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처럼 엉덩이 땀띠나도록 죽쳐야할 나의 여름 시간들
나는야 요지부동 요지부동... ... 열심히 염불하듯 되뇌고 있었다.
그러나 한 곳에 죽치고 앉아있다보면 문득 어디든 떠나고파지던가?
그 틈바구니에서
"띠띠띠 띠리릭
여기 대구 수류화갠데 오라 오라 보고싶네 어여 어여 오라 기다릴깨."
그 불러주는 정이 새록새록 고맙고 더욱 가슴 정다와지니
에그라~ 그려, 불러줄 때 찾아줄 때 그냥 가는 것이야!
앞도 뒤도 재지않고 그냥 훌쩍 가는 것이야!
덩달아 보고지고 보고지오니 찾아가자꾸나!
바로 다시 전화를 하고는 간다하면서 새삼 차맛어때의 인연이 신기하도다.
동대구역에서 밤 10시까지 동화사 가는 버스가 있으니
그 편으로 종점에서 내리면 된다고
밤 9시 20분 동대구착 무궁화를 타고 간다네.
가는 도중, 미류 퇴근시간과 얼추 맞으니 더 싱글싱글 감사하게시리
버스 찾지않아도 수월히 수류화개에 들겠네.
헌데, 이런...
도착시간이 2분 지났을 쯤 대구스테이션이란 안내방송이 나왔기에
부랴부랴 나는 역광장으로 내려서는 미류의 코란도를 왔다갔다 찾아보는데
대체 어디에 서있다는 것인지... 한참을 이리저리 헤매다간
알고보니 내가 내린 역이 동대구역이 아니라 대구역이었네.
어랏, 대구가 그리 큰가? 역을 두개나 경유하게...
열차의 연착시간을 감안하지 못하고 대구역에서 내려서는
동대구역의 미류를 찾고 있었으니 차암~~
택시를 타고 아양교전철역에서 기다리고 있는 미류를 그제야 만나고
아이스크림의 달콤한 감격을 맛보았네.
만약 버스를 타고 가려했으면 막차도 놓치고 미아신세 될 뻔 했어라.
길가에서 귤등을 팔기에 좀 사가야겠네... 하였다가
그냥 가자구. 맥주 PT병 두개 사놓았으니 그거면 될 것이라구 하는 미류의 말에
옳타꾸나 뒤도 안보고 얼릉 옆에 올라타선 중간에 클락을 꼬리로 두고
팔공산 진입로와 노태우전대통령 사가와의 인연을 들으며 밤길을 부르릉
드디어 진성도예 이사 이후의 대구다회 그 맛깔스러움의 베이스가 되고 있었던 수류화개에.
밤하늘 별빛과 달빛에 사방으로 팔공산 능선이 첩첩이라
산수풀이 촉촉하니
해질무렵 빗방울이라도 뿌렸던걸까... 밤이슬인가...
대구시내는 찌는 더위련만 이 수류화개는 오히려 서늘타
제일 먼저 율리님이 보이시는데 이미 얼크하게 술 한 잔 하신듯
수류화개 문설주 토방에 쪼그려 담배를 뽀끔뽀끔 물면서
눈인사할 새도 없이 손만 짧게 흔들어주시곤
정신없다는듯 핸드폰을 붙잡고 쩔쩔 쩔쩔 사정사정
막 무릎이라도 꿇고 손을 비벼대실 것 같은 비굴모드를 선뵈고 계시었다.
미리 아네스님의 사전승인을 받고오신 걸음이 아닌
사후신고라서 저리 땀 삐질삐질 담배 뻐끔뻐끔 장황한 토를 굴비처럼 엮어다시며
아네스님께 석고사죄 모드로 사후승인을 받고계셨던 것이라...^^
율리님을 지나쳐 열려진 창으론 장사익의 낯익은 가락들이
방충망 사이로 밤하늘에 오르고 있었으며 건물 옆
바로 팔공산자락으로 이어지는 야외마당 한가운데에선
오손도손 큰 너른바위를 다탁겸 식탁으로 낯익고 정겨운 이들이 둘러앉아있다.
이내 소로 파아란 동방미인 누이들께서 마주보곤 소리높여 부르시며 달려와
반갑게 마주 안아주신다.
허허 이런 내 스킨쉽에 대해서는 불감청고소원일진데도
소로누이와 아란누이의 적극적 대쉬에는 '어마, 뜨거워라!'며 살금 어정쩡해지고
오히려 내 팔벌림을 회피하고 도망가는 동방미인께는 달겨드는 시늉을 하기도...
