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에 이웃집에서 생전 처음 보는 시커먼 깻잎같은 모습의 장아찌를 주셨다.
생전 먹어보지도 않은 콩잎된장 장아찌라고 하였다.
어찌 이리 거친잎을 부드럽고 입에 착 붙는 된장으로 매력넘치는 맛을 냈을까? 놀랄일이다.
60여년 동안 이렇게 맛난 것을 알지 못했다니 너무 서운하고 억울해서 화가 났다.
감칠맛이 입맛을 사로잡으며 밥을 부르는 짭짜름한 맛이 그야말로 관찰 대상이다.
기필코 내가 만들어야겠다고 단단히 마음을 먹고 지난 여름 8월에 친구네 콩밭에 가서
3번에 걸쳐 매주 주말에 연한 서리태콩잎을 채취해 어설픈 솜씨로 된장콩잎장아찌를 만들었다.
한가마니 분량의 콩잎이 김치통에 된장과 버무리니 대형 김치통과 작은김치통 량이 나왔다
작업하는데 아주 고생이 장난아니다. 콩잎채취부터 된장속까지 50일이 걸렸다.
너무 궁금하여 2개월 후 부터 맛을 보니 퀴퀴한 냄새도 없이 입맛 당기는 구수한 맛이
짜지도 않고 소고기 보다도 더 맛있어서 콩잎 하나만 꺼내놓고 먹어도 밥이 잘 넘어간다.
이웃에게도 맛을 보라고 나누어 주었더니, 맛있다고 올해는 따라해 본다고 한다.
여성에게 콩보다 콩잎이 더 좋다하니( 만든 목적), 우선 변비는 바로 해결이 되었다 .
올해도 어김없이 8월 1일부터 연 3일을 친구네 콩밭에서 서너시간씩 연한콩잎만을 채취했다.
검은콩 중의 왕 쥐눈이 콩잎이라고 하여 더욱 기분이 좋아 신나게 채취를 하였다.
서리태 콩잎보다 맛이 좋다는 쥐눈이 콩잎이 더욱 부드럽고 크기도 작은 듯 했다.


콩잎을 줄기를 따고 다듬는다

다듬어진 콩잎은 물에 씻어 모래와 흙을 제거한다

물에 씻으니 시들었던 콩잎이 살아나서 소쿠리에 가득하다

대 중 소 크기별로 차곡차곡 정리한다. 이때는 인내와 시간을 요구하는 작업으로
콩잎 따온 것을 후회하고 또 지겨워하며 어깨와 허리가 아프도록 씨름을 했다.

차곡차곡 정리하여 보면 얼마 않되는 양이다.

옥수수 속껍질로 묶음을 만들었다.

이렇게 묶여진 콩잎은 맹물에 이삼일 삭힌다.
소금물에 삭히면 하루면 족하겠지만 , 맹물에 삭혀 짠기가 없도록 한다.
콩잎에 맹물을 붓고 무거운 누름도구를 얹어 주면 상하지 않는다.
작년에 주방에 그대로 놓고 삭혀 보니 무더운 시기라서 거품이 일고
변질이 되려고 하여 올해는 처음부터 냉장고에서 3일 이상 두었다.
(물론 이 과정 없이 생콩잎을 씻어서 그대로 된장버무림도 된다.--
맹물에 담가두면 며칠 후 콩잎의 쓴맛나는 검푸른물을 볼 수 있다 )

5일동안 쉬지않고 콩잎만 시골에서 다듬어서 물에 삭힌 것이 이것뿐이다.
그러나 위의 콩잎양은 반가마니 정도의 엄청난 양을 다듬어서 삭혀진 것이다.
여기까지 시골에서 5일간 준비해서 가지고 서울로 왔다.
아직 다듬지 못한 5푸대의 콩잎은 서울에서 냉장고에 넣고 서서히 할 참이다.

몇일만에 육수를 끓였다. 사실 옆지기 눈치보느라 늦게 한다
아픈데 조금만 하라고 성화를 대니, 혼자 있을때 하려고 하니 더 힘들었다.
육 수 = 북어머리 + 무말랭이 + 양파 + 마늘 + 생강 을 넣고 푹 끓여준 후
추가로 멸치머리 넣고 살짝 끓임. 끓인 육수 식힌후 다시마 넣어 우리기
( 이 방법은 본인의 주어진 재료에 따른 래시피 이므로, 각자 더 맛나게 할수 있음)
육수를 끓여 망에 걸른다. 육수없이 그냥하시는 분도 있다

육수 끓인것은 패트병에 넣어 냉장고에 두고 몇일씩 준비를 한 것이다.
양 념 = 된장 + 고추장약간 + 육수 + 찰밥 + 고추씨가루 + 복숭아효소 + (정종)

된 장 3 대 접

찰 밥 1 대 접

고추씨 가루 1/3 대접

고추장 수북히 2 수저

육 수 2 리 터

복숭아 효소 2 대접

위의 양념을 모두 넣어 골고루 저어 준다.

