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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제주 도립미술관에 도착했지만 일부 일행은 차 안에서 잠을 선택하고 몇몇은 현대미술의 향기를 맡으러 갔다. 들어서자마자 우리는 카페로 달려가 한라봉쥬스를 맛나게 먹고 미술관 전경을 즐겼다.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은 여성작가들의 내면의 갈등을 표현한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심리적 인간관계 즉 소통이 주제였다. 한 사회에서 소통부재로 아파하는 사람들의 마음들이 보이는 것 같았고, 가정이라는 사회에서도 가족들과 소통부재의 아픔을 보여주고 있었다.
뒤에 호수같이 보이는 곳은 물을 가두어 조각 작품과 어울리는 배경으로 ... |
이외에도 현대미술관을 찾아서 보기는 보았는데...워낙 미술에 대한 직감과 기본 지식이 부족한 나로서는 좀 난해한 작업(?)이었다. 대신 자연과 어우러진 미술관전경과 야외 전시조각과 음악에 흠~~뻑 취했을 뿐이고...... ^^
음악이 흐르는 미술관 입구길을 상상하며 보세용~ 야외 주차장 한 곳에 소나무 군락이 있어서 한~컷 |
배가 고프다는 일부 회원들에 원성에 못이겨 저녁을 4시쯤 먹고 하순애 선생님 댁으로 출발~
선생님은 제주시에서 자동차로 30분거리에 있는 애월읍 시골길 옆 아늑한 집에 살고 계셨다. 짐을 풀고 선생님과 서로 초면을 부드럽게 하기 위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저녁을 또~~ 맛나게 먹었다. 시골 어머니의 밥상 그대로~~ 첫날부터 선생님의 밥상은 잊을 수 없게 하셨다.
둘째날 선생님의 애제자 선생님이 오셔서 제주도 신당 기행을 10시부터 시작했다.
전체적으로 신당는 사람들 눈에 쉽게 띄는 장소가 아닌곳이 많았고, 제주 전통가옥처럼 밖담과 안담이 쳐져 있어 바람을 막아주는 곳도 있었다. 신당들은 밭가운데 위치한 신목, 계곡 속의 동굴에 있는 신궤, 해풍을 그대로 안고 앉아있는 신석 등 여러가지 형태로 세워져 있었다.
하선생님은 이 신당들이 관광상품화되는 것을 걱정하고 계셨다. 왜~ 관광지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알게되고 홍보가 되는데...제주 민중들의 정신문화의 맥을 이어가고 지켜야하는 것은 좋지만 상업화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논리다. 이 말씀에 하루 신당들을 둘러보고 절대 공감을 했다. 조용하고 아늑한 곳에서 자신의 삶의 애환과 기쁨을 주신과 나누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을...
아래 신당이야기에는 그 주신들이 거기에 정좌한 이유가 있는데 다 기억을 못해서 적지 못해 안타깝다. '제주신당이야기' 참고해서 추억하기 ^^
처음에 찾아간 당은 궤당(구멍)으로 애월읍 상귀리 '황다리궤당'으로 주신은 송씨할망이다. 우습게도 남편 강씨 하르방은 쫒겨나서 밖에 좌정처로 삼고 있었다. 농사를 짓기 위해 닦아 놓은 길가에서 내려 밭이랑을 몇 따라가다 움푹파인 동굴은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동굴 측면을 돌아 들어가기 때문에 낯선 사람들은 지나가도 모를정도의 위치로 평지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안으로 들어가면 돌들이 켜켜이 쌓인 큰 동굴이라 으씨씨하다 ㅋㅋ 약간 무섭기도하고...여기 주신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는데 여기에 옮기지는 못하겠다. 하순애 선생님 책 '제주신당이야기' 24쪽 참고하시길 ㅋㅋ
송씨할망 좌정처 |
돼지고기를 먹어 동티가 나서 쫒겨난 강씨하르방 ^^ 과일과 물색(흰색 천과 종이)은 제를 지낸 흔적입니다. |
일행의 뒤에 있는 나무가 신목~ 그리고 우측에 보이는곳이 제단 ! 신년 한 해 안녕을 빌 때 음식을 담은 소쿠리들이 즐비하게 놓인답니다. 여기서는 돼지고기 먹고 동티난 할망이 쫒겨나 구석진데에서 좌정하고 있네요^^ 제주에는 여자가 대센데..ㅋㅋ |
아래에는 바닷가에 위치한 당으로 남신당이다. 뱃사람들이 안녕을 비는 당이라 그렇하고 이름붙여졌다고 한다. 위치는 구좌읍 김녕리 '서문하르방당'으로 세찬 바닷바람을 그대로 받아 안고 앉아 있는 신당이다. 꼭~ 사람이 사는 집같이 밖담과 안담이 있어 세찬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데도 아늑하게 느껴졌다.