그 돌탁 건너편 자리 한쪽에 아하님, 미소지으며 손을 흔들어주시는데
연년의 공백 속 만남이라 포옹의 정경을 취해보기가 어색하여
이 얼마만이예요? 한소리 목청으로 띄웠고,
차례를 기다리듯 웃으며 지켜보고 계셨던 사진 속에서만 보았던 판보이님 판부인님
실제 모습을 뵈니 선남선녀시네 감탄하며 무척 친한듯 잘 안다는듯 너스레를 떨었지.
그렇게 반가움을 웃음에 사르며 못 다 푼 포옹에 대한 미련은
클락 명천 후박나무 판보이 님들과 가슴팍팍 징글징글 안아보았다네.
대전정모 이후 반년만이니 한동안 만나지 못한 것도 아니건만
인도에 가계셨다는 공간의 거리감이 주는 감회에 만남이 더 기대되었던 후박
막상 얼굴 마주하고보니 어제 만났던 느낌 그대로 정겨운 형아.
명천, 직접 만남은 두번째지만
대구소모임 다회의 정경 한자리에서 내 직접 참여한 바 없어도 점점점 정이든 님
지리산 귀농학교에서의 숫기없다는 듯 얼굴 붉그스레 수줍어했던 형아
그런데 그것이 다 연막이었더라
아니면 홈의 익숙함에 쥔장으로서의 호호탕탕함이였을까
율리님이 추진한 양주로 이미 선작들이 얼큰해져서인가
수줍음이 다 무엇이다뇨? 얼굴 붉그스레는 술기운이요
그 한마디 한마디 던지는 재담엔 차맛어때 촌철살인 1호 후박이 두손두발을 들었고
모르는 것이 없이 묻는 것마다 척척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이 따로 없더구려.
밤 늦은 시간이라 판보이 판부인 님들은 인사하자마자 이내 내려가시고
돌탁 옆으로 드럼통 석쇠 위에서
숯불삼겹살구이가 양념장과 김치 고추 마늘 들이 손짓을 하고 있는데...
남겨주고 기다려주는 그 정만으로도 배불러.
혼자 다 먹기엔 남겨진 정이 넘쳐서 미류 뒤에 붙어온 클락을 찾는데
아, 이 사람 지도 수류화개는 처음이라면서 내집처럼 들어가 누워있더라.
편두통이 심해 장사익의 가락 속에 잠시 누웠더니 그새 잠들었던가 보다고
참 머리가 편안해져 좋았다면서...
수류화개
그 팔공산 자락의 지기와 방 벽마다 걸쳐진 먹빛 향기,
나뭇결이 살아있는 다탁에 다구 다기 들,
한쪽으론 작은 책꽃이에 정렬되고도 남아서 위로 차곡 쌓여진 수행서적들...
그 배치와 정돈이 한 데 어울려
도량처 같은 기품에 편안함과 고요함이 잔잔하게 배어나왔네.
명쳔님의 정성과 향기가 절로 느껴졌네.
아하 후박 산울림 동방미인 소로 파아란 클락 율리 명천 미류
수류화개의 팔공산기슭 마당에서 돌탁에 둘러앉아
밤하늘을 지피며 새벽을 맞으니
팔 공산만월 八 空山滿月 팔공산 밤하늘에 달이 떠오르고
하 수류화개 下 水流花開 그아래 흐는 물 따라 피어나는 꽃처럼
연 명천봉우 緣 茗泉逢友 차싹이 움트고 샘솟는 자연한 인연의 부름에 벗을 만나니
정 맥랑가가 情 脈浪佳歌 절로 솟는 정은 일상의 생명을 맥동치올라 가슴물결 이루나니
그 아름다움을 밤하늘 노래하여 울려퍼트리노라
다우들 그 밤에서 새벽으로의 위 음풍농월이 어떠한지 짐작이 가는고?
(헤헤, 저 한자를 세로로 음미해도 좋습니다.^^
한시를 모르기에 운과 문장은 안 맞습니다. 다만, 뜻만을 살펴 가로세로를 조합했습니다.
명천님, 그때 방명록에 넣은 글이 부족하야 위처럼 다시 꾸며보았습니다.