시골에서 묶음을 해서 물에 삭힌 것들만 1 차로 된장과 버무려 넣었다.
이번에는 콩잎 사이사이 된장양념을 넣지 않고 묶음대로 겉만 버무려 묻혀 담아,
작업이 복잡하지 않으면서 짜지않고 슴슴하게 전통의 깊은 맛을 살리는 방법을 따랐다.
(미리 육수를 섞어 달인 간장물에 삭혔다가 하기도 하는데, 처음부터 된장물에 투하한 이유는,
간장맛이 아닌 오랜시간을 거쳐 된장맛이 서서히 콩잎에 배인 맛을 내기 위함이다.)
작년과는 다른 래시피로 하여 좀더 쉽고 맛있게 해보려는 발전된 방법이라고 자칭하며,
나름 뿌듯함이 자신감으로 신이나서 기대가 찬 마음으로 하니 너무나 즐겁다.

된장 양념 일부가 남겨진 것은 콩잎 윗부분을 덮어 주려고 한다.

콩잎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남은 된장 양념을 덮어 숙성시키려 한다.

그 위에는 비닐을 덮어 꼭꼭눌러 주어 공기와 차단을 시킨다
대형김치통에 약 80% 까지 담겨졌다. 낮에 실내에 두었다가 저녁에 김냉으로 보낸다.
냉장고 정리를 위하여 우선 시골에서 삭혀온 콩잎을 모두 마무리 시켰다.
콩잎을 따기부터(8월1일 2일 3일 콩잎 채취) 된장속까지 열흘이 걸렸다.
2차 남은 콩잎 서울집에서 작업한것

비닐 푸대째 서울로 가져온 것은 일주일을 넘게 냉장고에 머물다가 지난 주
비로소 지인의 도움을 받아 하루종일 묶음작업을 하여 맹물 삭힘을 며칠 지내고
엊그제 된장으로 마무리가 되어 아래와 같이 함께 담아 냉장고에 자리 잡았다

큰 김치통 2통 가득 채워 된장양념으로 덮어 주었다

위에 비닐로 덮어 꼮꼭 눌러 공기가 없도록 하였다
여기까지 24 일 만에 모두 마무리 하여 콩잎은 모두 된장속으로 들어갔다.
올해도 쉽고 맛있게 해 보려고 했지만 , 부족한 부분이 생겼음을 발견했습니다.
가을에 메주를 일찍 쑤어 메주를 부수어 막장을 맛있게 많이 만들어 두었다가
막장만으로 콩잎과 버무려 간단한 작업으로 맛있게 하는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대단하십니다~~~
손이 얼마나 많이 가는데 힘든일을 하셨네요
수고많으셨어요
저는 작년에 콩 농사를 지었는데도 엄두가 나지않아 못했습니다
부끄럽네요
옥경님 안녕하세요?
콩농사를 지으셨으니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 입니다,
농가에서는 이일 저일 해도 해도 끝날 줄 모르는 일에 콩잎채취는 할 겨를이 없지요.
저도 시골에 가끔 가서 잡초 뽑는 일만 해도 다른 일을 못하고 온답니다.
이번에도 작정을 하고 3일간 옆지기가 시골에 있으면서 이 참에 콩잎이나 따 오라고 하기에
작업을 시작 했지요. 우리 밭에는 지금 풀밭으로 뒤덮여 잡초작업이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혹시 콩잎을 채취하신다면
쉬운 방법은 콩잎을 따다가 세척하여 하나하나 잎을 가지런히 하지 마시고
바로 된장과 버무려 김치통에 꼭꼭 눌러 담아 두시면 최고 일것 같습니다,
제가 주말 농장에서 뜯어다 쪼금 삭혀보는데 콩비린내가 심한데 정상인가요?
괸찮아요 물을 하루 1번 갈아 주시고 콩잎위를 접시나 무거운것으로 눌러주고 냉장고에 넣어 두세요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어요
이것 너무 궁금했었는데 감사합니다
넵.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