바닷가에 자리한 신석 당이 보이죠 신석이 가운데 부처처럼 앉아 있어요. 귤 두 개가 댕그러니.. |
구좌읍 월정리에 있는 '월정본향당'이라는 신당이다. 이곳은 집으로 만들어진 당인데 자그마한 스레트지붕을 이고 있는 신당이라...허..참..그리고 바닥은 시멘트.... 담도 시멘트...엥??? 하는 느낌 ...가기전에 집으로 지어진 당이라해서 제주도 전통가옥모양을 상상한 나로서는 의아스러웠다. 그래서 왜 이렇게 시멘트로 볼품없게 신당같지 않게 지어 두었냐고? 질문을 해봤다. ...이것도 하나의 당을 관리한다는 유세라네요 ㅋㅋ 늘 이렇게 돈을 들여서 돌보고 있다는 흔적들...그래서 옛날 옛날...아름다운 초가집 당 모습을 내 머리속에 상상하고 ....아래 사진을 보라.^^
제의 흔적인 물색이 걸린 모습이 보이시죠~ |
신당기행에서 마지막으로 본 당 성산읍 신천리'현씨일월당'이다. 여기에는 나무에 옷을 입혀놓아서 우리 일행은 놀랐고 무서웠다. 무당이 되지 못하고 죽은 처녀 현씨조상을 길이는 표상이라고 했다. 밤에 여기를 지나가면 온 몸이 오싹하지 않을까하는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하지만 이 신목 주위에는 민가들이 있어 이 동네 사람들은 그냥 동네조상정도로 친근감을 느끼는 듯하지 않을까?? 안내하시는 선생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지금은 옷 몇 개가 켜켜이 입혀져있지만 이전에는 나무 높은 곳까지 옷들이 켜켜이 입혀져 있었다고 한다. 한 번 굿할 때마다 옷을 겹입혀서 그렇다네요..그래서 우리는 더 무서웠고..
나무에 옷입고 있는 현씨 일월(조상)을 생각해보시라 ㅎㅎ |
신당기행은 현씨일월당을 마지막으로하고 김영갑 사진 작가 갤러리를 들렀다.. 이곳은 예전의 초등학교를 전시장으로 단장해 아주 아름다운 공간으로 재탄생한 곳이었다. 운동장 전체를 나무와 조각,돌담으로 꾸며져 있어 이전의 운동장은 상상할 수 없었다.
운동장에는 제주도 용암석으로 돌화단과 조각, 나무, 꽃들이.. |
이 작가는 80년대부터 제주의 중간오름의 가치를 알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이렇게 30년을 앞서서 그 가치를 알고 카메라에 담은 작가..음..역시 작가의 눈은 다르군...그런데 루게릭병에 시달리다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니어서 안타까웠다. 여기에 컵도 내가 씻어야하는 셀프 찾집이 있어 우리 일행은 따뜻한 차 한잔을 하고...예술의 향기를 가슴에 담고...떠나왔다.
7시쯤 집에 돌아오니 선생님께서 맛있는 저녁을 준비하고 계셨다. 말이 필요없고 아래 사진을 보고 추억하기 ...정신줄을 놓고 먹다 생각이 나서 한 컷 ㅋㅋ...다들 이것 먹고 탈이 조금씩..넘 많이 먹어서리..
회를 뜨고 뼈로 생선지리를 끓여서...시원한 국물 맛이란 캬~ |
3일째 되는 날 아침 늦게(10시쯤) 청소하고 선생님과 작별을 고했다. 부엌, 화장실, 아래 숙소 청소와 쓰레기 분리수거까지 마무리하고...
11시쯤 이중섭 박물관과 거리..그리고 올레시장을 둘러보았다. 이중섭이 제주에 머물면서 그린 몇 점의 작품과 지역민이 기증한 이응노, 전혁림 작품이 전시되 있었다. 이분들꺼만 아는 작품이라 기억해서 미안하다. 다른 현대작가들은 몰라서 ㅋㅋ 미~~안
20분정도 관람하고 나와서 이중섭 거리를 걸었지만 별 흥미는 없었고...근처 올레시장에 들러 맛있는 떡볶이를 사먹었다. 그리고 제주 전통떡과 유가를 샀다. 떡은 이름를 모르겠고...집에와서 먹어보니 별맛이 어...모르겠고 ㅋㅋ 귤즙으로 만든 유가는 좀 먹을 만했다.
이제는 서귀포 중문에 있는 '주상절리' 와~ 사진으로 본 그 장소...멋지구나...그러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시끄럽고..관광지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껏 갔던 곳은 조용한 박물관, 갤러리, 미술관, 신당이니..조용해서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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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해서 늦은 점심은 성산에 있는 해녀의 집에서 전복죽을 먹었다. 완전 제주를 일주하고 이제 7시 10분 저녁 비행기로 제주를 떠나 9시에 창원으로 왔다. 휴~~
이제 다 놀았다.ㅠㅠ 슬프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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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첫 사진 빼고 다 배꼽만 나와욤,, 내만 그릉가??? 음식사진 넘 궁금한뎅,,ㅎㅎㅎ
좋은 기행이셨네요.. 주말껴서 회원분들 어울러 가는 것도 좋겠어요.
맞~~죠 우리 학도연 회원님들 생각 무지 많이 했습니당~
사진이 아니아니아니보입니다 ㅠㅠ
민속신당기행 괜찮네요. 언제 그런 인문학여행을 해보겠어요. 간접여행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전 가서 뭘 본건지...ㅠ 이렇게 상세하게 설명까지 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