세로의 한글 문장은 명천님이 함 풀어보이소!^^)
하나 더
수류화개엔 사시사철 피어나는 오묘로운 매화가 있으니
줄기도 뿌리도 떡잎도 없이
아니 아니
쏟아지는 맥주가 줄기요 받아내는 다완은 뿌리요 호기심의 눈동자가 떡잎일까나
황갈색 다완의 화분에 노오란 맥주 소용돌이 하얀거품이
한장 한장 도합 5장의 꽃잎으로 피어나 하아얀 사시사철의 매화를 피우도다
화무십일홍이건데 이 수류화개 아니 麥酒流梅花開는 마시면 지고마는...
그렇게 麥花로부터 피어나는 우리들의 밤은
동방미인의 노래와 엄격한 벌금 벌칙 속에서 익어가고도 남아 노래방까지...
(노래를 끝까지 부르지 못한 소로 율리 명천 아하의 벌금과
율리와 명천 그 끼어들기 지방방송의 범칙금 들...
이에 부쩍 쫄은 산울림은 침묵 고수하고 후박은 빵으로 자기의 입을 틀어막기도.
지폐없었던 아하님은 카드를 압수당하였고. 클락은 차키를 압수당해야할 판.
헌데, 미류와 파아란이 심수봉의 노래 한 발들이 있었음을...)
새벽녘이 가까와 잘 사람 자고 남은 사람 둘러앉아 오손도손 클락의 연애개론을 듣다간
깨어보니 명천은 잠 한 숨 안자고 그 뒷정리까지 어느새 깨끗이 혼자 다 했는데...
잠자리에서부터 그 일어난 자리까지 봐주었던 그 마음에~~~^___^ 감사!
율리 일어나서도 라면 한 봉 들고는 그 새벽녘 그렇게 애원했는데도 끓여주지 않았다고
그정도 쫄쫄 쫓아다니며 조르면 끓여주는 게 인지상정인데 하며 투덜투덜~~~
아, 해달 걸 해달라야지 말이야요? 구박주면서 웃다.
그래도 꿈쩍 않고선 졸라대니 소로누나가 라면을 끓여 다 함께 속을 풀었지.
그리고 언 수박.
아, 어제 시원하게 먹으려고 잠깐 냉동실에 놓아두었던 것을
그리 꺼내왔으면 남은 것은 냉장실에 넣어놓았어야지... 그것을 그대로 두남?
후박님 안그려? 소로누나의 구박을 담담히 웃음으로 받아내며 후박 하는 말
아 언 수박도 참 별미네. 언제 이런 맛을 보겠소? 내 일부러 그랬당개.^^
그렇게 수류화개의 하룻밤을 보내고 우리는 영천으로 다시 출발~~~
영천의 진성과 연수
지난 여름 한 날 찾아감에 맞아줌으로 격이 없어져버린 그리운 님들
아 그런데 진성은 날 몰라보더라네. 혼자만의 짝사랑이었어.(T..T)
뭐~어, 사실 진성보고 갔겠슴? 다아 연수가 좋으니 그 맞아주는 덕이 이쁘니 간 것이지.^^
마당 한가운데엔 가스가마가 꽉 채우고 있었고
토방과 마루가 옛날 내가 살던 우리집보다도 더 좁은데 방안은 왜그리 골방 같이 좁던지.
재래식 화장실은 소변기 양변기가 따로 없는 내 어릴적 뒷간이로다.
그 시금 털털 구질구질 시골살이와 가가호호 속속들이 서로 들여다뵈는 이웃관심 들
그것들이 혹시나 낯설음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생각과 계획과는 다른 몸의 서툼은 또 어떠했을까 짐작해보곤
어랏, 연수!
막상 생각과 사는 것은 다르지?
대구 시내 그 진성도예가 그립지?
도착하자마자 둘러보고는 인사하며 자못 연수의 속기색을 살펴보는데
여전히 씩씩 생긋 그 웃음이 자연스럽게 울려퍼지는 연수의 내면지상은 너무나 아름다웠네.
진성, 이런 여자 어찌 만났댜? 참 장가 잘 갔구만!
진성과 연수의 오손도손 도타운 알뜰살뜰 정과 살림을 엿보는 사이
아하 미류 파아란 동방미인 연수는 그 부엌으로
소로 후박 명천 산울림은 그 좁은 안방으로 선풍기를 틀어놓고는 책상다리
굳이 예서까지 여성성과 남성성이 부각되듯 떡하니 들어앉게 됨이 조금은 미안하였지만
그렇게 부엌에서 호박전을 부쳐 보내주시는 처자들이 더욱 아리따운 것을...^____^
곧 연수가 준비했던 국수가 들어오고 우리들의 배는 호강하였네.
