.
어느 순간 닥쳐진 현실이
너무 무겁게 제 자신을 눌러왔기 때문입니다.
주민등록 등본 앞뒤가 차도록 숱하게 이사를 다녔고
정훈이가 초등학교를 벌써 4번을 전학을 다녔는데
또 이사를 준비해야한다는 사실이
진저리치게 싫게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곧 모든 상황은 정리 되었습니다.
남편이 저에게 뭐라고 설득을 해서도 아니고
목회자는 세상 직장 갖지 말고
목회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어서도 아니고
아픈 허리 갖고 어디가서, 무슨 직장을 구할 것이며
누가 나를 써주기나 할까?하는
두려움이 있어서도 아니였습니다.
목회밥 지겹다고 생각하던 차에
아버님 암걸리시고 얼마 않되어 어머니 갑자기 천국 가시고
그렇게 부양의 의무가 다가왔을때
얼씨구나 하는 마음으로 그 지긋지긋하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목회길 떠나서
달고 부드러워 보였던 세상밥,
남편이 직장 생활하며
벌어다주는 월급이라는 것 받아가며 살아봤는데
목회하면서 그렇게도 꿈에도 그리던
그 배부르고 등 따시고 넉넉한 생활은 내것이 아니엿습니다.
고기국에 흰쌀밥을 먹어도 거친 돌밥 같이 불편했습니다.
그러나
목구멍 깊숙이 거칠하게 내려가고
삼키다보면 눈물이 컥컥 올라오는 목회밥이
내가 먹어야될 밥이고
그 밥을 먹어야만 내가 살 것 같고
그 밥외에는
다른 어떤 것도 마음에 오지 않았습니다.
지금 전 목회밥을 먹고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꿈에도 그리던 목회밥을 다시 먹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순간 투덜거리고 있습니다.
목회밥이 거칠다고, 박하다고, 먹기 힘들다고.............
다시 뒤돌아보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세상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슬며시 싹이 돋았습니다.
목회밥이 거칠다고 박하다고 힘들다고 입으로는 떠들면서
배는 불렀고 등은 따스했나봅니다.
한마디로 살만했나봅니다.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지 못하고
속삭이는 다른 소리에 솔깃했나봅니다.
다시 마음을 추스리겠습니다.
기도하겠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주님께 맡기며 한걸음씩 순종하겠습니다.
그까짓거 이삿짐 한번 더 싸고
전학한번 더 시키면 될 일 가지고
인상 죽쓰고 있던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씩씩 거리고 언덕길 내려가 가져온
벼룩시장과 교차로는 버리지 않았습니다.
교회자리 알아봐야하니까요
그리고 어제 저녁부터 가까운 기도원으로
밤에 가서 기도하고 새벽에 돌아옵니다.
교회가 세워져가는 과정중에
내가 그때 이렇게 강했다고 담대했다고
기도하며 찬양하며 모든 어려움은 다 이기고 나갔다고
큰 소리치지 않겠습니다.
많이 마음 힘들었는데 주님께서 위로해주시고
덮어주시고 한걸음 한걸음 동행해주셔서
여기까지 왔다고 그래서 올 수 있었다고 고백하겠습니다.
주님 !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아주 많이요~
출처: 춘천소망교회[말씀도시락] 원문보기 글쓴이: 햇살가득한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