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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대구경북성소수자인권행동 원문보기 글쓴이: ♡은빈♡
영화는 현실을 벗어나 상상의 날개짓을 유도하는 매체인 동시에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매체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이 영화를 통해서 현실에서는 누리지 못하는 위안을 얻기도 하고 현실에서 애써 무시한 많은 문제들을 바로 보게도 한다. 관객 천만을 동원한 ‘왕의남자’처럼 이제 영화 속에서 동성애자를 포함한 성소수자들을 만나는 건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성소수자들은 영화관에서 퀴어영화 보기를 꺼려한다. 그건 영화가 내포하고 있는 내용의 문제이기도 하고, 같은 공간 안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이들과의 소통 때문이기도 하다. 영화 속에서 성소수자들은 자기 정체성을 인식하고 당당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아닌 극대화된 코믹함을 갖고 있거나 욕정내지는 욕망만을 가진 변태들로 등장한다. 그러한 모습들은 대부분의 관객들이 성소수자의 모습을 오해하게하고 그릇된 모습을 진실로 받아들이게 한다. 더군다나 성소수자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영화장면을 많은 이들은 헛웃음으로 영화감상을 방해한다. 각박한 현실을 잠시나마 잊고자 선택한 영화에서조차 그들은 행복하고는 상관없는 존재들이 되며, 사회적 웃음거리로 주저앉는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 한국에서 살아가는 성소수자들이 사회적으로 어떠한 위치에 놓여져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삶의 고단함을 잠시나마 잊고자 선택한 매체-그것이 오락이든 문화적 체험을 하는것이든-를 통해 오히려 사회 전반적으로 처한 성소수자의 위치를 확인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니 영화 관람은 그리 유쾌한 경험이 될 수 없다. 그렇다고 내 입맛에 맞는 영화만을 선택할 수도 없다. 퀴어영화를 맘 놓고 볼 수 있는 공간도 작품도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말 한국의 성소수자들은 누구의 눈치도 안보고 맘껏 웃으며 영화를 볼 수는 없을까? 이번 제7회 퀴어문화축제 무기재영화제는 영화를 통해 성소수자들이 행복감을 높이고 관객으로서의 당연한 권리로서 성소수자들이 영화를 관람하기 원한다. 물론 한국을 제외하고는 이번에도 역시 외국작품들 위주이지만 한국에서 살아가는 성소수자들이 즐거워야 하고 영화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위한 고민도 함께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제7회 퀴어문화축제 무지개영화제에서는 성소수자들이 진정 보고 싶어 하고 진정 즐겁게 영화 관람을 할 수 있는 영화들을 선택했다. 지금 한국에서 살아가는 인격체로서, 성소수자로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오락적 기능으로서든, 사회적 책임으로서든 개인의 취향으로 선택되어질 수 있는 퀴어영화들로 지금 이 순간 한국에서 살아가는 당당한 퀴어들의 행복을 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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