점심을 먹고 우리는 동네 저어 윗뜸 저수지 바로 아래의 진성의 공방과 창고 하우스 두동과
원두막 그 연수의 유기농 밭고랑으로
그렇게 우리는 신 벗어놓고 원두막에 둘러앉아 차 마시고
물에 시원하게 담가놓은 수박 한 통을 썰어선
뙤약볕과는 관계없이 그늘 신선놀이 한가를 즐겼다.
연수가 올린 사진이 바로 그 정겨운 원두막 그늘 멋이라요.^^
그리 즐기노라니
포항에서 나유타 초의 미랄랄라 흐름이어라 한 차에 오고
율리와 아네스 한 차에 오고
클락부부 딸을 안고 후배 한 분 대동해 오고
어깨너머힐끔 오고...
그렇게 해저물며 스물여명이 그 좁은 마당과 부엌 방안에서 터져나가도록 福積福積
연수의 돼지고기주물럭두릅치기를 먹어대니
왠 잔치인가? 마치 마을 아저씨 아줌니도 호기심...
손이 오고가면 그 맞이함이 피곤도 하련만
오히려 선배 언니까지 더 부르는 그 넉넉함이란!^^
연수 진성 그 지어주시는 정과 미소로 두루두루 福積福積하시라! _()_
참, 그 음식 솜씨에 대해서 흐름이어라와 다투길
아란도 솜씨 파아란 솜씨 모리화 등등 다 좋으니
차맛어때 여우들의 손맛은 참으로 일품이로다! 한마디했더니
흐름이어라 하는 말
게중에 제일은 연수님이라여!
내가 오죽했음 강원도에서 와설라무네 그리 밥타령을 다 했겄냐고? 씨익^____^
그러곤 다시 헤쳐모이니
대구 다우들은 각자의 집으로
후박과 파아란 동방미인 소로 산울림 흐름이어라 미랄랄라 초의 나유타는 포항으로
초의와 나유타님의 반겨줌과 맞아줌을 다시 이야기하려면
이 밤 새도록 다 하지 못할 새 그저 두리뭉실 예서 감사함을 인사만 하고 접겠습니다.
아울러 소로누이와 파아란누이 그 불러주심 처음부터 끝까지 나누고 지켜주심~~~
감사하다는 말이 오히려 민망해 그저 웃겠습니다! ^____^
찾아가고 맞아주는 우리 그대들 다우들아,
우리의 지금까지 만남들은 각자의 일상에서 맛볼 수 없는
그 일상탈출의 멋과 여유로 서로의 웃음을 살라 가슴 따듯한 나눔으로
서로의 일상을 보듬고 위로해주는 소담하게 아낌없이 피어낸 인연이었다.
그렇게 간간히 소소히 빚어낸 만남은 서로에게 곱기만 하였느니
우리의 나눔과 정은 그 고운정만이었음에 어쩌면 깨지기 쉬운 맑고 깨끗한 유리알이랄 수 ...
이제 조금씩 조금씩
두터워지고 쌓여가는 이 만남들은 서로에게 당연해지는 일상처럼 점점 가까와지고 있다.
그 가까와지는 거리만큼 서로는 부벼지고 그 부벼지는 밀착만큼 고움도 벗겨지리니
미운정 고운정이라잖는가?
일정한 거리에서 고운정을 담아내고 건네기는 어렵지않지만
실제 미운정을 담아주고 걸러주는 것이 쉽지 않음을...
사람의 일이란 관계란 내 맘 같지만은 않으니
혹시라도 우리 미움이 생기거든 그 미움까지도 情으로 서로를 길러주는 인연이로사!
헤헤^^ 그냥 잠시 무게를 잡아보았습니다.
다우님들, 참 감사합니다!
_()_
첫댓글 山 울림... 말로써 글로써 전할 수 없는 울림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가슴이 따뜻한 남자이다.(그래서 산울림으로 다시 태어난다)/ 時節因緣이 到來하면 좋은 날이 올겁니다. 늘 아자!!! 하시길... 두손모읍니다. _()_ / 팔공산 아래에서 맺은 人緣으로 情은 깊어만 가는듯 싶습니다...^^
고마운 인연입니다.... 차한잔 하세요^^
산울림의 따듯한 가슴 덕에 ^^ 그날을 다시 한번 더 떠올려 봅니다. 새벽녘 불어오던 시원한 바람처럼.. 그런 시원한 날입니다. 또 내려오시어요 ^^